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 존중"..푸틴 "김정은, 약속한 것 모두 이행"

박용필 기자·도쿄 | 김진우 특파원 2018. 5. 2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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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세계 각국은 실망감과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에선 상당한 입장차가 존재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5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유감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일본인 납치문제와 핵·미사일 문제가 실질적으로 진전하는 기회가 되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아베 총리는 귀국 후 빠른 시간 안에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싶다고도 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취소 배경을 두고 “최근 정세로 볼 때 그런 것(비핵화)에 연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할 수 있는 정세하에서 (정상회담이) 개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미·일, 한·미·일 3국이 긴밀히 연대할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회담 개최 자체가 아니라 북핵·미사일·납치 문제가 진전되는 기회가 되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에 화살을 돌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4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전에 약속한 것을 모두 이행했다. 핵실험장의 터널과 갱도도 파괴했다”며 “그 뒤에 우리는 미국 측의 회담 취소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그러한 회담(북·미 정상회담) 없이는 세계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문제 해결에서 상당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과거 메커니즘으로 복귀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며 미국과 북한 외에 한·일·중·러가 참여하는 6자 회담 재개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국제경제포럼에서 “이번 회담 취소는 핵확산 방지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사건으로 보고 싶다”며 “핵확산 방지 절차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에 정상회담이 더 이상 예정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스럽다”며 “한반도에서 핵무기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를 가져올 수 있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의 회담이 취소됐다는 데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평화적이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관련 당사국들이 대화를 이어갈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박용필 기자·도쿄 | 김진우 특파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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