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관리의 삼성증권 도대체 왜? 금감원 조사는 충분했나

입력 2018. 5. 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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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참 이상한 조합’

□ 방송일시 : 2018년 5월 9일 (수요일)
□ 출연자 : 김태현 변호사, 정인설 한국경제신문 기자,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우리 사회의 가장 핫한 이슈에 대해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각자의 시선을 통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이죠. 오늘 함께 해주실 참 이상한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폐부를 찌르는 강력한 입담, 법조계의 에이스’ 다크호스를 거부하신 법조계의 에이스 김태현 변호사,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태현 변호사(이하 김태현): 어감이 다크호스보다 훨씬 낫습니다. 김태현입니다.

◇ 김호성: 아무리 어려운 경제 문제도 이 분의 입을 거치면 쉬워지죠. 경제계의 해리포터 같으신, ’경제의 마법사’ 정인설 한국경제신문 기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인설 한국경제신문 기자(이하 정인설): 정인설입니다. 제가 리포터니까 해, 리포터 말씀하시는 거죠.

◇ 김호성: 좋습니다, 기자니까. 마음을 읽고 마음으로 대화하는 이 시대의 마음 전문가이시죠. ‘강연계의 전지현’ 심리상담 전문가 이호선 교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이하 이호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달리는 순환선, 이호선입니다.

◇ 김호성: 세 분, 다함께 인사하시죠.

◆ 김태현, 정인설, 이호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호성: 정인설 기자께서는 오늘 처음 나오셨어요. 지난주에 이 코너가 첫 방송을 탔는데 아주 인기가 뜨거웠습니다. 주변에서 방송 좀 들으셨나 모르겠어요.

◆ 정인설: 저는 김태현 변호사님은 원래 알고 있었고요. 이호선 교수님 정말 듣던 대로 전지현이신 거 맞는 것 같고요. 오늘 제가 들어옴으로 인해서 더 이상한 조합이 된 것 같습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실 오늘 주제가 말이에요. 정말 이상한 주제예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 해서 이 이상한 내용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분들이 많은데 너무 어려운 주제이기도 해서요. 이걸 아주 쉽게 이야기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게 정말 마법 같은 이야기예요. 유령주식 배당사고입니다. 삼성증권 다 이야기 아실 겁니다. 황당한 사고였죠. 일단 말이죠. 경제의 해리포터 같은 정인설 기자님께서 쉽게 설명 좀 해주세요.

◆ 정인설: 진짜 해리포터가 할 수 있는데, 손 하나 까딱해서 클린 한 번으로 112조 원을 만들어낸 사고예요. 이게 무슨 얘기냐. 보통 주식을 발행하려면 주식을 발행해서 예탁결제원이란 데서 검증을 받아서, 이것은 장물도 아니고 도난 된 것도 아닌 거란 걸 확인해서 주식을 발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삼성증권 같은 경우는 담당 직원이 클릭을 한 번 한 거죠. 보통 기자들도 오타를 내서 희대의 사고를 많이 내기도 하잖아요. 최근에 이번에 김정은 기사를 쓰다가도 김정일로 잘못 쓴 기사도 있었고요. 마찬가지로 주당 1000원에 배당을 해야 하는데, 그걸 클릭해야 하는데 주당 1000주를 클릭한 거죠. 삼성증권 주식이 당시에 3만8000원 정도 했거든요. 그런데 이걸 1000원을 줘야 할 걸 3800만 원 정도를 준 거에요.

◇ 김호성: 한 사람이 받아야 할 돈이 1000원에서 3800만 원이 됐다, 이 말이죠?

◆ 정인설: 맞습니다. ‘만’이 하나 더 붙은 거죠. 김태현 변호사님도 만약 수임료를 1000원 받기로 한 걸 1000만 원 받았다, 그러면 그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잖아요.

◆ 김태현: 걱정하지 마십시오. 1000원 안 받습니다.

◆ 정인설: 혹시나, 혹시나. 1000만 원 받을 걸 1000억 원을 받으면 대개 흔들리잖아요. 이 주식이 3800배가 뛰었으니까 그걸 받은, 우리사주는 직원들이 받는 조직을 우리사주라고 하잖아요. 그 직원들이 흔들린 거죠.

◇ 김호성: 1000원을 받을 것을 3800만 원을 받았을 때 사람의 심리상태는 어떨까요?

