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논란' 군인 외출·외박 지역 직접 가보니
PC방·여관 등 가격에 군인들 여전히 불만
"위수지역 폐지되면 무조건 나갈 것" 얘기까지
상인들 "요금 내리기 어렵다"면서도
주민과 군인 차별하지 않는다 주장
물가가 실제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24일 강원도 철원군 와수리를 찾았다. 일명 '와수베가스(라스베가스+와수리)'라 불리는 곳이다. 외박을 나온 군인들이 몰리는 지역 중 하나로, 군인들 사이에선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곳"이라 할 만큼 군인들의 '핫플레이스'여서다. 근무하는 군인이 많은 만큼 주말을 맞아 부대 밖으로 나온 군 장병들의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휴전선을 끼고 있는 철원군은 전체 면적의 99.8%(2016년 기준)가 군사 규제를 받는 대표적인 접경지로 육군 5개 사단이 주둔하고 있다.
━ 음식점 가격? 의외로 많았던 프랜차이즈 우선 인근 음식점들의 물가는 '바가지'라 불릴 정도로 비싸진 않았다. 군인들이 즐겨 찾는 한 중국집의 자장면 가격은 그릇당 4000원이었고 볶음밥은 6000원, 탕수육은 1~2만원 선이었다. 커피 전문점이나 빵집, 분식집 등에도 군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였다. 프랜차이즈 특성상 가맹점마다 가격이 동일한 만큼 바가지 걱정을 덜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장병들이 많이 몰렸다.
외출을 나온 군 장병 A씨는 "음식 가격엔 크게 불만이 없다"며 "예전에는 비쌌다고 들었는데 요즘은 프랜차이즈가 많아지며 가격이 다른 지역과 비슷한 편"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PC방 가격이 보통 1000원 선임을 고려하면 다소 비싸게 여겨질 수 있는 요금이다. 실제 강원물가정보망(3월 22일 기준)에 따르면 PC방(1시간)의 강원도 평균 요금(1269원)보다 철원(1400원)·화천(1550원)·양구(1330원) 등 위수지역의 요금이 높았다.
문제는 여기에 '1인당'이라는 조건이 붙는다는 것이다. 외박을 나온 군인들이 동료와 함께 숙소를 잡는 일이 많다는 걸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 여관비가 10만원을 훌쩍 넘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 모텔은 1박에 5~6만원의 숙박료를 불렀지만 현지에서 만난 군인들은 "같은 가격을 받는 도시 모텔 시설에 비하면 방이 비좁고 비싼 편"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군 적폐청산위원회는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다"며 군인들의 외출·외박 구역의 제한 폐지를 국방부에 권고했지만 곧바로 '지역경제 붕괴'를 우려한 접경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후 국방부는 군사대비태세 유지, 장병 기본권 보장, 지역 상생 협력 등을 고려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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