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혜경궁 김씨' 계정 고발 .. 이재명 "내 아내 것 아니다"

허진.송승환 입력 2018. 4. 9. 01:21 수정 2018. 4. 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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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친문·비문 경기지사 경선 과열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 비방 트윗
전 캠프 "이재명 부인과 이니셜 같아"
이재명 "도 넘은 인신공격 멈춰달라"
6·13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성남시장(왼쪽)과 전해철 의원이 경기도 수원시 화성행궁에서 열린 노사정 등반대회에 참석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친문계와 비문계가 인구 1300만 명의 전국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도에서 격하게 부닥쳤다. 8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비문계 이재명 전 성남시장을 향해 친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이 ‘고발 공세’를 펴면서다.

전 의원은 ‘정의를 위하여(@08_hkkim)’라는 트위터 사용자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이라는 글 때문이다. 전 의원 측은 ‘08_hkkim’ 계정이 이 전 시장의 부인 김혜경씨가 사용하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주 악의적으로 저에 대해 비난하는 트위터 계정(@08_hkkim)을 확인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해당 계정으로) 훨씬 패륜적인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재명 후보와 관련한 의혹도 나왔다”며 “이 후보 측에 공동 사실관계 조사를 제안했는데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보여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해서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정의를 위하여(@08_hkkim)’라는 트위터 사용자
2013년부터 사용되다가 최근 논란이 커지자 지난 4일 삭제된 ‘08_hkkim’ 계정에는 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둔 2016년 12월 16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해 쓴 글에 대해 “노무현 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 … 가상합니다! 홧팅 … ㅋ”라는 글이 쓰여 있다. 또한 2016년 12월 31일에는 “걱정마 이재명 지지율이 문어벙이한테는 안 갈테니 … ”라는 글도 올렸다.

전 의원 측은 ▶‘hkkim’이 김혜경씨의 영문 이니셜(약자)과 같고 ▶이 전 시장의 친척 사진 등 가족이 아니면 미리 얻기 어려운 사진을 먼저 트위터에 올린 점 등을 들어 ‘08_hkkim’ 계정 사용자가 이 전 시장의 부인 김혜경씨로 보여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의원 측 지지자들은 일각에서 권력지향적인 여성으로 묘사되고 있는 혜경궁 홍씨(사도세자의 부인이자 정조의 어머니)에 빗대 ‘08_hkkim’ 사용자를 ‘혜경궁 김씨’라고 부르며 이 전 시장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자 이 전 시장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제 아내에 대한 인신공격을 멈춰 달라”는 글을 올려 “허위사실에 근거한 도 넘은 인신공격과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며 “아내는 자기 이니셜을 넣은 익명 계정을 만들어 누군가를 험하게 비방할 만큼 바보도 나쁜 사람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비난도 공격도 제가 모두 감수할 테니 아내는 끌어들이지 말기를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 전 시장 측은 전 의원의 고발에 대해선 “사실관계가 조속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렇게 비문계인 이재명 전 시장과 친문계인 전해철 의원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현재 판세는 이 전 시장이 유리하다. 뉴시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달 30~31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적합도는 ▶이재명 전 시장 63.7% ▶전해철 의원 20.4% ▶양기대 전 광명시장 5.3%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www.nesdc.go.kr)>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경선에 결선투표를 도입하기로 한 만큼 이달 18~20일께 치러질 경선 투표에서 이 전 시장이 과반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전 의원과 양 전 시장은 연대를 통해 판세를 뒤집는 전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남경필 현 경기지사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자유한국당 후보로 확정된 남 지사는 다음달 어린이날 연휴(5~7일)를 전후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 선거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남 지사와 함께 경기도청에 들어온 정무직 공무원들도 최근 잇따라 사직서를 내고 선거 캠프 꾸리기에 나서고 있다.

허진·송승환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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