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종환의 빅 이슈] 모욕적인 표현 '난무'..처벌은?

전종환 앵커 입력 2018.06.07. 17:40 수정 2018.06.0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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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콘서트] ◀ 앵커 ▶

전종환의 빅 이슈입니다.

극혐, 맘충, 김여사, 한남.

한 번쯤은 들어봤던 단어들일 겁니다.

인터넷과 SNS 들어가면 넘쳐나는 혐오 표현인데요.

욕도 아니니 그냥 써도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무심코 혐오 표현들을 쓰게 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빅이슈에서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많이 쓰이는 혐오 단어들 한번 보시겠습니다.

한자로 '벌레 충', 어떤 어떤 '충', 많습니다.

교복충, 맘충, 틀딱충 이런 것들까지 있는데 어린학생들을 좀 비하하는 표현에 쓰이는 표현이죠.

'개'자도 있습니다.

'개'자 같은 경우에는 특정 부류를 경멸하는 감정을 담았고요, '개저씨' 이런 것들이겠죠.

이련 혐오 표현들 막연히 어느 집단, 계층 비난할 때 이런 표현들이 쓰이곤 하는데, 누군가를 특정해서 이런 표현들을 사용하게 되면, 처벌 피하기 어렵습니다.

바로 모욕죄에 걸리게 되는 건데요.

인터넷과 모바일 SNS에 무심코 남기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기록으로 남아 전과자가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이런 것까지도 처벌 대상이 되는 건가 하는 사례도 많은데, 모욕죄가 성립되는 행동은 어떤 것들인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 영상 ▶

[2017년 4월 20일 뉴스데스크 임명찬]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에 대자보가 하나 붙었습니다.

공과대학 16학번 남학생들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뒤풀이에서 동기 여학생과 후배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적인 농담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학과에서 해당학생들을 불러 진상파악을 해봤더니 성폭행을 의미하는 표현까지 나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생회 관계자] "그 친구를 묶어놓고 XX 싶다는 것도 나왔다고 해요, 제보에 의하면…"

남학생들만 있는 단체 대화방이나 사적인 자리에서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눌 경우 모욕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가톨릭 관동대 의대에서는 특정 여학생을 성희롱하는 남학생들의 단체 대화방 내용이 알려지면서 해당 학생들이 모욕죄로 각각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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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0일 뉴스데스크 박성원]

차량 견인업체 직원과 시비가 붙은 여성이 욕설을 내뱉습니다.

"ㅇㅇㅇ아, 네가 견인을 안 해준다며…나랑 싸움 한 번 할래."

욕이나 조롱, 악평을 통해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를 경멸할 경우 모욕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70대 여성 김 모 씨는 지난해 6월 교회 예배실에서 A 씨를 마주쳤습니다.

자신에 대한 헛소문을 낸다는 이유로 A 씨에 대해 감정이 안 좋았던 김 씨는 '주먹을 쥔 채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려봤습니다.

예배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이 광경을 지켜봤고 이에 앞서 두 차례 욕설까지 들었던 A 씨는 수치심을 느꼈다며 김 씨를 고소했습니다.

김 씨는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김 씨에게 모욕죄를 적용해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 앵커 ▶

이 모욕죄 사례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모욕의 표현과 행동 있고요, 누군가를 특정해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언행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벌어졌습니다.

모욕성, 특정성, 공연성, 이렇게 얘기하는데, 이 세 가지가 모욕죄 성립 요건입니다.

여기서 비교되는 게 명예훼손죄인데요, 구체적으로 이러이러해서 저 사람 나쁘다, 그런 내용을 표현해 누군가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렸다, 그렇게 되면 이게 명예훼손죄가 되는 거고요.

반면에 모욕죄는, 막연하게 누군가를 특정해 비난만 해도 처벌을 받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명예훼손보다 포괄적인 범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판결을 보면 좀더 이해가 쉬워질 것 같습니다.

누군가 연예인 관련 뉴스에 이런 댓글 달았습니다.

"'극혐' 면상만 봐도 토가 나온다"

마흔네 살 이 모 씨가 무심코 쓴 댓글이었는데요.

별 내용이 없죠?

그냥 면상만 봐도 니가 싫다 이런 내용인데, 벌금 70만 원 선고가 됐습니다.

또 다른 사건도 볼까요.

한 정당 모임에 나가는 사람들 채팅방에서 일어난 사건인데요.

스물다섯 살 김 모 씨가 특정인에게 "애비충, 진짜 극혐" 역시 또 별 내용이 없습니다.

싫다 이겁니다, 그렇죠?

역시 벌금 70만 원 선고를 받았습니다.

모욕죄 처벌,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이게 몇 십만 원 벌금 내고 말지 가볍게 볼 일이 아닌 게, 엄연히 전과기록까지 남는 범죄입니다.

어떻습니까?

마음먹고 찾아보면 주변에 모욕죄로 문제 삼을 일, 정말 많이 있을 것 같죠?

그래서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들 많이 찾는 인터넷 카페, 커뮤티니에 욕먹을만한 글 올립니다, 그렇게 되면서 모욕, 혐오 댓글을 유도를 하는 거죠. 댓글 주르륵 달리겠죠, 욕설은 물론 다양한 모욕적 표현 잇따를 겁니다.

그러면 그걸 다 기록으로 모아서 수사기관에 가져가는데요, 이게 바로 '기획 고소'가 되는 겁니다.

당연히 모욕죄 고소 늘겠죠, 2004년 2천 건 정도였던 게 2014년 무려 2만 8천 건까지 폭발적으로 늘었고요.

대검찰청도 이것 좀 아니다 싶어서 대책을 내놨습니다.

합의금을 뜯어내려고 협박을 하거나 고액의 합의금을 요구할 경우 공갈죄, 부당이득죄 적용하겠다고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모욕죄 고소가 줄었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특정 집단과 특정 부류를 싸잡아 매도하는 혐오 표현, 이게 우리 사회를 점차 잠식해가고 있습니다.

별 죄의식 없이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이 같은 행위가 훼손하는 것, 다름 아닌, 우리가 추구하는 평등과 공존의 가치일 겁니다.

지금까지 빅이슈였습니다.

전종환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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