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날개 돋친 블록체인, 날개 꺾인 비트코인

이민우 입력 2018.03.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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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민간·공공 분야 속속 도입
비트코인, 열흘만에 1000만원대→700만원대 추락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위·변조가 어려운 분산원장 기술인 블록체인이 각종 분야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반면 초기 블록체인과 한 몸처럼 여겨졌던 가상통화(암호화폐)는 투자 수단에서 실생활 용도로 확장되지 않으면서 연일 가격이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가상통화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레프에 따르면 폴란드의 PKO 은행은 최근 블록체인 기업 코인펌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문서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PKO는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거래내역과 수수료, 은행 규정 등이 담긴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아담 마르시냑 PKO은행 부행장은 "지난해 시범 도입 결과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라며 "이번 업무 협약으로 은행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선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은 참여하는 모두가 공동으로 장부를 기록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A와 B가 거래한 데이터는 거래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C와 D, E의 장부에도 기록된다. 거래 내역을 몰래 바꾸기 위해서는 모든 이들의 장부도 함께 바꿔야 한다. 사실상 위·변조가 불가능한 셈이다. 여기에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스마트 계약' 기술이 더해져 중개자도 필요 없다. 때문에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이 중간에서 정보를 독점하며 시장을 좌우하는 중개자도, 수수료를 잔뜩 떼어가는 거래 중간단계도 없다. 탈중앙화를 통한 정보의 민주화라고 불리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블록체인은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가족보장분석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타 보험사의 계약정보를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없이 안전하게 불러와 '원스톱 보험 컨설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공공부문의 도입도 활발하다. 행정안전부는 국가간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하거나 교환할 때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블록체인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지난 28일 밝혔다. 기존에는 원산지 증명서 원본을 상대국가에 항공편 등으로 직접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소모가 컸다. 기존 온라인망으로도 할 수 있지만 위·변조 우려가 있어 이 같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블록체인으로 '진짜'임이 확인된 증명서를 즉시 교환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그 밖에도 금융, 물류,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속속들이 활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블록체인과 한 몸으로 불렸던 가상통화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일부 국가에선 실제 화폐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코인'을 발행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안착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난 2월 발행한 가상통화 '페트로'는 미국이 자국내 거래를 금지하고 주요 거래소들이 상장을 거부하는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사전판매로 약 50억달러(약5조3000억원)를 벌여들였지만 전망이 밝지 않은 이유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행하는 가상통화 '페트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대비 4000%의 인플레이션으로 볼리바르화의 가치가 폭락해 생필품을 수입하거나 국가 채무를 갚을 수도 없는 상태다. 외화수입의 90%이상을 차지하는 석유 수출과 수입도 저유가와 생산량 감소로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8월 미국의 제재로 달러화를 빌릴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처럼 실제 활용도가 낮고 별 다른 호재가 없는 상황이 계속되지ㅏ 기존 가상통화의 가격은 연일 하락세다. 31일 오후 1시30분 현재 대표 가상통화인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 기준 775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21일 1000만원대였던 가격이 열흘 만에 7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 1월 역대 최고가 2888만원에 비하면 4분의1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같은 시간 비트코인과 함께 3대장으로 꼽히는 이더리움, 리플은 각각 45만원, 562원에 거래되고 있다. 열흘 전 고가 대비 이더리움은 32%, 리플은 29% 가량 떨어졌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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