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태영호 "판문점선언 중 '남북 철도 연결'은 공허한 선언"

강지은 입력 2018.05.14. 08:02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14일 '4·27 판문점선언'에 포함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 연결 계획과 관련, "공허한 선언"이라고 단언했다.

해당 철도 지대에 주둔한 북한의 부대 이전과 그에 따른 비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철도 연결이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다.

태 전 공사는 당시 철도 연결 계획이 불발에 그친 이유에 대해 "문제는 북한의 동해안 방어부대 대부분이 철도를 따라 배치돼 있다는 점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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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해안 방어부대, 철도따라 배치해 있어"
철도 건설시 대대적인 부대 이전 필수..비용 문제가 발목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14일 '4·27 판문점선언'에 포함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 연결 계획과 관련, "공허한 선언"이라고 단언했다. 해당 철도 지대에 주둔한 북한의 부대 이전과 그에 따른 비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철도 연결이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공개한 그의 첫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철도 연결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를 2000년 6·15 공동선언 직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표한 '조러 모스크바 선언'을 근거로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한반도, 러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한다면 북한에 엄청난 경제적 혜택이 들어올 것이 확실했고 김정일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었던 듯하다"면서 "러시아는 건설 의지가 확실했고 한국은 언제라도 지원할 의사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국 철도를 연결하는 수송로를 열고, 컨테이너나 석탄과 같은 중량 화물을 수송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떠먹여줘도 못 먹는' 북한 체제의 한계 때문에 한반도 종단철도 건설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적었다.

태 전 공사는 당시 철도 연결 계획이 불발에 그친 이유에 대해 "문제는 북한의 동해안 방어부대 대부분이 철도를 따라 배치돼 있다는 점이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종단철도가 건설돼 철도 현대화가 진행되면 대대적인 부대 이전이 불가피했고, 이를 북한 당국이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철도 계획이 성사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한 군부는 6·25 전쟁에서 전세가 역전된 원인을 인천상륙작전 때문이라고 보고 수십 년에 걸쳐 동해안 철도를 따라 방대한 해안방어선을 구축했다"며"(따라서) 철도 현대화 사업이 벌어지면 해안방어선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북한 군부는 오래전부터 스스로 생존을 유지해야 하는 실정이었기에 부대 이전을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면서 "개성공단 건설 때도 군부는 새로운 주둔지를 마련하기 위해 엄청난 고생을 했기에 군부는 당연히 한반도 종단철도 건설과 부대 이전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특히 "부대 이전만 해결해주면 되는 문제였지만 북한은 그렇게 할 만한 경제력이 없었다"며 "김정일이 군부의 반대를 물리치지 못한 이유다. 동해안 철도 현대화 계획은 자연히 힘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태 공사는 "이후 북한은 러시아 하산부터 함경북도 나진항까지의 철도만 현대화하기로 했다"면서 "이런 사정을 모르는 한국과 러시아는 아직도 한반도 종단철도 창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구글을 통해 확인해보면 북한의 동해안 철도 주변에는 크고 작은 비행장이 수없이 많은데도 북한은 한반도 종단철도 건설이 가능한 것처럼 한국과 러시아에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며 "물론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한국이나 러시아가 북한 동해안에 무수히 산재한 부대 이전 비용까지 부담한다면 말이다"라고 말했다.

kkangzi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