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 석 달째 10만명대..'고용의 봄' 멀었나

박용하 기자 입력 2018. 5. 1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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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증가폭 작년엔 월 20만~40만명
ㆍ인구 감소 감안해도 낮은 수준
ㆍ제조업은 구조조정 여파 남아
ㆍ실업률은 0.1%P 떨어져 4.1%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수 증가폭이 3개월 연속 10만명대에 머무는 등 고용시장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공공행정과 사회복지 일자리가 늘고 있으나, 저출산과 기업 구조조정이 가져온 고용 위축을 만회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6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1월 33만4000명에서 2월 10만4000명으로 줄어든 뒤 3개월 연속으로 10만명대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까지 20만~40만명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업자 수 증가폭이 3개월 동안 10만명대에 머무른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고용 상황이 위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물론 최근 인구 동향을 감안하면 위기 여부에는 이견이 있다. 지난해 4월의 경우 15세 이상 인구가 30만명 이상 늘었지만 올해 1월부터 인구 증가폭은 20만명대로 떨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서 취업자 수가 예전처럼 30만명대로 증가하는 것은 경기에 특별한 요인이 있지 않는 한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구 영향을 감안한다고 해도 10만명대 초반에 불과한 현재의 취업자 수 증가폭은 낮은 편으로 볼 수 있다. 취업자 수 증가가 3개월 연속 저조했고 그간 소폭 증가해왔던 고용률이 지난 2월부터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현재 고용 상황이 결코 좋지 않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고용 한파는 교육서비스업과 제조업, 도·소매업의 업황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교육서비스업은 4월에만 취업자가 10만6000 감소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교육서비스업은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 등의 영향을 받아 6개월째 고용이 위축되고 있다.

제조업은 자동차나 기타 운송장비 분야를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로 전환됐다. 제조업 분야는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취업자가 증가했으나, 지난달에는 6만8000명 줄어들었다. 통계청 측은 “조선업 등의 구조조정 여파가 제조업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고, 제조업 생산 지표 등이 2∼3월에 좋지 않아 고용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도매·소매업은 6만1000명, 숙박·음식점업은 2만8000명 줄었다. 숙박·음식점업 일자리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시장 포화 상태라 조정 국면인 상황도 작용하고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반면 취업자가 늘어난 분야도 있다. 정부 일자리 정책의 영향으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4만4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8만1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상당수 늘었다. 하지만 교육서비스업 등 다른 분야의 위축이 컸기 때문에 전체적인 고용 상황 개선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실업률 지표는 비교적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실업률은 4.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으며,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0.5%포인트 하락한 10.7%였다. 체감실업률인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4%로 0.2%포인트 내려갔다. 사회복지 직렬 공무원 시험 시기가 지난해는 4월이었으나 올해는 5월로 늦춰진 것이 실업률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최근의 취업자 수 증가 저조에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다면서 앞으로 다소 나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취업자 수 증가가 40만명대를 기록했고, 그 이후에는 20만~30만대로 둔화됐다”며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를 본다면 다음달부터는 조금 증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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