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흘러나오는 북한의 일상

표태준 기자 입력 2018. 5. 7. 03:04 수정 2018. 5. 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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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외교관이 찍어올리기도
한 미국인 여행객이 비무장지대에서 만난 북한 군인과 이야기하는 모습. /유튜브채널 ‘Debono-san’


요즘 젊은 세대에게 북한은 베일에 싸인 나라가 아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 매일 북한의 일상을 다룬 사진과 영상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부산에 사는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생 강모(27)씨는 "4~5년 전만 해도 북한 관련 자료를 찾으려면 신문이나 외신, 서적을 뒤져야 했다"며 "요즘은 소셜 미디어에서 검색만 하면 '북한의 신용카드 결제 방법' '북한 여중생 교복 종류' 같은 정보까지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자료들은 대부분 북한을 여행한 외국인이 찍어 올린 것들이다. 유튜브에 'North Korea tour'를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만 14만6000개에 달한다. 영국 여행사 '리젠트할리데이'에서는 북한 여행 상품 8가지를 판매하고 있다. 가장 비싼 17일간 3250파운드(약 474만원)짜리 상품을 고르면 평양은 물론이고, 원산, 개성, 금강산, 비무장지대까지 둘러볼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호텔은 미국인 오토 웜비어가 묵었던 '양각도호텔'. 항공·숙박 예약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는 "TV를 틀자마자 BBC 뉴스가 나온다" "1950년대 고급 호텔 느낌으로 웬만한 유럽 호텔보다 낫다"는 등의 리뷰만 500개가 넘는다.

북한의 평범한 일상만 파헤치는 1인 미디어 제작자도 있다. 북한 전문 유튜브 채널 'Jaka Parker'에는 '평양에서 자전거 타기' '북한 이발소 체험' 등 여행자가 찍을 수 없는 북한의 일상이 공개돼 있다. 자카 파커 전 북한 주재 인도네시아 외교관이 북한에 살며 찍은 영상으로 매월 2~3개 영상을 편집해 인터넷에 올린다. 영상 대부분을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안경인 '구글 글라스'로 몰래 찍었다.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평양의 길거리 음식'. 북한군과 나란히 서서 빈대떡을 사 먹는 8분짜리 영상으로 조회 수 950만, 댓글 1만6000개를 넘었다. "음식 먹는 아주머니 화장이 세련돼 보인다." "빈대떡 파는 길에 고급 외제차 '링컨 내비게이터'가 돌아다니다니 놀랍다." "생각보다 길거리 사람들 인상이 좋다."

탈북자 출신 1호 박사인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은 "북한은 외국과 외국인에게 보이는 작은 모습까지 철저히 계산하는 나라로 군인이 웃는 모습이나 세련된 시민 모습 모두 짜인 각본일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정부의 철저한 관리를 받는 여행을 북한의 실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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