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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전두환..'무기징역→사면' 이번엔?

문제원 입력 2018.05.0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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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유공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또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전 전 대통령이 형사 재판을 받는 것은 1995년 이후 23년 만이다. 당시 무기징역을 확정 받은 전 전 대통령은 특별사면을 통해 '구사일생' 했지만, 이후에도 추징금 미납과 민사 소송 등 수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대한민국 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 전 대통령이 처음 피고인 신분으로 전락한 것은 1995년 김영삼 문민정부에 의해 5·18 특별법 제정이 추진되면서다.

김영삼 대통령은 12ㆍ12사태,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의 유혈 진압 사건과 관련해 특별법을 제정했고, 검찰은 곧바로 전 전 대통령에게 반란ㆍ내란수괴ㆍ내란목적 살인ㆍ상관살해미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에게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전 전 대통령은 여기에 반발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 앞에서 '골목 성명'을 발표했다. "검찰 수사는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인 만큼 응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검찰은 고향인 경상남도 합천으로 내려간 전 전 대통령을 구속해 신병을 확보한 뒤 옥중 조사를 거쳐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10개 죄목으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과 추징금 2259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같은해 12월 항소심은 사형을 무기징역으로 감형 했고,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 판결을 받았다. 심지어 김영삼 정부는 같은해 말 특별 사면을 실시해 전 전 대통령을 구속 2년 만에 석방했다.


전 전 대통령은 구사일생으로 사회에 복귀했지만 2000억원이 넘는 추징금 미납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003년 열린 추징금 관련 재판에서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전 전 대통령은 이후에도 외교관 여권을 발급 받아 수차례 해외 여행을 가고 골프장에서 호화 파티를 벌였다는 의혹에 연루되면서 화난 여론에 불을 지폈다.

이에 국회는 2013년 추징시효 만료 직전에 일명 '전두환 추징 특별법'을 만들어 시효를 2020년까지로 연장했다. 검찰도 '전두환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을 구성한 뒤 전 전 대통령 아들 소유 부동산과 미술품 등 수백억원대 재산을 국고로 환수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환수된 추징금은 추징 대상액 2259억원 중 절반 남짓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범죄수익을 되찾아 오는 업무를 총괄 지원하는 범죄수익환수과가 대검찰청에 설치되면서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외에도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 역시 탈세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전씨는 확정된 벌금액 중 38억6000만원을 내지 않아 노역장 965일(약 2년 8개월) 처분을 받고 원주교도소에서 청소 노역 중이다. 그는 하루 일당이 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황제 노역'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씨 (사진=연합뉴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3일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지칭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생전 조 신부는 1980년 5월21일 광주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는데 전 전 대통령이 이를 부인하며 조 신부를 이 같은 단어로 비난한 것이다.

사자명예훼손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 고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성립한다. 즉 진실을 적시한 경우, 이로 인해 고인의 명예가 훼손됐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검찰은 당시 광주로 출격했던 헬기 조종사와 시민 등을 상대로 헬기 사격 여부 및 전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 등을 조사한 뒤 전 전 대통령에게 범죄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그를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 측은 '5·18은 자신과 무관하게 벌어졌으며, 알고 있는 내용도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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