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바람으로 온 아이들이 닦아준 눈물.."미안해..사랑해.."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입력 2018.04.16. 17:33

16일 오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치러지는 내내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기억과 진실에 대한 다짐을 다지는 노래와 시는, 이날 바람이 되어 찾아온 아이들과 함께 추모객들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노래패 우리나라는 윤민석의 또 다른 세월호 추모곡 '기억해 그리고 사랑해'를 추모객들에게 전하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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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 영결·추도식..노래와 시로 기억·진상규명 다짐
16일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가 있는 경기도 안산 화라유원지에서 '4·16세월호참사 정부 합동 영결 추도식'이 엄수되고 있다. (안산=박종민 기자)
16일 오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치러지는 내내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현장을 찾은 추모객들은 "아이들이 바람으로 왔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4주기, 2014년 4월 16일 그날로부터 1462일 만이었다.

이날 추도식에 함께한 시민들은 초반에 묵념이 진행될 때부터 눈시울을 붉혔다. 무대 뒤를 가득 메운 304명 희생자들의 영정사진 앞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으리라. 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참담한 고통의 순간이 그 풍경 안에 오롯이 숨쉬고 있었다.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이 낭독한 대표 추도사는, 세월호를 겪은 우리 시대의 아픔과 책무를 웅변했다. 내내 절제된 음성으로 준비한 추도사를 읽어내려가던 그는 결국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울먹였다.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구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에 대한 염원은… 못난 부모들에게 맡기고… 이제는 고통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 구름이 되고 바람이 되어서… 너희들이 꿈꿨던 곳에 가거라…. 귓가에 바람이 스칠 때… 그때… 너희가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할게…. 사랑한다…."

16일 경기도 안산 화라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에서 유가족들이 헌화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안산=이한형 기자)
다짐의 글 낭독을 위해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단원고 희생자 고 남지현양 언니 서현씨 역시 말미에 꾹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4년 동안 언니의 온 세상은 너였어…. 그래서 너무… 미안하다…. 너와 함께한 17년을 그렇게 살았다면 지금 덜 미안했을까…. 너무 보고 싶다, 우리 막내…. 언니 부끄럽지 않게 살게…. 너무너무 사랑해…. 언니가…."

이날 추도식에서는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해 온 작곡가 윤민석의 노래들, 시인 신경림의 작품 낭독이 이어졌다. 기억과 진실에 대한 다짐을 다지는 노래와 시는, 이날 바람이 되어 찾아온 아이들과 함께 추모객들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먼저 평화의나무합창단·이소선합창단·안산시립합창단이 함께 '잊지 않을게'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는 내내 바람에 머리카락과 옷깃이 나부끼는 그들의 눈동자는 촉촉했다.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일 년이 가도 십 년이 가도/ 아니 더 많은 세월 흘러도/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우리 가슴에 새겨놓을게…"

16일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가 있는 경기도 안산 화라유원지에서 '4·16세월호참사 정부 합동 영결 추도식'이 엄수되고 있다. (안산=박종민 기자)
구슬픈 대금 연주를 배경으로 성우 김상현은 신경림의 시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를 낭독했다.

"아무도 우리는 너희 맑고 밝은 영혼들이/ 춥고 어두운 물속에 갇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밤마다 별들이 우릴 찾아와 속삭이지 않느냐/ 몰랐더냐고 진실로 몰랐더냐고/ 우리가 살아온 세상이 이토록 허술했다는 걸/ 우리가 만들어 온 세상이 이렇게 바르지 못했다는 걸/ 우리가 꿈꾸어 온 세상이 이토록 거짓으로 차 있었다는 걸/ 밤마다 바람이 창문을 찾아와 말하지 않더냐/ 슬퍼만 하지 말라고/ 눈물과 통곡도 힘이 되게 하라고…"

숙연해지는 추도식 분위기 속에서 신경림의 시 구절은 김상현의 목소리를 타고 계속 이어졌다.

"올해도 사월은 다시 오고/ 아름다운 너희 눈물로 꽃이 핀다/ 너희 재잘거림을 흉내내어 새들도 지저귄다/ 아무도 우리는 너희가 우리 곁을 떠나/ 아주 먼 나라로 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바로 우리 곁에 우리와 함께 있으면서/ 뜨거운 열망으로 비는 것을 어찌 모르랴/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보다 알차게/ 우리가 만들어 갈 세상을 보다 바르게/ 우리가 꿈꾸어 갈 세상을 보다 참되게//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아름다운 영혼들아/ 별처럼 우리를 이끌어 줄 참된 친구들아/ 추위와 통곡을 이겨 내고 다시 꽃이 피게 한/ 진정으로 이 땅의 큰 사랑아"

노래패 우리나라는 윤민석의 또 다른 세월호 추모곡 '기억해 그리고 사랑해'를 추모객들에게 전하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도왔다.

"잊지 않아요 잊지 않아요/ 2014년 봄날 4월 16일/ 잊지 않아요 잊지 않아요/ 피눈물로 보내야했던 아이들/ 기억해 영원히 사랑해 영원히/ 기억해 영원히 사랑해 영원히/ 밝혀낼게요 밝혀낼게요/ 감추어진 그날의 모든 진실을/ 밝혀낼게요 밝혀낼게요/ 온 힘을 다해서 이 세상 끝까지/ 기억해 영원히 사랑해 영원히/ 기억해 영원히 사랑해 영원히…"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