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장소된 싱가포르, 중립국이 아닌데 왜 '중립지대'라는걸까?

이현우 2018. 5. 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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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후보지들을 두고 수많은 설이 오고가던 북미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최종 낙점되면서 선정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라오스처럼 세계적으로 공인된 영세중립국도 아닌 싱가포르가 오히려 가장 중립적인 장소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판문점, 스위스, 몽골, 평양 등 다양한 후보지가 거론되던 상황에서 싱가포르가 최종 낙점된 가장 큰 이유로는 싱가포르가 지닌 중립지대란 특성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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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싱가포르항공)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여러 후보지들을 두고 수많은 설이 오고가던 북미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최종 낙점되면서 선정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가 선정된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는 '중립적 외교무대'란 점이 주목된다.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라오스처럼 세계적으로 공인된 영세중립국도 아닌 싱가포르가 오히려 가장 중립적인 장소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외신들에 의하면 북미정상회담이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판문점, 스위스, 몽골, 평양 등 다양한 후보지가 거론되던 상황에서 싱가포르가 최종 낙점된 가장 큰 이유로는 싱가포르가 지닌 중립지대란 특성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보통 중립지대라고 하면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와 같은 '영세중립국(永世中立國)'을 떠올리기 쉽지만, 싱가포르는 중립국은 아니다. 동남아시아에서 영세중립국으로는 라오스가 존재하며, 냉전시기 비동맹중립국임을 표방했던 인도 역시 중립국임을 스스로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이런 중립국들보다 오히려 싱가포르가 더욱 중립적인 위치에 놓였다고 판단된 것.

라오스는 1975년부터 영세중립국으로 국제사회에서 공인받은 국가이긴 하지만 여전히 형식상 구 공산권 국가고 북한과 단독으로 교류했던 기간도 긴데다, 주변 동남아국가들로부터 친중국가로 분류되곤 할 정도로 중국 입김이 강한 곳이다. 국제 외교행사를 열만한 전반적인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인도는 표면적으로는 중립국이지만, 파키스탄과의 무력분쟁 문제를 비롯해 최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 역시 엄정한 중립지대로 인식되진 않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유력 후보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 모습. 2015년 중국과 대만 정상회담도 이곳에서 열렸다. (사진=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 홈페이지/http://shangri-la.singaporehotels365.com)

이에비해 싱가포르는 중립국은 아니지만 미국,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는 나라로 인식돼있다. 싱가포르에는 미 해군시설이 있어 미국 함대가 주둔하기 쉬우며 경호, 안전성, 교통, 인프라 등이 모두 훌륭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또한 북한과 오랜기간 외교관계를 맺어왔고 북한대사관도 존재한다.

또한 인구 대다수가 화교로 구성돼있지만,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중국과도 거리가 있어 중국의 영향력도 제한적인 지역이다. 싱가포르는 과거 1960년대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축출돼 만들어진 도시국가로 주변에 수억 인구를 자랑하는 지역 대국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버티고 있어 공식적인 중국과의 수교도 이들 국가들이 중국과 수교를 맺은 이후에 시작했다.
그렇다고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이나 서방권과 완전히 친밀한 국가로 분류돼있지도 않다. 싱가포르는 자본주의 국가이면서도 정치형태는 완벽한 독재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국가기 때문에 인권문제로 많은 공격을 받아왔다. 지난 1993년에는 자국에서 기물파손죄로 체포된 18세 미국 소년에게 태형을 가해 미국과 외교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로인해 국제적으로는 '잘사는 북한'이라는 별명이 붙어있을 정도다.

이런 여러가지 측면에서 싱가포르는 북미 양 정상이 만날만한 이상적인 중립지대로 손꼽힌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5년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의 첫 정상회담도 싱가포르에서 열린바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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