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뜻하는 만주어 '얄루'가 압록강의 어원

이한수 기자 입력 2018. 6. 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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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족 이야기|이훈 지음|너머북스|460쪽|2만6500원

만주어 '울라'는 강을 뜻한다. 만주족은 흑룡강을 '사할리얀 울라'라고 불렀다. '검은 강'이란 뜻이다. 지금 러시아 영토의 섬 사할린은 만주어에 어원이 있다. 만주족은 이 섬을 '사할리얀 울라 앙가 하다'라고 불렀다. '검은 강어귀의 산봉우리'라는 뜻.

현재 중국 동북 지역과 시베리아 남쪽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에는 만주어 지명이 많이 남아 있다. 한반도와 만주를 가르는 압록강은 '경계'를 뜻하는 만주어 '얄루'에서 왔다.

만주족과 그들의 조상인 여진족은 우리 역사와 관계가 깊다. 고대에는 고구려 일부를 구성하고 발해를 세우는 데 일조했다. 조선 때는 북방의 경계인이었으며 일부는 조선인이 되기도 했다. 17세기에는 부족을 통합해 청(淸)을 세워 조선 임금을 무릎 꿇리고 중국을 지배했다.

만주족은 이후 한족에 동화되어 중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게 통설이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미국 학계를 중심으로 만주족 중심 중국사를 연구하는 '신청사(新淸史)'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청나라 때 작성된 방대한 만주어 문서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연구가 활발해졌다. 청 왕조가 작성한 만주어 문서는 당대 한문 문서의 5분이 1 정도로 추산된다.

15세기 조선 군대가 '북정(北征)'을 벌여 여진족을 무차별 학살했다는 지적처럼 자국 중심 서술에서 벗어나려 노력한 학문적 객관성이 돋보인다. 만주어 자료를 섭렵하고 만주족 입장에서 중국과 조선의 역사를 서술해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무늬의 역사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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