◆ 이호선: 일단 기쁘죠. 공돈은 늘 기쁘고, 그리고 깜짝 놀라는데 이걸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말씀하신 대로 흔들릴 수 있거든요. 그러면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아주 빠른 시간에 거의 빛의 속도로 머릿속에 계산이 돌아가게 되는데요. 이게 왜 팔았는가, 굉장히 궁금하잖아요. 더군다나 다들 전문가였을 텐데. 제가 볼 때는 딱 답은 하나입니다. 팔 만하니까 팔았던 거예요. 그건 무슨 얘기냐면, 지금 22명의 사람들이 했던 얘기가 ‘나는 호기심이었고 오류 테스트를 해보려고 했던 거다, 시스템에 대해서’ 이런 얘기를 했지만,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떤 이익이 발생했을 때 이게 이익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이후에 발생할 일이 더 커서 나에게 손해가 될 것인가에 관련한 기본적인 판단은 전문가들은 대부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다음번에 나오는 건 뭐냐면 성공 경험이에요. 과연 이 부분이 성공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런데 저는 이번에 유령주식이라는 걸 처음 알았는데요. 유령도 팔 수 있구나, 라는 걸 저도 알았거든요. 그런데 아마 현장에 있는 분들은 누군가 팔아본 적이 있다더라, 라는 이야기를 들어봤거나 실제 이 유령주식을 팔아본 적이 있거나 성공 경험이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훨씬 더 빠르게 처리할 가능성이 높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얘기 들리는 거로는 주식을 팔았던 분들 중의 일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상황을 공유했다. 또 상한 규정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빠르게 움직였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흔들렸던 것도 맞고, 경험을 통해서 가능했다는 것도 알았고, 그렇기 때문에 팔 수 있었던 거죠.

◇ 김호성: 팔았을 때 법적으로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 김태현: 그 사람들이요?

◆ 정인설: 그리고 김태현 변호사님이 삼성증권에 몸담으셨더라고요. 그래서 삼성증권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아실 것 같은데요. 이 사건을 예견하고 나오신 거죠.

◆ 김태현: 그걸 왜 지금 이야기를 하세요. 제가 한 10년 전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이요. 제가 아는 분일 수도 있어요, 판 분들이. 제가 누군지는 확인 안 해봤거든요.

◆ 정인설: 이분들 변호 맡으신단 말씀 있어요, 21명 형사 고발되시면.

◆ 이호선: 제가 지금까지 김태현 변호사랑 꽤 오랫동안 방송을 했는데 얼굴이 빨개진 건 처음봤어요.

◇ 김호성: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라 생각하시고요. 얘기해주시죠.

◆ 김태현: 사실은요. 이 사건 터졌을 때 제 그때, 사수라고 하잖아요. 사수가 지금 팀장이거든요. 연락을 해봤더니 카톡에 제가 역대 가장 많이 본 ‘ㅠ’ 자가 왔어요. 거기도 TF 꾸려서 수습을 해야 하니까. 그런데 이분들 제가 누군지는 모릅니다, 실제로 판 분들,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지만 알 수도 있어요, 제가 알아보면. 알 가능성이 높죠. 그런데 그런 사적인 관계를 배제하고, 누군지 모르니까 편하게 말씀드리는데 제가 법원이라면 검찰에 영장 치죠, 저는. 일단 어제 금감원에서 얘기했지만 횡령 이야기를 합니다. 생각할 수 있는 죄가 두 개인데, 금감원에서 얘기하는 것은 횡령과 배임 이야기했어요. 그건 무슨 얘기냐면, 예전에 한 번 그런 사례도 있었죠. 통장을 보다 보니까 누가 나한테 돈을 보냈네. 이게 무슨 웬 돈 1억이 들어왔지, 보낼 사람이 없는데. 그건 은행에다 얘기하고 송금 취소를 해야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걸 꿀꺽합니다. 그걸 횡령으로 처벌한 사례가 있어요. 이게 똑같은 거죠. 내 계좌에 있을 수 없는 주식이 들어왔다는 거죠. 그럼 그걸 사실 회사에 얘기해서 이거 잘못됐는데 가져가세요, 해야 하는데 그걸 팔았다는 거예요. 횡령이죠. 그거 하나. 그다음에 지금 그거로도 주가가 굉장히 많이 떨어졌어요, 어쨌든. 그래서 회사가 손해 본 투자자들한테 지금 배상해주겠단 이야기를 합니다.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잖아요. 배임이죠. 또 하나 생각할 수 있는 게, 이건 이따 나올 얘기인데. 그 당시 선물거래가 굉장히 많이 있어서 ‘외부에 있는 시세조종세력하고 연결된 거 아냐? 주가 조작한 거 아냐?’라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불공정거래혐의에 대해서도 봤는데 금융위원회에서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했습니다. 거기까진 안 간 거예요. 그럼 횡령·배임인데 횡령 같은 경우 영장을 치냐, 안 치냐에 대해서 가장 큰 기준 중의 하나가 손해에 대한 변제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팔아서 일단 본인 돈이 들어왔잖아요, 계좌에. 그걸 회사에 다 갖다 줬어요. 변제된 거예요. 그리고 회사의 손해 본 부분에 대해서 회사에서 이 사람들한테 구상권 행사하기로 했어요. 제일 많이 판 사람은 20억 정도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기본적으로 본인이 얻은 이득은 없고 회사에 발생한 손해는 다, 자기가 횡령한 건 다 변제한 거예요. 그러면 영장 안 쳐야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왜 저라면 영장을 치겠다고 말씀을 드리냐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결국 있다 또 나오겠지만 시장질서교란행위. 이것 때문에 주가가 출렁출렁 출렁거려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많거든요. 왜냐면 그 피해를 삼성증권에서 배상해준다고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있었던 그 피해는 정확하게 산정 자체가 안 돼요. 그렇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피해 본 사람들이 많고, 시장에 굉장한 충격을 줬기 때문에, 그리고 도덕적으로도 이건 어떻게 변명의 여지가 없는 거죠. 이 사람들 하는 얘기가 ‘내가 한 번 시스템이 잘 되는지 해봤어’라는 건데 그럼 한 주만 팔지, 왜 다 팝니까. 저라면 칠 거예요.

