북한에 한국형 원전 짓자.. '원전수출 국민행동' 공식 활동 스타트

장원석 2018. 3. 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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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수출 국민행동 출범 기자회견
원전과 신재생 둘 중 하나 포기 안 될 말
국민 뜻 모으면 150조원 에너지 수출
북한에 짓다만 경수로 완공시키자 제안
완전하고, 철저한 비핵화가 전제조건
"북한, 정상국가화 계기 될 것"

원전수출 국민행동(이하 원국행)이 20일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원국행은 원전 관련 기관, 학계, 산업계, 노동계, 여성계, 언론계, 청년·학생 대표 등이 모여 결성한 시민단체다. 원국행은 첫 공식활동으로 원전수출 촉진 100만 서명운동에 돌입한다. 4월 21일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만명이 참가하는 ‘원전수출 국민통합대회’를 열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원전수출 국민행동 출범 기자회견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정부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 체코 등에 원전 수출을 추진 중이다. 일본·중국·프랑스·러시아 등과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원국행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을 구가하던 철강·조선·자동차산업이 수십 년간 압축 성장해 온 속도보다 더 빨리 국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며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수준의 한국 원자력발전 기술을 세계에 수출하는 것이야말로 경제적 위기를 극복할 유력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원국행 본부장을 맡은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2009년 연간 매출 1경 5000조원을 기록한 에너지 시장의 1%만 한국이 점유한다면 전체 수출액의 30%를 차지하는 새로운 ‘옥동자’가 탄생한다”며 “국민이 일치단결해 원전 수출을 지원한다면 연간 150조원 규모의 에너지 수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선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태양광의 발전단가는 아직 원전의 4배가량인데 리터당 1500원짜리 기름을 넣다가 6000원짜리 기름을 넣는 셈”이라며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다른 발전원과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큰 형님(원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와 원전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지 말고, 함께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수단으로 북한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물론 완전하고도 철저한 비핵화가 전제다. 한국형 원전 개발책임자였던 이병령 박사는 “우리의 원전 기술은 최대 현안인 북한 비핵화에도 절묘한 대안”이라며 “북한이 정상국가로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한국형 경수로를 다시 공급하기로 방향을 잡고 30% 짓다가 만 신포에서 나머지 70% 공정을 완성한다는 제안을 하자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박사는 “예전에 짓다 만 OPR1000도, 신형 APR1400도 설치가 가능하다”며 “건설 기간이 짧은 스마트원전을 짓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원전은 막대한 예산이 드는 송전선 설비 부담이 적다. 자연 대류에 의한 냉각 속도가 빨라 안전성이 높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황 교수는 “일자리 창출과 환경보호가 시대적 당위라면, 원전과 같은 고부가가치 수출은 필수불가결한 국가적 과업”이라며 “4월 열릴 국민통합대회는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세대 간의 간극을 치유하는 국민 화합의 한마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 공학과 교수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원전수출 국민행동 출범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날 기자회견에는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세계원전수명관리학회장), 이병령 전 대북 원전 지원팀장, 김창영 따뜻한손 출판사 대표(전 국무총리실 공보실장),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 김병기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위원장(원자력정책연대 공동의장), 김헌규 환경운동실천협의회 총재,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 차민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생회장(원전수출 국민행동 학생대표), 김대홍 원전수출 국민행동 청년대표 등이 참석했다. 아래는 원전수출 국민행동 입장문 전문.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희망이 싹트는 새봄입니다. 지난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으나, 우리 국민은 평창에서 기적을 창조했습니다. 뜻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 이름조차 익숙하지 않던 종목에서도 메달을 따고, 한반도를 평화와 번영의 땅으로 만들 디딤돌을 놓았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지금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지자체 선거와 개헌으로 달아오르고, 적폐청산에 미투(Me Too) 운동이 맞물려 오랜 관행과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 달 뒤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핵 버튼 운운하며 ‘분노와 화염’으로 치닫던 미국과 북한 간에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 한 쪽에는 아직도 한겨울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청년실업 빈부격차 하우스푸어 같은 문제는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저출산 가계부채 같은 고질적 숙제 또한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경제가 문제입니다. 거시지표는 양호하지만, 기업과 가계에 켜진 빨간 불은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을 구가하던 철강 조선 자동차산업은 국제경쟁력을 잃고 있습니다. 경제 문제는 경제에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하루 빨리 현재의 위기를 미래를 위한 기회로 바꾸어야 합니다. 반도체와 전자통신 등 ICT산업 이후의 미래 먹거리를 개발해야 합니다.

