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배뇨장애.. 겨울 질환, 여름에도 방심 금물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2018. 6. 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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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심근경색, 혈전이 원인.. 뚜렷한 증상 없어 사망률 더 높아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왔다. 지난 주말 대구와 광주의 기온은 최고 32~34도로, 작년과 비교하면 4도가량 높았다. 이런 더운 날씨에는 각종 질환 위험이 커진다. 특히 '겨울 질환'으로 알려진 심근경색·협심증·전립선비대증 등은 겨울 못지않게 여름에도 많이 발생하므로 안심해선 안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피면 2015~2016년 여름(6~8월)에 발생한 심근경색 환자는 평균 7만1713명으로, 겨울(12월, 이듬해 1~2월) 7만3193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립선비대증 역시 같은 기간 여름과 겨울 각각 102만5822명, 110만9528명으로 나타났다.

◇탈수 때문에 혈전 생겨 심근경색 위험

심근경색의 경우 여름·겨울의 발생 원인이 다르다. 겨울에는 차가운 기온 때문에 혈관이 좁아지면서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반면, 여름엔 땀을 많이 흘리면서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혈액이 끈적끈적해져 혈전(피떡)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이 혈전이 혈관을 막아 심근경색으로 이어진다.

심근경색, 전립선비대증, 요실금 등은 겨울 못지않게 여름철에도 주의를 해야 한다. 심근경색은 여름철 환자가 사망률이 더 높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런 이유로 여름에 발생한 심근경색이 더 위험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 번 생긴 혈전은 없어지지 않고 핏속에 떠다니기 때문이다. 또한, 여름철 심근경색을 탈수 증상 정도로 여기고 방치하다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김병옥 교수는 "혈관이 수축해 발생하는 심근경색은 가슴 통증이라는 전형적인 증상이 있지만, 혈전에 의한 심근경색은 어지럼증 등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 나타나 사나흘 뒤에 발견되는 편"이라며 "이로 인해 여름철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은 여름 심근경색에 주의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는 "여름엔 겨울보다 노인 심근경색 환자 비율이 더 높다"며 "대다수 노인은 탈수 상태를 자각하지 못하므로,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틈틈이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냉방이 배뇨장애·냉방병 유발

전립선비대증이나 요실금으로 인한 배뇨장애는 보통 추운 날씨에 심하다. 체온이 낮아지면서 전립선의 요도괄약근과 방광이 수축하고, 이로 인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름에도 냉방이 유지되는 실내에 장시간 머무르면서 체온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더위를 피하려고 마시는 커피·녹차 등 각종 음료와 과일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수분 섭취량이 많아져 빈뇨(소변을 자주 봄)·긴박뇨(소변을 잘 참지 못함)·야간뇨(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봄) 등의 증상이 심해진다. 특히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이뇨작용을 해 이런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여름철 과도한 냉방은 호흡기질환 위험을 키우기도 한다. 이른바 '냉방병'이다. 냉방병이라고 하면 흔히 발열·기침 등 감기 증상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 차이는 자율신경계 교란으로 이어져 전신 질환을 일으킨다. 자율신경계 조절 기능이 저하되면 적정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면역력도 떨어져 감기는 물론, 안구건조증·소화불량·두통·부종 등이 냉방병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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