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들이 저상차량 안 쓰는 3가지 이유

백상진 기자 2018. 4. 1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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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의 다산 신도시 '택배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은 단지 내 차량 운행이 안전성을 해친다며 지하주차장 이용이 가능한 '저상차량' 도입을 주문하고 있지만 택배기사들은 비용 등의 문제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전직 택배기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택배 기사들이 저상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조목조목 밝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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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의 다산 신도시 ‘택배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은 단지 내 차량 운행이 안전성을 해친다며 지하주차장 이용이 가능한 ‘저상차량’ 도입을 주문하고 있지만 택배기사들은 비용 등의 문제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전직 택배기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택배 기사들이 저상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조목조목 밝혀 눈길을 끈다. 단지 개조 비용 문제만은 아니라는 게 핵심 요지다.

◇극심한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

이 네티즌에 따르면 지하 주차장 진입이 가능한 탑차의 경우 택배기사가 허리를 숙이고 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체력 소모와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글쓴이는 “수시로 탑 안으로 들락날락하며 물건을 챙기고 정리도 해야 하는데 허리가 아프다”고 썼다.

현재 택배차량으로 이용되는 ‘탑차’는 1.5t이하 트럭에 2.5~3m 높이의 짐칸이 결합된 형태다. 3m 높이 짐칸을 ‘하이탑’이라 부른다. 하지만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층 높이는 대부분 2.3m로 규정돼 있어 택배 차량 진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산신도시 입주민들이 주장하는 저상차량의 경우 현재 택배기사들이 선호하는 하이탑보다 높이가 현저히 낮아져 육체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게 택배업계의 설명이다.

◇아파트 택배, 하이탑이 훨씬 편리해

글쓴이는 아파트 택배의 특성도 지적했다. 그는 “아파트 택배는 2ℓ 생수 묶음이나 계절 과일, 절임배추 등 대량의 배달물품이 많다”며 “이걸 다 싣고 출발하려면 하이탑이 훨씬 유리하다”고 적었다. 또 “택배 특성상 시간이 늘 부족하기 때문에 영업소에서 물건을 싣고 가야하는데 두번 왔다갔다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했다.

통상 택배기사들은 하루에 120개 안팎, 명절 때는 250개 가량의 짐을 배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물건을 모두 배달하기 위해서는 시간 절약이 필수다. 택배기사들이 짐을 탑차에 실을 때 배달 코스의 역순으로 싣는 것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다.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10일 SBS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아파트 입구에서 차를 세우고 카트를 이용해 배달할 경우 30분 정도 걸릴 배송이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려 다른 배송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아파트 입주민들이 요구하는 저상차량 도입은 별도의 협의가 없는 한 합의가 어려워 보인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차량 비용 누가 부담하나

택배기사 대부분이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현재 운행하는 차량을 저상차량으로 개조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모두 기사들이 떠안아야 한다. 배달 건수당 700~800원 가량의 수수료를 받는 택배기사들이 이 비용을 부담하긴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글쓴이는 “차량도 본인 구매고 유류비나 통신비도 다 본인 부담인데 하나의 아파트 단지를 위해 저상탑차를 구매하는 건 말도 안된다”며 “저상탑차로 들어오라는 것은 우리 아파트 들어오지 말란 얘기”라고 지적했다.

현재 다산 신도시 아파트 입주민들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면서 지하주차장 출입이 가능한 저상탑차를 활용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차장 입구 높이를 높이는 방안은 택배 차량 높이를 낮추는 것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주민 내 반대 여론이 높다.

주차장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지하주차장 높이는 주차바닥면으로부터 2.3m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 문제를 이유로 시공 단계부터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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