희망의 불꽃을 되살릴 신수출산업 발굴에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려 있습니다. 가장 유망한 신수출 챔피언은 에너지산업입니다. 석탄 석유 가스로 구성된 기존 에너지산업은 ▲기후변화 ▲미세먼지 ▲자원고갈 ▲고비용이라는 사면초가에 휩싸여 있습니다. 미국 러시아 중동 등 모든 자원대국들이 지속가능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이 하나로 뭉쳐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도전에 나선다면 첫 번째 목표는 바로 원전 수출입니다. 여와 야, 진보와 보수라는 낡은 이념의 틀을 깨고 온 국민의 지혜와 정성을 모아 원전 수출에 매진해야 합니다.

이러한 현실적 인식 아래 우리는 원전 수출을 행동으로 지원하는 ‘원전수출 국민행동 추진본부’를 결성했습니다. 우리 단체에는 원전 관련 기관은 물론, 학계 산업계 노동계 여성계 언론계 청년 ‧ 학생 대표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음달 2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원전수출 국민행동’을 출범할 예정입니다. 범국민적 조직의 출발을 기념하는 ‘원전수출 국민통합대회’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개최됩니다. 2018년 4월 21일 토요일 광화문은 5천만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원전 수출을 촉구하고 지원을 다짐하는 역사의 현장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에너지산업은 2009년 이미 연간 매출 1경 5천조 원을 기록한 세계 최대 시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총 부동산 가격의 4배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진행에 따라 에너지시장 규모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여러 세대에 걸쳐 ‘에너지 빈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과학 기술력은 이러한 악조건을 능히 극복하고, 벌써 오래 전에 ‘미래 에너지’라 불리는 원자력발전을 국산화 했습니다. 가격과 품질 모두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빈국이 에너지 수출국으로 우뚝 서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에너지시장의 1%만 점유한다면, 대한민국 수출액의 30%를 차지하는 새로운 옥동자가 탄생합니다. 국민 여러분이 일치단결하여 원전 수출을 지원한다면, 연간 150조 원 규모의 에너지 수출에 원전이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체코 등에 새롭게 열린 원전 시장 개척을 위하여 이달부터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올림픽에는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 동메달도 있습니다만, 원전시장은 금메달 한 가지만 빛이 나는 가혹한 전쟁터입니다. 정부가 앞장서고 국민이 지원하여 원전 시장에서도 우리 대한민국이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원전은 일자리 창출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애국산업입니다. 지금도 700여 기업이 연간 25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3만5천 명에게 고급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간접고용 21만 명, 가족까지 포함하면 1백만 명에 이르니, 이미 엄청난 고용효과를 거두고 있는 효자산업입니다.

우리가 세계 에너지시장의 1%를 점유하는 날, 원전산업의 일자리는 6배 이상 늘어나게 됩니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고급인력으로 활약하게 됩니다. 원자력은 두뇌에서 캐내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원자력 기술은 최대 현안인 북한 비핵화에도 절묘한 대안이 될 수 있는 다목적 카드입니다. 1994년 제네바 합의로 우리 원전을 북한에 착공한 역사적 사건을 상기해 보십시오.

지금도 우리 사회 일각에는 원전 수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강대국들이 겨루는 원전 올림픽에서 내부의 갈등이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습니까. 지속적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그리고 지구 환경보호가 시대적 당위라면, 원전과 같은 고부가가치 수출은 필수불가결한 국가적 과업 아니겠습니까.

안전하고 경제적인 원전 수출은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데에도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편견을 버리고 대국적인 견지에서 원전 수출에 국력을 결집해야 합니다. 바로 지금이 원전 수출로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지구 환경개선 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기 때문입니다.

20년 전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었습니다. 달러가 부족하여 국가가 굴욕을 겪고, 국민들은 하루아침에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금 모으기 하던 자세로 우리가 먼저 대장정에 나서겠습니다. 아기 돌 반지까지 내놓던 심정으로 온 국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겠습니다. 원전 수출로 우리 청년들의 미래를 열고, 원전을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키워나가겠습니다.

우리의 간곡한 뜻이 담긴 ‘원전수출 국민행동’에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앙망합니다. ‘원전수출 국민통합대회’를 여야·보혁·세대 간의 간극을 치유하는 국민 화합의 한마당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고개 숙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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