◇ 김호성: 변호사님답게 정말 친소관계를 떠나서 영장을 쳐야 한다는 강한 이야기를 하셨고요. 그런데 정 기자님, 주식을 매도한 직원이 22명인데 금감원에서는 21명만 고발한다고 했어요. 한 명은 그럼 어떤 사람이죠?

◆ 정인설: 한 명은 일단 한 주만 팔아봤고요. 진짜 말 그대로 테스트를 해본 거예요. 그리고 상한가로 매도 주문을 했습니다. 이 얘기는, 시장가로 보통 주문을 넣거나 해야 바로 팔리는데, 나머지 사람들은 실제로 16명은 팔았고 나머지 5명은 주문을 했는데 매도주문을 상한가로, 거의 팔리지 않을 것처럼 냈고 한 주만 낸 거죠. 그리고 그다음에 주변사람들에게 주식이 팔리더라, 주문 내지 마라, 이렇게 이야기했답니다. 증인들이 있다고 해요.

◇ 김호성: 이런 사람들의 심리는 어떤 거예요, 교수님? 한 주만, 상한가로 내놨다는 거. 팔려고 하지 않았다는 얘기예요?

◆ 이호선: 결국 간을 본 거죠. 우리가 어떤 위험요소가 있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전체를 덥석 선택하기보다는 일부를 선택해서 검증을 하고, 그 검증이 통과되면 그 다음번에 더 큰 것을 선택해야 안정성이 생기고 실패율이 낮아지잖아요. 이런 것들은 더군다나 사회적인 비난, 특별히 도덕성의 문제도 있겠지만 성패에 따라서 삶의 길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주 정도를 테스트해봤단 이야기는 호기심도 있었고, 이 부분의 성공 여부에 따라서 다음번 스텝을 선택할지 말지에 대한 하나의 시금석이 됐던 거죠.

◆ 정인설: 그런데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증권사 직원이라면 대부분 본인들의 주식을 팔면 바로 현금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2거래일 이후, 그러니까 3일째에 돈이 들어오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6명은 500만주를 팔았다는 것은 회사나 증권 시스템에 대해 상당히 만만하게 본 느낌이 있어요. 일단 인마이포켓 내 주머니에 들어왔으니까 내 돈이다, 그렇게 생각한 거죠.

◇ 김호성: 그런데 삼성증권은 16명만 형사고소하기로 했다고 하잖아요. 왜 그런 거죠?

