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김부선, 누가 거짓말하나

2018. 6. 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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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판 흔드는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스모킹 건' 나오지 않은 진실 공방 계속
현재까지 김씨 쪽 뒷받침하는 증언 많아
선거 뒤 진실 가려지면 다른 쪽은 치명상

[한겨레]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배우 김부선. 한겨레 자료사진

11일 배우 김부선씨 딸 이미소씨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에 자신의 어머니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연인 관계였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당사자인 김부선씨도 이 후보와 연인 관계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안은 지방선거 막바지에 최대의 스캔들이 되고 있다. 이 후보와 김씨가 그동안 밝힌 이야기 가운데 무엇이 맞고 틀린지 따져봤다.

■ 두 사람은 연인 관계였나?

김씨는 2010년 11월11일치 <한겨레> 인터뷰에서 “동갑내기 변호사 출신 정치인과 만남을 가진 적이 있고 인천에서 연인처럼 사진 찍고 잠자리도 함께 했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이 후보를 익명으로 보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겨레> 지면에 실린 것보다 더 많은 구체적인 진술을 했다. 그러나 다음 날 보도 내용이 논란이 되자 온라인상에서 일부 내용을 지워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지난 10일 <한국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내가 살아있는 증인”이라며 이 후보와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만남’은 인정하지만 연인 관계는 부인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그동안 줄곧 “2007년 대선 유세 후 식사 자리에서 김씨를 처음 알게 됐다. 김씨의 힘겨운 삶에 공감하며 유세 현장 등에서 몇 차례 만났고, 식사도 했다. 그러나 김씨가 부탁한 양육비 소송은 패소할 것으로 보여 거절했다. 이 때문에 매우 섭섭해 했다”고 말했다. 김씨와의 연인 관계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 김씨는 왜 연인 관계를 번복했나?

김씨는 2010년 <한겨레>와의 인터뷰가 논란을 일으키자 나흘 뒤인 2010년 11월15일 자신의 공식 팬카페에 “언론에 언급된 이니셜(의 인물)은 아니다. 소설 그만 써라. 그분께 죄송하다”고 썼다. 그러나 3년 뒤인 2013년 4월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 성남의 가짜 총각은 많이 늦었지만 양심고백하시지요. 에라이 천벌을 받을 넘(놈)아!”라고 써 다시 논란을 불렀다. 그러나 논란이 일어나자 곧바로 삭제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이 후보는 사실상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2016년 1월27일 김씨가 다시 “이 개만도 못한 자식”이라고 비난하자, 이 후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위터에 “이 분이 대마 좋아하지. 요즘도 많이 하시나? 마약쟁이다. 허언증 환자다”라며 맹비난했다. 이에 김씨가 사과하며 “아무 관계 아니다”라고 해명하자, 이 후보도 글을 지웠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김씨와의 통화 녹음 파일에서 “소송당할 수 있으니 글을 고치라”고 조언한 것은 이 때로 보인다.

김씨가 두세 차례 이 후보와의 관계를 주장했다가 번복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씨는 지난 10일 <한국방송>(KBS)과의 인터뷰에서 “그 사람이 매장된다. 적폐 세력과 싸울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다. (연인 관계가) 아니라고 해야 한다”고 주변에서 요구했고, “(이 후보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이 친구라며 나를 대마초로 잡아넣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9일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는 “딸을 제대로 뒷바라지 못해 미안하고 불쌍한데, (소송으로) 딸 혼삿길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는 이유도 들었다.

■ 과연 누가 거짓말했나?

현재로서는 김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더 많다. 이 후보와의 남녀관계를 밝히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김씨의 딸 이미소씨도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학) 졸업 사진을 정리하던 중 이 후보와 어머니의 사진을 보게 됐고 그 사진을 찾는 엄마를 보고 고민 끝에 다 폐기해버렸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연인 관계를 입증할 증거가 있었으나, 자신이 증거물들을 폐기했다는 것이다. 소설가 공지영씨나 한의사 고은광순씨도 김씨와의 대화를 통해 김씨의 주장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쪽은 “연인 사진이나 1년간 밀회했다는 오피스텔 계약서나 기타 어떤 것이라도 ‘이재명’이라는 증거를 제시하라. 힘겹고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김씨는 악의에 가득 찬 사람들에 둘러싸여 악용당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재로서는 두 사람의 연인 관계를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 증거는 없는 상태다. 다만, 두 사람 사이를 중재한 것으로 알려진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비교적 진실에 근접한 사실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주 기자는 최근 이 사안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 논란을 둘러싸고 어느 쪽이라도 결정적 증거를 제시한다면 다른 한쪽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배우인 김씨보다는 유력한 경기지사 후보이며, 잠재적 대선 후보인 이 후보에게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김씨 쪽에서는 이미 내놓을 수 있는 것을 모두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선거 뒤 온갖 음해의 근원을 찾아내 뿌리 뽑겠다”고 말한 이 후보 쪽에서 어떤 대응을 할지가 주목거리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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