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못 가는 북한 여행-호텔 광고에 등장한 북한

입력 2018. 5. 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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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변화가 보이면서 북한 여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금도 여행자에 대한 제약이 많을 것이고 북한 땅에 들어가기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상식이다. 여전히 통제받는 여행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이지만, 북한과 앙숙인 미국의 시민들도 북한 여행은 자유롭고,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평양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한국 여행을 하는 외국인처럼 첩첩산중 오지 마을까지 찾아갈 수는 없지만, 주요 여행지에서의 여행은 어렵지 않게 실행할 수 있다. 트립어드바이저에는 호텔 광고까지 등장한지 오래다.

트립어드바이저에 의하면 북한의 인기여행지는 평양, 원산, 개성, 강원도 숲 일부, 금강산, 비무장지대 등이다. 그중 평양에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데, 평양에서 인기 좋은 여행지 중 1위는 ‘평양지하철역’이라고 한다. 130여 개의 리뷰를 보면 대체적으로 ‘지하철이 굉장히 깊고’, ‘광고가 없으며’, ‘벽화가 아름답고’, ‘매혹적인 스테인글래스에 반했다’ 등의 반응이다. ‘직원들이 경직되어 있고’, ‘다소 더러운 느낌’이었다는 리뷰도 눈에 띈다. 1968년에 건설되기 시작해서 1973년에 개통했는데, 깊이가 100~150m에 이르고 궁전 같은 디자인으로 꽤 인기 있는 방문지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주체사상탑도 필수 코스가 되었다. 서구 관광객들 입장에서는 주체사상탑의 정치적 배경을 떠나 세계 대도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타워의 하나로, 멀리서 보고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내부 엘리베이터를 타고 150m 높이로 올라가 평양 시가지를 둘러본다는 즐거운 코스일 뿐이다. 주체사상탑이 인기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기록’이다. 이 탑은 총 높이가 170m이고, 그중 150m가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이유로 ‘세계에서 제일 높은 석탑’ 기록을 갖게 되었다.

원산의 주요 여행지는 마식령스키장과 원산기차역 등 역사유적지 등이 있다. 마식령스키장은 고산 지대 호텔인 마식령 호텔과 레저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개성은 남북 관계가 훈훈했던 시절 한국인도 방문할 수 있는 여행지였다. 고려의 수도였던 만큼 역사 유적지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 그중 고려박물관은 방문객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1987년에 개관한 이곳에 가면 고려의 개국과 발전사, 금속활자인쇄기술과 조선의 인쇄 공업, 8000여 권의 불교 서적, 석가모니 동상, 현화사 석탑 및 석비, 흥국사 석탑 유적 등 고려와 조선의 유물들을 볼 수 있다. 개성 관광에는 휴전선 여행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안보 관광에 외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것처럼, 북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우리에게는 남북 분단의 슬픈 현실이 현장이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세계의 유래 없는 대치 국면 국경선’과 ‘생태계가 보존되어 있는 자연 지역’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뿐인 것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여행지는 역시 ‘금강산’. 트립어드바이저 금강산 페이지에 올라온 리뷰를 읽어보면, 평양 등 김일성 일가를 둘러싼 기념비적 관광지 일색인 여행 루트에 비해, ‘금강산이야말로 숨막힐 듯한 아름다움과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자연이었다’는 칭찬이 많다. 관광객이 많이 들어가는 평양, 개성, 금강산 등에는 당연히 호텔과 모델, 그리고 B&B(조식 제공 숙소)들도 있다. 그러나 호텔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나 ‘가격’ 등에 대한 안내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다. 일반적인 여행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나 에어비엔비 등을 발견할 수는 없다. 여전히 통제 국가인 북한의 여행 실상에는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는 반증이다.

[글 이영근(여행작가) 사진 픽사베이, 셔터스톡]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27호 (18.05.08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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