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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없는 일방통행이 패착"..정용진 '꿈' 하루만에 무산

윤지혜기자 입력 2018. 03. 30. 12:09 수정 2018. 03. 3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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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이어 하남까지 철회수순..LH, 신세계 특혜설도 제기

<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경기 하남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온라인 물류센터를 짓겠다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꿈이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끝났다.

정용진 부회장이 온라인 물류센터 계획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신세계 이마트는 물류센터 부지 계약 체결을 보류하기로 했다. 강력한 주민반발에 여야 지역 정치인까지 가세하자 계획을 전면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온라인몰 담당 상무는 전날 오후 6시 30분 이현재 자유한국당(경기 하남) 의원을 의원실에서 만나 "30일 예정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하남미사지구 토지 계약을 전면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예정된 부지 계약 체결을 보류하고 향후 LH와 협의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가 낙찰받은 하남 미사지구(자족8-3~6)는 올림픽대로·중부고속도로·경춘고속도로·외곽순환도로 등 교통망이 발달해 물류센터를 짓기엔 최적의 장소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하철 5호선 미사역 개통과 9호선 연장 등의 호재로 대규모 주거단지가 들어서고 있는 데다, 맞은편 코스트코(2019년 개점 예정)와 인근 스타필드 하남의 영향으로 상시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곳이다.

더욱이 해당 부지 주변에 어린이집과 청소년수련관 등이 위치해 있어 안전을 우려한 주민들이 반발이 컸다.

실제 정용진 부회장이 28일 "하남미사지구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온라인 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하자마자 하남 시민들은 청와대와 하남시에 민원을 쏟아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하남 자족U2 이마트 대형 물류센터 건립 절대 반대합니다' 글에는 30일 오전 10시 기준 현재 6천395명이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29일 오전 9시 이현재 의원과 오수봉 하남시장(더불어민주당), 여야 시·도의원들은 조부영 LH하남사업본부장을 만나 적극반대의 뜻을 전달했다. 오수봉 시장은 이후 긴급 주민 간담회를 열고 "LH가 중요한 자족시설을 하남시와 의견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신세계에 매각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주민 합의 없는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은 절대 불가"라고 못박았다.

신세계의 온라인 물류센터 건립 계획이 좌초된 건 벌써 두 번째다. 이마트는 작년 8월에도 온라인 물류센터를 위해 경기도 구리시 갈매지구의 5천평 부지(자족시설용지)를 매입했으나 주민 반발로 4개월 만에 계약을 철회했다. 갈매지구연합회와 입주민들이 주거환경 침해, 교통 대란, 교육환경 침해 등을 주장하며 대형 물류센터 건립 철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주거단지와 인접한 지역에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면서 인근 주민은 물론 최소 관계기관과의 논의도 없이 일을 진행한 점이 문제라고 꼬집는다. 실제 조부영 본부장과 오수봉 시장 모두 정용진 부회장의 발표를 언론으로 접한 뒤에야 물류센터가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신세계는 온라인 사업에 필요한 사무시설과 데이터센터 등이 함께 들어가는 '복합 온라인 스토어'일 뿐, 물류센터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이 같은 청사진마저 관계기관에 공유되지 않아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더욱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지역민심 잡기에 바쁜 상황에서 관계기관과 사전교감이 없었다는 점은 패착이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작년 온라인사업과 관련해 '깜짝발표'를 하겠다고 발표한 지 반년이 지나도록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조급함에 미리 계획을 밝힌 것이 아닌가 싶다"며 "작년 말에 1조원을 투자받겠다고 했지만 아직 돈이 들어온 것도 아니고 괜한 구설만 만들어냈으니 마음이 급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더욱이 자족시설용지 용도로 물류센터가 적합하냐는 지적도 있다.

하남미사 공공주택사업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신세계가 낙찰받은 4개 블록(8-3~6) U2지역의 허용용도는 ▲도시형공장 ▲지식산업센터 ▲벤처기업집적시설 ▲소프트웨어진흥시설 ▲원예시설등농업관련시설 ▲유통업무설비 ▲의료시설 ▲교육연구시설 ▲방송통신시설 ▲자동차관련시설이다. 이외 용도는 불허 대상이어서 물류센터가 이들 용도에 포함되는지 다퉈볼 문제다.

이런 점에서 LH가 신세계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김종복 하남시의회 의장은 LH에서 이미 수차례 유찰됐던 부지를 합필한 이후 단 한차례의 유찰도 없이 신세계에 낙찰예상가보다 200억원 높은 가격에 제공한 점과 입찰일과 계약일 사이에 통상 6~7일 이상의 기간이 있지만 이번에는 해당 기간이 단 4일에 불과한 점을 들어 "LH-신세계 측 간 사전 접촉을 통해 특혜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물류센터 뿐 아니라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과 관련된 모든 시스템이 들어가는 집적단지여서 허용용도에 알맞다고 판단했다"며 "이번주에 낙찰받아 어떻게 개발할지 청사진을 만들 예정이었는데 청사진이 나오기 전부터 논란이 돼 아쉽다.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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