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혁신하지 않는 보수 야당에 '레드카드'.. '샤이 보수' 결집 없었다

김형호 입력 2018.06.13. 21:30 수정 2018.06.14. 02:02

6·1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여야는 모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6년 지방선거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에서 압승했으며 당시 열린우리당은 단 한 곳에서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이번 지방선거가 정부 여당에 대한 지지 성격보다 대안없이 '무조건 반대'만 외치는 보수 야당에 대한 심판 성격이 더 강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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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국민의 선택 - 표심 분석
집권 여당에 힘 실어준 민심
민주당, 영남권 광역단체장 사상 첫 배출
대구·경북서도 선전 '유일 전국정당' 대도약
대안 없는 비판, 막말 논란..지지층도 외면
한국당, 책임론 후폭풍..'뼈깎는 변신' 숙제

[ 김형호 기자 ]

6·13 지방선거 투표가 마감된 13일 저녁 서울 잠실체육관에 마련된 광진구개표소에서 사무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여야는 모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거 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막상 실제 성적표를 받아 든 여야 지도부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눈에 보이는 선거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 표심 못지않게 보수 야당에 대한 심판 정서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전국정당 발돋움

민주당은 역대 지방선거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4곳을 민주당이 차지한 것은 창당 이후 처음이다. 이번 결과는 역대 지방선거에서 특정 정당이 거둔 최대 승리라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6년 지방선거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에서 압승했으며 당시 열린우리당은 단 한 곳에서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당시 한나라당은 호남에서는 광역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무엇보다 부산 울산 경남 등 ‘부·울·경’ 벨트의 승리에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부산 울산 경남 등 PK지역은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민주당 간판 후보에게 허락되지 않은 불모지였기 때문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김두관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민주당에 입당했다.

전국 12곳에서 치러져 ‘미니 총선’으로 불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11석 이상을 늘렸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선거를 사실상 ‘싹쓸이’하는 대승을 거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울·경 승리로 창당 이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전국 정당 면모를 갖췄다”며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격차로 앞서고 있어 기대는 했지만 막상 결과를 보니 민심의 무서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국당, 야당 심판 정서에 참패

한국당은 정당 사상 최악의 패배에 직면했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으로 궁지에 몰렸던 때보다 더 심각한 결과다. 개헌저지선인 100석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보수 야당은 112석을 얻었다. 게다가 당시엔 박근혜 대표 등 차세대 주자들이 당내 자산으로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수의 자존심인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전 지역을 민주당에 내줬다.

한국당은 막판 ‘샤이 보수’ 결집을 기대했으나 TK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야당 심판 정서가 더 강하게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중반 이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남북한 정상회담 ‘위장평화쇼’ 발언을 비롯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인식과 발언이 유권자들의 정서적 반발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지난 12일 열린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도 “대한민국의 안보를 팽개쳤다”며 막판 보수층 표심 잡기에 나섰으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벌인 조사에서 2040세대인 투표 적극 참여층이 4년 전보다 15%포인트가량 높게 나타나는 등 유권자들의 표심에 이전과 다른 조짐이 감지되기도 했다. 이날 지방선거 투표율은 23년 만에 60%를 돌파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정부 여당에 대한 지지 성격보다 대안없이 ‘무조건 반대’만 외치는 보수 야당에 대한 심판 성격이 더 강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