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악마는 디테일에 있어"..비핵화 이행단계 우려

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2018. 4. 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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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등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 제시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사 사장단을 초청한 오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북한은 지금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 47개 언론사 사장단을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북한은 (자신들에 대한) 적대 정책 종식, 안전보장을 말할 뿐이다. 그 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지금 북미 간에 회담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8일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과 한날 남짓 남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기 실현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첫 언급

이날 문 대통령의 언급 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다.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비서실장이 17일과 18일 잇달아 정전협정 폐기를 언급한 적은 있지만, 문 대통령이 평화협정 체결까지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오찬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65년 동안 끌어온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의 체결로 나아가야 한다"며 "한반도 미래를 결정하게 될 국가 중대사를 앞두고 대한민국 공론의 장을 이끄는 언론사 대표들께 도움이 되는 말씀들을 청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까지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 참석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 남북관계의 담대한 발전 등 정상회담 의제를 강조하기는 했지만 평화협정 체결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는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신임 국무부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5월 말 혹은 6월 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고, 한미간 정보공유를 통해 전체 의제에 대한 의견접근이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임종석 실장도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3월 초 특사자격으로 방북했던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필요하면 또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한 만큼, 북미간 해결 과제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하고 북한의 체제 안정 요구를 미측에 전달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불과 몇 달 전만해도 한반도에는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도화돼 전쟁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며 "그러나 흘러가는 정세에 우리 운명을 맡기지 않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려는 의지와 노력이 상황을 반전시켰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회담 성공 낙관…비핵화 이행단계는 우려

과거와 달라진 북한의 적극적인 비핵화 의지도 수차례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국제사회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여주고, 북미 간에도 서로 적극적인 대화 의지 속에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회담의 성공을 위해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는 성의를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금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미국과 완벽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협의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를 토대로 늦어도 6월 초까지 진행될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안이 도출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 북미관계 정상화,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한 국제적 협력 등의 큰 틀에 있어서 원론적인 합의는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진행된 남북, 북미 회담 준비 상황과 포괄적 비핵화 합의 도출에 대한 전망은 밝게 내다봤지만, 비핵화 이행 과정에서의 변수는 상존한다는 조심스런 입장도 견지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 등으로 종전선언에 대한 합의는 어렵지 않겠지만, 그 목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시켜 나갈 것인가하는 방안들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또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일 것"이라며 "한꺼번에 다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북, 북미 정상간 통 큰 합의가 이뤄져도 비핵화라는 단계적 이행방식과 검증 절차 등을 두고 과거와 마찬가지로 합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든 북미 정상회담이든 그것을 통해서 한꺼번에 큰 그림에 대해서 합의가 되면 제일 좋겠지만 설령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계속 대화를 할 수 있는 동력은 마련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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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violet1995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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