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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잔 침대에서도.." 케모포비아 확산..소비자 '분통'

황효원 입력 2018.05.25. 11:16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효원 기자] 최근 대진침대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의 최대 9배가 넘는 방사선 물질 '라돈'이 검출된 가운데 침대를 회수하는 리콜 조치가 원할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리콜 조치가 늦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케모포비아'(chemophobia·화학물질 공포증)의 확산이다.

지난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대진 침대 방사능 조사결과에서 라돈에 의한 피폭선량이 연간 최대 9.3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라돈'은 폐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이른바 '방사능 침대', '라돈 침대' 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리콜 조치 요청을 했지만 "빠른 수거가 진행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로 해당 침대를 구매한 한 소비자 역시 라돈이 검출된 메트리스를 5년간 사용해와 리콜 신청을 했지만 1주일째 '감감 무소식'이라며 불안함을 나타냈다.

논란이 불거지자 대진침대 측은 8일 "회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콜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고객센터의 대응은 커녕 피해접수가 가능한 상담창구, 침대 회수 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안은 닷새 만에 대진침대 방사선 피폭선량 결과를 뒤집은 원안위의 발표로 더욱 커졌다. 원안위는 지난 15일 대진침대 메트리스 7개 모델의 연간 방사성 피폭선량이 안전기준의 최대 9.35배 초과됐다며 제품 수거 명령을 내렸다. 이는 지난 10일 원안위가 대진침대 메트리스의 연간 외부피폭 방사선량이 최대 0.15mSv로 안전하다고 발표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정부는 5일 만에 결과가 달라진 것은 후속 조사에는 매트리스 구성품인 '스펀지'가 추가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라돈 침대 파문' 이후 '케모포비아'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진침대 '뉴웨스턴슬리퍼' 제품을 구입해 사용해온 주부 정모(54)씨는 "구입 당시 친환경 소재라고 해서 몸에 좋을 것이라 생각해 구입했다"며 "비싼 돈을 지불하고 라돈을 구입한 꼴"라고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


라돈침대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진침대 라돈 사건 집단 소송 인터넷 카페에는 수 만명이 가입해 직접 구입한 측정기를 통해 침대 방사선 수치를 측정하는가 하면, 질병을 겪은 피해자들은 진단서 등을 찍어 올리고 있다. 소비자원에는 지난 18일까지 2320여건의 소비자 피해 문의가 접수됐고 집단분쟁조정신청에 나선 피해 건수도 98건에 달한다. 원자력병원 상담센터에도 하루평균 260건의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이중 2000여명 가량은 현재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소송 참여 금액은 신체적으로 피해가 있는 경우와 정신적인 피해만 있는 경우, 두 가지 방식으로 참여가 가능하고 여기에 따라서 참여 금액도 달라진다.

업계에서는 대진침대의 리콜 조치가 늦어지는 이유를 회사 측은 7000대 이상으로 추정되는 제품의 리콜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단시간에 리콜이 쏟아지면서 인력 부족과 교환 물량 부족 등을 이유로 제품 수거와 교환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방사선을 내뿜는 매트리스를 집안팎에 방지해 둘 수 밖에 없는 많은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소비자들은 원안위가 회수 조치가 완료되기 전까지 소비자들에게 침대를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거나 비닐커버 등을 씌워서 보관하라고 안내한 것은 피해자들에게 2번의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소비자 정모씨는 "환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빠른 시일 내에 회수 조치를 원하는 것"라며 "아무 대책이 없어 불안만 더욱 가중된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원안위는 대진침대가 안전하다고 중간발표를 내놓고 닷새 만에 대진 침대 7종을 리콜 조치해 소비자를 혼란에 빠트렸다"며 "소비자가 대진침대와 연락이 원활하지 않아 소비자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대진침대 이용 소비자에 대한 피폭 검사 방안 마련 ▲방사능 발생 우려가 큰 생활용품에 대한 전면 조사 및 대응책 마련 ▲회수되는 침대의 폐기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2m에 이르는 침대를 덮을 수 있는 비닐을 소비자 개개인이 어떻게 구하냐"며 "한 소비자는 침대를 비닐로 싸 복도에 내놨다가 다른 주민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빠른 침대 회수를 촉구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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