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미 금리차 11년 만에 최대.. 한국경제 부담 더 커졌다

이진경 입력 2018.06.14. 20:50 수정 2018.06.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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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0.25%P 추가 인상.. 1.75∼2%로 / 美, 하반기에도 두차례 인상시사 / 아르헨 등 '긴축발작' 재현 우려 / 가계 빚 부담·경기 불확실성 확대 / 韓銀 기준금리 인상 타이밍 고민 / 정부 "신흥국 경계심 갖고 주시 /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 엄정대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틀간의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이 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3일(현지시간) 연방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하반기 2회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자산매입 규모를 10월부터 축소하기로 했다.

연준은 워싱턴에서 이틀 동안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존 1.5∼1.75%이던 기준금리를 1.75∼2%로 상향 조정했다. 2%대 미국 기준금리는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는 강하고, 노동시장도 강하고, 성장도 강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연준은 이날 통화정책 회의 직후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4회로 수정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0.5%포인트로 커졌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5%다. 양국 금리차는 2007년 8월 이래 가장 크다. 앞으로 시장 전망대로 연준이 두 차례, 한은이 한 차례 인상한다면 올해 말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가 된다.

ECB는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10월부터 월 채권 매입 규모를 300억유로에서 150억유로로 줄이고, 12월에 매입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ECB는 2015년 유럽 재정위기로 경기 침체가 시작되자 그해 3월부터 매월 600억유로 규모의 국채 매입을 통해 돈을 풀기 시작했다. 올해 유럽연합(EU)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양적완화 축소에 나선 것이다.

◆신흥국 불안에 금융시장 출렁

커지는 금리차,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등은 우리 금융시장에 큰 불안요인이다. 외부 충격에 쉽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 등 일부 신흥국에서는 급격한 자금유출이 발생했다. 미국, ECB의 돈줄 조이기가 본격화하면 신흥국에서의 자금이탈은 더 빨라질 수 있다. 2013년 당시 ‘테이퍼 텐트럼(긴축발작)’이 재현될 경우 우리 시장도 충격을 받게 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자본유출은 금리 1, 2번 인상으로 촉발되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경제여건이 취약한 신흥국 시장이 어떻게 진전될지 경계심을 가지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도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신흥국 금융불안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승호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금리차 확대에 글로벌 통상갈등 확대까지 겹치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로 금융시장은 출렁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478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45.35포인트(1.84%) 내렸다. 일본, 홍콩, 인도, 영국, 독일 등 주요국 증시도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9원 올랐다.

◆한은 금리 인상 고민… 가계빚 부담 커져

당장의 충격은 없다지만 한은도 언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차 축소, 경기하강에 대비한 통화정책 여력 확보, 금융불균형 해소 등의 필요성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외 불확실성이 많아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고용, 수출, 투자, 물가, 가계부채, 정부 정책,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등 변수가 즐비하다. 자칫 금리인상으로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낼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빚을 지고 있는 가계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지난 1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은 1468조원에 달한다. 시중은행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는 5% 안팎까지 높아졌다.

더 큰 문제는 상환능력이 낮은 취약계층부터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취약계층이 주로 찾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4.5%에서 1분기 말 4.9%로 상승했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6%포인트나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에 편승한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이나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등에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