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도 고령화 시대..전용상품 시장 커져
[경향신문] ㆍ질병 예방 영양제 거래 69% 늘어
ㆍ고급사료·유모차·코담요 등 인기
ㆍ“건강관리 위해 가족 챙기듯 돈 써”
반려동물의 수명이 점차 길어지면서 ‘노령견’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가족구성원같이 아끼는 개가 늙어가며 걸리기 쉬운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돌보는 데 필요한 상품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견의 평균 수명은 올해 약 15세에 이르면서 2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70~80대 노인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반려견의 평균 수명이 1980년 3.7세에서 2016년에는 14.2세를 기록하며 34년 동안 무려 4배가량 증가했다. 동물협회 관계자는 “반려동물의 고령화는 세계적 추세”라며 “반려인구 증가와 의료기술의 발달, 생활환경과 위생상태가 개선되면서 반려동물의 평균수명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관련 제품 소비가 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11번가는 올해 1~5월 기준으로 노령견 전용 기능성 사료의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보통 7세 이상은 노령견으로 분류되는데 근육량이 줄어 활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백질 공급을 높이는 등 별도의 영양 조합이 필요하다.
질병 예방을 위한 영양제 거래액도 69% 늘었다. 뇌와 관절 건강을 증진시키는 커큐민, 소화기관을 강화해 변비를 예방하는 식이섬유나 유산균 등을 사료에 섞어 먹인다. 특히 노령견에서 자주 발생하는 관절질환, 알레르기, 피부병 등 각종 질병에 따른 고급사료나 영양제가 기능에 맞게 세분화되면서 하나의 기능에 특화된 상품 수요가 많아지는 추세다.
보조용품 가짓수도 많아졌다. ‘강아지 유모차’는 사람으로 치면 휠체어와 같다. 노화로 면역력이 약해지고 신체활동이 둔화되면서 산책을 싫어하게 되는 강아지의 외출을 돕는 데 유용하다. 늙으면 치아관리가 필요한 것은 개도 마찬가지다. 치석과 플라크 제거에 도움이 되는 개껌 등이 도움이 된다.
예전처럼 껑충껑충 높은 곳에 올라가지 못하는 반려견의 이동을 돕는 보조계단 등도 2만~3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노화에 따른 우울증을 겪는 개의 후각을 자극해 활동을 돕는 ‘코담요’ 같은 제품들도 많이 팔린다.
박준영 SK플래닛 MD영업1그룹장은 “반려동물이 가족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며 노령견의 건강관리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반려동물용품 시장도 이제는 맞춤형·고급형으로 진화 중”이라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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