◆ 김태현: 실제로 매도주문이 체결돼서 결과적으로 시장질서 교란에 혁혁한 영향을 미쳤던 그 사람들한테만 형사고소를 한다는 거고. 저는 그런데 지금 정인설 기자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 저도 이해가 안 가는 게, 삼성 하면 제일 먼저 생각이 드는 게 관리의 삼성입니다. 글쎄요. 저는 삼성증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이해가 아직도 안 가는 게, 만약 제가 증권주식 전문가라고 하지만 팔았을 때 회사에서 어떤 조치가 들어올 거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신상필벌이 가장 강한 조직이 삼성이에요. 만약 문제가 있으면 가혹할 정도의 제재가 들어올 것을 분명히 알았을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팔았다? 예를 들어 그게 금요일입니다. 2거래일이니까, 금요일 팔았으니까 화요일이에요. 그러면 거래일로 하면 3거래일이지만 토일 주말 끼면 일수로 하면 토일월화 4~5일이거든요. 그 5일 동안 회사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이 처음 나왔을 때, 그날 보니까 선물거래가 엄청 있었네. 혹시 이거 외부세력이랑 작당해서 선물거래 시세조종 한 거 아냐, 라는 의혹들이 제일 처음에 이야기가 나오고,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에서 그것부터 조사한 이유들 중의 하나가 기본적인 상식에서 이해가 안 가기 때문이죠. 아예 모르는 사람들, 일반인들한테 이게 잘못 갔다고 하면 이게 웬 떡이야, 일단 한 번 팔아봐, 라고 할 수도 있으나 최고의 전문가들이, 더구나 삼성 시스템을 잘 아는 사람들이 이런. 본의 아닌 실수라고 봐야 하는지, 고의적인 행동이라 해야 하는지.

◇ 김호성: 시장질서 교란행위라는 것이 소수의 개인들에 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도 될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할까요?

◆ 김태현: 그러니까 그때 처음 나온 얘기들이, 정 기자님 보강해주시겠지만,

◆ 정인설: 안 해줄 겁니다. 안 해줄 거니까 다 알아서 하세요.

◆ 김태현: 그런 부분인 거죠. 물량이 엄청나게 나오잖아요. 그럼 주식이 무조건 떨어집니다. 장사 없어요, 물량 터지는 데는. 물량이 터집니다. 그러면 선물거래, 예를 들어 주식이 떨어지는 쪽에 배팅하는 선물거래에 있어서는, 선물거래는 레버리지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제가 돈 1만 원을 써서 5~6만 원의 이득을 볼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제가 예를 들어서 주식이 들어왔다는 거죠. 그럼 머리를 굴리는 겁니다. 이거 어떡하지. 외부인 친구 정인설한테 전화합니다. 인설아, 내가 이거 이러니까 500만 주 갖다 팔 테니까 너 선물에 매도해라, 포지션 걸어라. 그래서 돈을 엄청 겁니다. 그리고 저는 500만 주 텁니다. 주식이 확 빠지죠. 그러면 내 친구 정인설은 돈을 법니다. 나중에 저는 그걸 셰어하는 거죠. 내가 이걸 하면 회사에서 잘리겠지. 그래도 인설이가 벌어서 나랑 반반 할 건데 그래도 남는 장사다, 라고 생각한 거 아닐까, 라는 의혹들이 그 당시에는 합리적 의심이었어요. 그런데 일단 금융위에서 발표하기로는 그건 없다는 거죠.

◇ 김호성: 그러니까 이게 조직으로부터 받는 페널티보다도 개인이 받게 되는 나중의 이익이 크다면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다는 거잖아요.

◆ 정인설: 삼성증권 변호사 출신답게 명쾌하게 해주셨는데, 제가 하나, 그 당시에 가장 큰 의혹이 그거였어요. 공매도를 못 믿겠다, 라는 건데. 공매도라는 게 주식을 빌려서, 내 주식은 아니지만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 이번 유령주 사태를 보니까 주식 안 빌려도 공매도 할 수 있는 것 같네, 이걸 보여준 거거든요.

◇ 김호성: 빌린다는 것이 있어야 빌리는 거잖아요.

◆ 정인설: 맞습니다. 가지고 와서 주식을 빌려서, 내 주식은 아니지만 빌려서 하는. 거의 대출 받아서 하는 거 비슷한 거예요.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있지도 않은 유령주 28억 주라고 하죠. 28억 주라는 게 생겨서 공매도 칠 수 있네, 라는 걸 보여준 거예요. 그동안 시장 참가자들이,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못 믿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거죠. 기관들과 외국인이 장난친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 보니까 이것도 가능하네. 이번에 500만 주가 팔렸으니까 발각된 거지, 만약 5만 주, 10만 주만 팔렸으면 시장에서 알 게 뭐야, 이렇게 되는 거죠. 그 의구심을 이번에 해소해주진 못했어요.

