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에 가려진 블록체인의 진짜 가치를 주목해라"

김창훈 2018. 3. 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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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해, 블록체인의 잠재력과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제2의 인터넷'으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처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권한을 가진 이들로 참여자가 국한된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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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순 한국IBM 전무

“다양한 업종서 블록체인 형성

궁극적으로 큰 네트워크 열려”

50년 역사의 한국IBM에서 두 번째 여성 최고기술경영자(CTO) 엄경순 전무.

”암호화폐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해, 블록체인의 잠재력과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제2의 인터넷’으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처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권한을 가진 이들로 참여자가 국한된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구분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비즈니스에 적합해 전 세계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 중이고, 이중 앞서가고 있는 것이 IBM의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 플랫폼이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IFC 빌딩 내 사무실에서 만난 한국IBM 최고기술경영자(CTO) 엄경순 전무는 “블록체인의 핵심은 신뢰성 및 투명성을 높이고 비용과 복잡성을 줄이는 ‘거래의 변화’이고, 이런 변화가 인간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진정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IBM은 암호화폐 열풍이 불기 전인 2014년 말부터 컴퓨터와 컴퓨터 간 연결(P2P)이란 측면에서 블록체인을 검증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리눅스재단의 하이퍼레저 프로젝트에 창립멤버로 참여해 블록체인 기술 관련 코드 4만개를 기부했다. 이것이 오픈 소스 블록체인 플랫폼 하이퍼레저 패브릭의 기반이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왼쪽)과 기업용으로 확산 중인 프라이빗 블록체인 구조 비교. 한국IBM 제공

하이퍼레저 프로젝트에는 전 세계 200개 이상의 회원사가 참여 중이라 회원사가 150개 정도인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컨소시엄(EEA), 50개 수준인 글로벌 은행 컨소시엄(R3CEV)보다 규모가 큰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했다. 엄 전무는 “2014년 한국 기업이 P2P 기술 연구를 의뢰한 게 계기가 돼, 본사와 한국IBM이 초기부터 연구를 같이 진행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집중한 엄 전무는 “국내는 파일럿 프로젝트로 넘어가는 단계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블록체인 플랫폼을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 중”이라며 “다양한 업종의 사업자들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형성하고, 궁극적으로는 각각의 블록체인들이 연결되는 보다 큰 네트워크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 전무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기업이 자기 사업에 집중할수록 더 확대되는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그는 “기업은 채굴하지 않아도 계속 가치를 창출한다”며 “더 많은 참여를 위해 ‘채굴’을 통해 코인이란 보상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제삼자를 거치지 않고 당사자끼리 직접 거래가 가능한 게 블록체인이지만 플랫폼을 구축하고 유지ㆍ관리하는 역할은 필요하다. 이른바 ‘리딩 블록’이나 ‘거버닝 블록’이다. 엄 전무는 “전 세계적으로 금융기관들이 블록체인 플랫폼 도입에 앞장서는 것은 곧 다가올 블록체인 시대에서 거래 중개자가 아니라 리딩 블록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1990년 한국IBM에 입사해 기술 분야에서만 근무한 엄 전무는 지난해 1월 한국IBM 50년 역사상 두 번째 여성 CTO가 됐다. 국내 대기업 CTO 100여 명이 회원인 ‘CTO 클럽’에서도 유일한 여성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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