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비추는 새로운 빛?' 예술가가 청계천 베를린장벽 훼손한 이유
이민정 2018. 6. 13. 06:59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오후 2시부터 7시 20분까지 5시간 넘게 조사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6일 오후 11시 30분께 중구 청계2가 베를린 광장에 설치된 베를린장벽에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린 혐의(공용물건손상)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럽을 여행할 때 베를린장벽에 예술가들이 예술적 표현을 해놓은 걸 봤는데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관심도 없고 흉물처럼 보였다"며 "건곤감리 태극마크를 인용해서 평화와 자유를 표현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다.
그가 훼손한 베를린장벽은 2005년 청계천 복원 완공 시점에 맞춰 독일 베를린시가 서울시에 기증한 것이다.
정씨는 베를린장벽 한쪽에는 노란색과 분홍색, 파란색 페인트 줄을 그렸고, 다른 한쪽 면에는 '날 비추는 새로운 빛을 보았습니다. 내 눈을 반짝여줄 빛인지'라는 문구로 장벽을 더럽혔다.
이에 '문화재 훼손'이라는 비난이 이어졌고,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정씨에 대해 추가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