◇ 김호성: 이게 말이죠. 방금 조금 전에 0114님 문자가 왔네요. ‘정 기자님 멘트가 아주 센스가 최곱니다’ 다른 분들도 최고 센스 내시는 멘트 해주셔야겠네요.

◆ 정인설: 저 처음 왔다고 예의상 보내주셨나 봐요.

◇ 김호성: 아니에요. 이건 청취자께서 보내주신 겁니다. 삼성증권 임직원들이 회사 이미지 복원하겠다고 반성문 쓴 모습도 보이고 그랬어요. 이런 것들이 심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겁니까?

◆ 이호선: 일단 삼성증권에게 있어서는 이번 일은 보통 일이 아니죠. 그런데 제일 먼저 취했던 것은 이것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내놨는가, 인데 결국 개인의 도덕적 해이다. 이걸 굉장히 크게 부각했고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의미에서 다 같이 반성문 쓰고요. 그리고 나머지 조치들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번에 금감원이 조사했잖아요. 조사해서 결국 5가지 원인이 있다, 이렇게 얘기했잖아요. 하나는 내부통제 부실했고, 대응 미흡했고, 또 직원들이 주식 매도한 것도 잘못한 거고, 또 입고 시스템이나 전산 시스템 문제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전체 5개 중에 사실 직원 주식 매도는 하나거든요. 나머지 부분들은 시스템의 문제였기 때문에, 회사의 문제였기 때문에. 우리가 보통 어떤 식으로 자본이 형성되는가, 옛날에 사회시간에 배웠던 걸 생각해보면 신뢰하고 계약이 합쳐져서 자본은 발생한다. 이렇게 알고 있는데, 결국 신뢰와 계약의 문제가 흐릿해지거나 약해지면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똑똑한 사람한테 돈 맡기는 게 아니라 사실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돈을 맡기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삼성증권이 이번에 가지고 있는 위기는 전적으로 개인의 도덕적 해이로만 갈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게 나타나야 그제야 국민들도 돈을 맡기고, 저도 사실 조금 맡긴 게 있었는데요. 이제 이 시스템에 대해서 조금 더 보강된다면 그때는 조금 더 믿을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되는 거죠.

◇ 김호성: 이 교수님도 손해를 보셨다고 하는데요. 지금 듣고 계십니다. 방송 들으시면서 하고 싶으신 문자 보내주시면 됩니다. 짧은 문자 50원, 긴 문자 100원이 드는 #0945로 메시지 보내주시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전에 이 교수님, 손해 보셨다고 했는데요. 이게 삼성증권 주가가 폭락해서 본 손해예요. 그런데 삼성증권이 ‘피해자 없도록 하겠다’라고 했는데 실질적으로 구제가 이뤄졌습니까?

◆ 김태현: 아직까지 이뤄지진 않았을 거예요, 제가 알기로는.

◇ 김호성: 전 직원으로서 책임지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 김태현: 제가요? 그럴까요? 삼성증권 가지고 있는데. 저도 가지고 있어요, 삼성증권 주식. 나올 때 좀 사서 나왔는데.

◇ 김호성: 온통 피해자들이네요.

