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 中 속국".. 포털 휘젓고 다니는 '가짜 자막 인터뷰'

조재연 기자 2018. 5. 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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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형식을 빌려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가짜 뉴스'와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으로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집단 여론 조작에 이어 '가짜 자막'을 단 외국인 인터뷰까지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 이미지'라는 인터뷰 캡처(오른쪽) 역시 혼혈아에 대한 중국인들의 생각을 묻는 원본 영상에 누군가 가짜 자막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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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인터뷰 영상 화면에

자막 갈아끼워 인터넷 유포

가짜 뉴스·댓글 조작 이어

여론왜곡 또 다른 수단으로

학계 “포털, 뉴스유통 허점”

언론사 신뢰까지 떨어뜨려

뉴스의 형식을 빌려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가짜 뉴스’와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으로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집단 여론 조작에 이어 ‘가짜 자막’을 단 외국인 인터뷰까지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 해외 방송이나 다큐멘터리 등의 영상 전체를 올리지 않고 주로 연속적으로 캡처된 화면 형태로 유포된다. 화면에 가짜 자막을 덧붙이면 내용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새롭고 황당한 수법의 조작이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 이미지’라는 인터뷰 캡처 사진(왼쪽)이 대거 유포됐다. 이 사진에 등장하는 외국인들은 자막을 통해 “몇몇 한국인은 무례하고, 솔직히 한국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않다”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다” “일본과 중국 문화는 대단하다” 등 민족주의와 반미 감정을 자극할 만한 말을 하는 것처럼 묘사됐다. 그러자 “미국인들은 무식하다” 등 맞대응하는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원본 영상은 2012년 대만의 한 매체에서 미국 귀화 시험 문제를 미국인들에게 묻는 내용이다.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 이미지’라는 인터뷰 캡처(오른쪽) 역시 혼혈아에 대한 중국인들의 생각을 묻는 원본 영상에 누군가 가짜 자막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인터뷰 역시 “한국 여성들이 중국 남성들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많은 한국인이 성형수술을 한다고 들었다” “한국은 작은 나라고 중국은 큰 나라” 등 반중 감정을 유도하는 자막들이 달렸다. 캡처 사진의 자막을 조작해 유포한 행위는 과거에도 문제가 됐다. 2016년 한 종편 뉴스 중 ‘여성 대통령 결례라 생각, 못 물어봐’라는 자막의 ‘결례’가 ‘걸레’로 조작돼 인터넷에 유포되기도 했다. 이 종편 방송국은 자막을 조작하고 유포한 네티즌들을 명예훼손과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이 같은 가짜 자막은 원본 영상을 확인하지 않으면 조작 여부를 판별할 수 없는 데다 정교한 가짜 뉴스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연구보고서 ‘가짜뉴스의 현황과 문제점’에 따르면 ‘가짜 뉴스로 인해 진짜 뉴스를 볼 때도 가짜인지 의심한다’는 의견에 75.9%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언론사 사이트에서 뉴스를 소비하면 신뢰도를 담보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포털과 SNS를 통해 주로 뉴스가 유통되다 보니 가짜 뉴스에 취약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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