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단역배우 자매 사건 '가해자', 어머니 상대 1억5천 소송

신상미 입력 2018.04.26. 17:27 수정 2018.04.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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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19일 민형사 소송 제기.. 장연록씨 "적반하장, 엎어진 사람 죽으라고 하는 것"

[오마이뉴스 신상미 기자]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을 다룬 JTBC <진실추적자 탐사코드> 2012년 9월 23일 방송분 '성폭력으로 풍비박산난 한 가정 - 어느 자매의 자살'의 한 장면 ⓒJTBC
최근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이 한국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던 3명이 지난 19일 자매 어머니 장연록씨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26일 어머니 장씨는 기자와 만나 "오늘 가해자 3명의 이름으로 민사소송 조정서를 받았다"면서 "나를 포함해 문계순 전국방송보조출연자노동조합 위원장도 함께 피소당했다"고 밝혔다.

자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12명 중 최아무개(45), 김아무개(41), 장아무개(45)씨 등 3명은 장씨가 방송사들을 상대로 자신들을 해고하라고 강요해 직장에서 해고됐고, 명예도 실추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을 포함해 12명의 기획사 반장, 캐스팅 담당자 등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4년 장씨의 큰딸을 상대로 성폭력을 가한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은해 12월 장씨의 큰딸은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으나 수사과정에서 되레 경찰들에게 2차 피해를 입었다. 이후 업계 관계자들의 협박이 계속되면서 심적 고통을 느낀 큰딸은 2006년에 고소를 취하했고, 지난 2009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언니가 죽은 뒤 6일 후 작은딸도 자살했고, 뇌출혈로 투병하던 장씨의 남편이자 자매의 아버지마저 두달 후 사망했다.

어머니 장씨는 지난 2014년 성폭력 가해 의혹을 받고 있는 1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원고 패소했다. 민법이 정한 소멸시효 3년이 지났기 때문이었다. 이후 서울 여의도에서 1인 시위에 나선 장씨가 그 중 일부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으나 법원은 "공권력의 참담한 실패"라며 "(장연록씨에게)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사과를 드린다"면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 관련, 과거 자매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은 업계 종사자 3명이 자매의 어머니인 장연록씨를 상대로 1억5천만 원대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신상미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이 법무법인을 통해 장씨에게 보낸 소장에 따르면 "원고들로 하여금 직장에서 해직하도록 강요한 자들로서, 강요죄의 혐의가 있다고 보여지고 특히 피고 문계순은 명예훼손의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소장에 따르면 어머니 장씨가 성폭력 가해 의혹을 받는 이들이 소속된 모 기획사에 서면을 발송해 "성폭행 관련자들의 명단을 제공한다고 하면서 주동자 2인 1. 최아무개 이사 OOO 드라마 현재 진행 2. 김아무개(개명) OOO 드라마 진행반장/3. 김아무개 반장(중략)/12. 장아무개라고 원고들의 실명을 적시함으로써 이른바 원고들이 성폭행 관련자들이라고 허위의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피고 장연록 및 피고의 두 딸이 원고들을 고소한 사건에 관해 원고 최아무개 및 김아무개는 불기소 처분을, 장아무개는 비록 기소됐으나 무죄 판결이 확정됐고, (중략) 원고 최아무개 및 김아무개는 2018년 3월 27일경 보조출연업계에서 퇴출됐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원고들의 명예가 크게 실추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적었다.

최씨와 김씨가 당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협박과 경찰 조사 시 대질신문에서 오는 고통과 두려움으로 인해 장씨의 큰딸이 고소를 취하했기 때문이다. 큰딸이 검찰을 방문해 고소를 취하할 당시 검찰은 보호자인 장씨에겐 연락도 하지 않았다.

소장에는 "원고들은 더 이상 이런 상황을 수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으므로 피고들을 강요죄 등으로 형사 고소를 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원고들은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해 결국 직장을 잃게 됐고, 원고 장아무개 역시 10여 년 전 보조출연 업계를 떠나서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있으나 오랜동안 지속적으로 성폭력 관련자로 오해받음에 따른 사회생활상의 불이익을 크게 겪고 있는 바, 일실수입 및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으로 원고들은 각 금 5000만 원을 청구하되, 동 손해액과 관련하여 피고들이 공동불법행위 책임자임을 전제로 피고들에게 부진정 연대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가족이 3명이나 죽었는데, 죽은 사람은 어쩌고..."

어머니 장씨는 "본인들은 살아 있으면서 뭐가 억울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엎어진 사람 죽으라고 또 밟는 거나 다름없지 않나. 내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에서도 성폭력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었고 (1인 시위로 인해 고소당했을 때) 명예훼손 재판도 무죄로 나왔다"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이지 않나. 갈수록 태산이다. 최아무개는 사건 초기에 합의하자고 했던 사람이다. 우리 가족이 3명이나 죽었는데 죽은 사람은 어쩌고 직장을 잃은 걸 날 보고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관계자는 "이런 종류의 사건을 전문적으로 맡아서 어머니를 도와줄 수 있는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다"면서 "이들이 강요죄를 주장하지만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조정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5월 말~6월 초로 예상된다. 조정이 무산되면 재판으로 넘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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