◆ 김태현: 저도 있는데. 그런데 이런 거죠. 아까 제가 말씀드리길 피해가 산정이 잘 안 돼요. 왜냐면 주식이 떨어지는 것은 수만 가지 원인이 있거든요. 이 당시에는 물량이 확 나와서 떨어진 게 제일 크긴 크지만, 더군다나 지금 회복된 부분도 있어요. 정확하게 지금 주가 체크는 안 했는데 어느 정도 회복은 됐을 거라고 봐요, 시가는 자연적으로. 그런데 당시에, 그리고 주식을 판 사람들도 이유가 여러 가지 있거든요. 예를 들어 우리 세 사람이 그 당시에 주식을 팔았는데 저랑 정인설 기자는 그게 무서워서 팔았을 수도 있고, 이호선 교수는 어차피 그날 돈이 필요해서 팔았는데 우연히 그때 딱 맞아떨어진 걸 수도 있고. 굉장히 복잡한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기 때문에 이게 소송으로 갔을 때 정확한 피해 액수 산정이 안 된다고요. 그래서 삼성에서는 소송까지 안 가도 회사가 위기에 몰렸으니까 일단 피해구제를 받아서 대부분 다 변제해주겠다고 이야기한 거지만, 어떤 형태로 얼마까지 해줄 거라는 건 아직까지 나와 있는 건 제가 확인 못 했어요. 그런데 아마 지금, 약간 다른 이야기를 끌어서 말씀드리면 삼성 상황이 좋지 않거든요, 아시겠지만. 이재용 부회장 아직 상고심 남아있고, 거기다가 지금 삼성바이오로직스에다가, 노조 파괴에다가 온갖 지금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서 그룹 자체적으로 위기 상황인 건 맞아요. 그렇기 때문에 삼성의 특성상 이걸 가지고 예를 들어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과의 일종의 밀당, 이건 안 되는데요, 이걸 하진 않을 거예요. 아마 웬만하면 회사에서 손해 보는 한이 있더라도 대부분 변제를 저는 해줄 거라고 봐요. 그건 일종의 정무적인 판단인 거죠, 그룹 고위층의. 제 생각이에요.

◇ 김호성: 그런데 삼성증권 측에서도 보면요.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 같은 이런 쪽에서 이제 당신들이랑 거래 안 할 거야, 이렇게 되면 타격이 크겠어요. 실제로 좀 그런 일이 있을까요?

◆ 정인설: 실제로 국민연금이 거래를 중단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이게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고요. 방금 김 변호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보상범위를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하느냐가 되게 중요한데. 일단 삼성증권이 내놓은 대책은 그겁니다. 문제의 유령주식이 거래된 게 4월 6일인데, 4월 6일 이전에 보유하고 있다가 4월 6일에 판 사람에 대해서. 그때 12%가 떨어졌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하겠다고 했는데, 그 이후에 3만8000원이 지금 3만5000원 정도 됐습니다, 지금 삼성증권 주식이. 그동안 김태현 변호사는 지금 가지고 있는데 이분들에 대해서는 지금 보상대책이 없거든요. 그래서 집단소송을 하겠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김태현 변호사님의 변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거죠.

◇ 김호성: 이 교수님, 금감원이 보면 말이죠. 이 얘기를 어떻게 정리하느냐면 ‘위법사항이긴 하지만 고의는 아니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는데. 경제라는 것이 사실 펀디멘탈이라기보단 멘탈이란 이야기 많이 하잖아요. 기관, 금융당국에서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어떤 의미죠?

◆ 이호선: 저는 기관에서 이야기하는 복잡한 이야기는 잘 모르겠고요. 저는 주로 개인적으로 사람들 만나는 게 일이니까요.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금감원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든지 간에 이번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적 충격에 관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이를테면 우리가 이번 일을 보면서 금감원이 발표를 했어요. 그러면 이게 이런 문제가 있고 다음번에는 어떤 식으로 처벌이 이어지거나 혹은 조정이 이어지거나, 다음번 과정에 대한 기대가 있잖아요. 이런 과정을 잘 우리가 지켜봐야 하는 게 뭐냐면 이게 집단심리를 움직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잘못하면 이렇게 혼나는 거야, 걸리는 거야’ 객관화가 발생하지만, 그다음 시점에는 뭐가 되냐면 도덕 감정에 대한 업-다운이 생겨나요. 이를테면 내가 도덕감정을 더 강화시키고 더 조심해야겠다, 이런 생각도 들지만 사실 이번 같은 경우는 신뢰에 대한 좌절이 되게 큰 거거든요. 이런 경우에는 실제 앞으로 금감원의 발표 이후 조치가 어떻게 되느냐를 국민들이 굉장히 주의깊게 지켜보면서 감정에 대한 마침표를 찍게 되는 거거든요. 아마 추이를 잘 지켜보게 될 겁니다.

◇ 김호성: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저희들도 한 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0737님이 메시지 보내주셨네요. ‘오늘 너무 재밌습니다. 귀에 쏙쏙 들어오고 명쾌합니다. 오늘 멤버 참 좋아요. ♡’ 좋습니다. 이렇게 청취자분들께서 좋아하는 코너니까요. 앞으로도 매주 나오셔서 현안 이슈에 대한 즐거운 재미난, 참 이상한 조합을 이끌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인설 한국경제신문 기자,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김태현 변호사 세 분이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태현, 정인설, 이호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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