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은-트럼프, 현재 판세는.."물밑서 교착 신호"

배상은 기자 입력 2018.05.07. 13:20 수정 2018.05.0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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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거리 미사일·인권문제·화학무기까지 테이블 위로
회담 장소·일정 발표 지연 속 싱가포르 재부상..'적신호'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북미정상회담 일정 발표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물밑에서 진행중인 북한과 미국의 협상에서 교착 신호가 감지된다.

북한 외무성은 일요일이었던 6일 돌연 "미국이 우리의 평화 애호적인 의지를 ‘나약성’으로 오판하고 우리에 대한 압박과 군사적 위협을 계속 추구한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그간 적극적으로 국면전환에 나서면서 매체를 통한 대남·대미 비난을 거의 하지 않아왔던 것을 감안할 때 외무성 대변인까지 내세워 미국을 공개 비판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이는 미국이 북미정상회담 일정은 발표하지 않은 채 '영구적(permanent) 핵 폐기'를 강조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외교안보 사령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모든 핵무기, 탄도미사일, 생물·화학무기와 이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포함한 북한 대량살상무기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취임사에서 제시한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PVID)' 개념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대북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영구적 핵 폐기'에 방점을 찍은 PVID는 핵탄두 외에 ICBM과 같은 운반체(미사일), 핵개발 기술과 인력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번 기회에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까지 북한의 모든 위협을 '일괄'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볼턴 보좌관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만나 북한이 보유한 대량 살상무기와 '중·단거리'를 포함한 모든 탄도미사일의 폐기를 위한 양국 공조에 합의했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ICBM 외에 일본을 사거리에 두는 중단거리 미사일까지 폐기 대상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다음날 북한 노동신문은 일본을 겨냥해 "정세가 급변하니 '평화의 사도'로 둔갑하여 평양길에 무임승차하겠다고 한다"며 "그 고약한 속통과 못된 버릇을 버리지 않는 한 억년 가도 우리의 신성한 땅을 밟아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북정상회담 전인 지난달 18일 플로리다 마라라고 트럼프 리조트에서 만찬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총리는 당시 회담에서 트럼프에 '납치자 문제' 의제화를 요구했다. © AFP=뉴스1

일본에 유독 날이 서 있는 북한의 반응은 일본 정부가 북미 협상의 뇌관이자 변수로 평가되는 북한 인권 문제를 테이블에 놓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납북자 문제 해결은 일본의 숙원 과제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납치자 문제 의제화를 요구한 바 있다.

그간 유엔 총회 등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강도높게 비판해 온 트럼프 대통령도 4일(현지시간)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송환된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전화통화를 하며 이번 협상에서 북한 인권문제도 다루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인권'은 북한에게도 체제 보장을 위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문제다.

북한은 6일 노동신문에서 "미국은 인권재판관 행세를 할 지위에 있지 않다. 어느 나라도 미국이 인권재판관 노릇을 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어느 국제기구도 미국에 그러한 권한을 부여한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현재 북미가 물밑에서 억류 미국인 석방 문제를 협상중인 가운데 북미정상회담 일정과 장소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북한에게는 압박이다.

북미회담 장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판문점이 급부상하다가 다시 싱가포르가 유력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정도 "이미 합의됐다"고만 하면서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회담 장소가 끝내 싱가포르로 결정되는 것은 북미간 물밑협상이 원만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싱가포르는 언제든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기에 최적의 장소일 수 있다.

잇따른 북미간 마찰 신호 속에 7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북미 간에는 여전히 큰 이견이 존재하고, 여전히 상대를 매우 불신하고 있다"며 "이런 교착상태를 깨뜨리기 위해서는 북미정상회담을 (반드시) 실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ae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