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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 발 물러선 노조 지도부.. '찬·반' 조합원 결단만 남아

광주=홍석호 기자, 윤성민 기자 입력 2018. 03. 30. 18:02 수정 2018. 03. 3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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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부정여론 확산되자 노조, 해외매각 찬반투표에 부치는 것으로 입장 급선회"확실한 고용보장 땐 찬성" "다른 조건 더 얻어냈어야" 조합원들 반응은 엇갈려두 사람이 단상에 올랐다.

금호타이어 조합원 A씨(46)는 "해외매각에 반대하던 조합원 사이에서도 '법정관리는 아니지 않냐'며 구두약속이 아닌 확실한 고용보장과 장기계획이 제시된다면 찬성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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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어디로.. 광주 총파업 현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30일 금호타이어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정부·채권단·지방자치단체 및 금호타이어 노사 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최 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윤장현 광주시장, 조삼수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뉴시스

법정관리 부정여론 확산되자 노조, 해외매각 찬반투표에 부치는 것으로 입장 급선회
“확실한 고용보장 땐 찬성” “다른 조건 더 얻어냈어야” 조합원들 반응은 엇갈려

두 사람이 단상에 올랐다. 한 사람은 울부짖었고, 다른 한 사람은 어금니를 꽉 물었다 입을 열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 직원 5000명과 가족의 생존권, 지역경제를 쥐고 있다”고 지목했던 두 사람, 조삼수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이었다. 이들은 “해외매각 찬반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30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총파업에 나섰다. 이날은 금호타이어 채권단의 자율협약 마지막 날, 즉 ‘금호타이어 운명의 날’이었다. 단상에 선 조 대표지회장은 “해외매각을 반드시 분쇄하겠다고 싸우고 싶던 자리였다”고 말문을 열었지만, 이내 “더 이상 동지들을 불안하고 고통스럽게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투표로 조합원 총의를 모으겠다”고 했다. 옆에 선 정 곡성지회장도 “(해외매각에) 동의할 수도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 힘으로 우리 미래를 결정한다는 걸 중요시 여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총파업엔 필수 방산인력을 제외한 3500여명이 참여했고, 집회는 20여분 만에 끝났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집회 후 광주시청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정부), 이 회장(채권단), 윤장현 광주시장(광주시) 등과 간담회를 비공개로 열었다.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이해당사자들이 의견을 조율하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시작된 간담회는 저녁 늦게까지 계속됐다. 간담회 막판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양측 의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도부의 찬반투표 결정에 대한 노조원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노조원은 집회가 끝나자마자 “사실상 해외매각에 찬성하겠다는 뜻으로 들었다”며 “투표를 할 거라면 다른 조건을 더 얻어냈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노조원은 “회사가 망하는 걸 원치 않는 건 모두가 똑같을 것”이라며 “노조 집행부의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한발 물러선 것은 법정관리로 잃을 게 더 크다는 내부 여론이 확산된 탓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전날까지 해외매각에 반대하며, 산업은행이 요구한 총투표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노조 임원 회의를 통해 해외매각 찬반투표를 전격 결정했다.

투표 결과가 금호타이어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찬성으로 기운다면 더블스타와의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반대가 다수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금호타이어 조합원 A씨(46)는 “해외매각에 반대하던 조합원 사이에서도 ‘법정관리는 아니지 않냐’며 구두약속이 아닌 확실한 고용보장과 장기계획이 제시된다면 찬성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광주가 지역구인 국회의원들도 노조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노조가 결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일단 살기 위해서는 노조가 (매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홍석호 기자, 윤성민 기자 wi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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