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4번 도전 끝에 첫 '당선' 오거돈 그는 누구인가

허상천 입력 2018. 6. 13. 22:53 수정 2018. 6. 14.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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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3일 부산 부산진구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선거캠프에서 오 후보가 당선이 확실해지자 캠프 관계자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8.06.13.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제37대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애환의 삶을 살아온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역임한 그가 2004년 민선 3기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첫 출마한 뒤 이번 네번째 도전해 14년 만에 첫 당선의 감격을 누렸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선거는 진정한 시민들의 승리입니다”라며 지지자들의 축하와 환호에 감사했다.

이어 오 후보는 “특정계층에 의해 주도된 부산시정이 변화되기를 바라는 부산시민의 염원이 담긴 결과라고 생각된다”며 “권위주의와 불통의 23년 독점을 깨고 새로운 시민행복 시대를 열 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행정고시 출신의 행정가로 안상영 전 부산시장 사망 후 당시 참여정부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으로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으나 보수 텃밭에서 후배 공무원이자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에게 패배 했다.

그는 이듬해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뒤 2006년 지방선거에 다시 한 번 부산시장에 도전했지만 허 시장에게 연거푸 낙선했다.

2010년 지방선거 때는 당시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해 44.6%를 득표하면서 3선에 도전한 허 후보(55.4%)를 맹추격해 지방 정권 교체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3선 연임한 허 시장이 출마하지 않은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오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후 여론조사를 통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한 김영춘 후보의 양보로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써 당선 가능성을 높였으나 대항마 새누리당 친박핵심인 서병수 후보와 엎치락 뒤치락 하는 혈투 끝에 불과 1%의 득표율 차로 또 고배를 마셨다.

이후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측에서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을 제의했으나 거절했다.

그는 2016년 4·13총선(20대)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동명대학교 총장에 취임했다. 한국해양대 총장에 이어 두 번째 대학 총장자리에 앉은 것이다.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한 그를 두고 사람들은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공직에서 누릴 건 다 누렸고 대학 총장과 석좌교수까지 역임해 더 이상 미련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본인은 측근들에게 “직선 부산시장에 대한 아쉬움은 떨칠 수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 후로 한동안 정치판을 떠난 듯 했으나 19대 대선 시즌에 접어들면서 당시 유력한 대선 주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지역 선거대책위원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으면서 다시 거명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줄곧 가장 유력한 차기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역 서병수 부산시장을 제치고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윽고 좀체 선거와는 담을 쌓은 것 같았던 그가 작년 12월 30일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했다.

19대 대선 이후 부산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큰 유동 없이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깃발을 들고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키로 결심한 것이다. 당내 경쟁자였던 김영춘 의원이 지난해 6월 해수부 장관으로 임용된 후 사실상 부산시장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군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단수 공천이나 전략공천을 기대할 수 있고 그동안 세차례 걸친 선거에서 지지해 준 종전 범 야권이 힘을 합치면 부산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자신감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11일 민주당 부산시당이 그의 복당 신청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면서 민주당에 다시 입당했다.

부산시장 출마 유불리에 대한 판단 때문에 민주당에 들어온 게 아니냐는 뒷말을 의식한 듯 “김영춘 해수부 장관이 부산시장 선거에 나온다면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히고 “당내 경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정공법으로 대처했다.

마침내 지난 2월 27일 “부산을 동북아 해양 수도로 만들겠다”며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마지막 각오로 선거전에 돌입해 승리의 감격을 누리게 된 것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는 소통과 통합을 바탕으로 ‘원팀’을 구성해 부산지역 정권 교체 동력을 확대하는 등 힘을 보탰다.이 덕택에 시장선거뿐 아니라 구청장과 군수후보들도 경선 경쟁 후 당락에 관계없이 모두 선거운동원으로 참여하면서 민주당의 선거운동에 탄력이 붙었다.

오거돈 당선자는 14일 오전 당선증 교부와 함께 본격적인 민선 7기 부산광역시장 직무에 돌입하게 된다. 이젠 그동안 바닥을 돌며 수렴한 시민들의 소리와 선거운동 과정에서 쏟아낸 공약을 잘 가다듬어 시민들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그의 소명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heraid@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3일 부산 부산진구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선거캠프에서 오 후보가 당선이 확실해지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8.06.13.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3일 부산 부산진구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선거캠프에서 오 후보가 당선이 확실해지자 부인 심상애씨와 함께 꽃목걸이를 걸고 지지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18.06.13. yulnet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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