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항의 예상?..승인거부된 '판문점선언 지지' 지하철역 광고
한영혜 2018. 6. 15. 20:31
서울교통공사 "자유한국당 언급한 일 없어"
겨레하나 "이 광고는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전국 대학생 연합동아리 ‘대학생겨레하나’는 서울교통공사의 광고 게재 불승인 결정에 반발해 서울시청광장에 ‘판문점 선언 지지 시민 광고’를 설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측은 “(겨레하나 측에) ‘자유한국당’이라는 특정 정당 이름을 거론한 적이 없으며 담당 부서에 확인도 마쳤다”라며 “해당 광고는 일반 상업광고가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광고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겨레하나 "이 광고는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해당 광고는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 위를 나란히 걷는 모습을 담았다. 가로 5.4m에 세로 2.15m 크기에 ‘남북이 만나 세상에 둘도 없는 길동무가 되었습니다’라는 글귀도 실렸다.
겨레하나는 5월 3일 광고 시안을 제작해 서울교통공사에 심의를 요청했고, 같은 달 8일 서울교통공사측으로부터 심의 요청 반려 통보를 받았다. 승인 반려에 대해 겨레하나는 “공사는 ‘자유한국당 항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며 “‘아직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이렇게 확정적인 광고를 실어도 되느냐’는 등 의견도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겨레하나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나란히 판문점 도보다리 위를 걷는 모습이 담긴 광고 앞에서 ‘이 광고의 자리는 광화문역이었습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었다. 이어 “서울교통공사가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의 항의를 우려해 광고 게재를 거부했다”라며 “시민들의 모금으로 만들어진 이 광고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겨레하나는 지난 4월 6일부터 5월 21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시민 200여명의 후원을 받아 ‘판문점 선언’ 지지 광고를 제작했다.
공사 관계자는 “인물 사진이 담긴 광고를 상징성을 띠는 다른 도안으로 교체하고, 의견 광고라는 사실을 더 명확하게 표현할 것을 요청했다”며 “외부인으로 구성된 광고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자체 확인 결과, 우리 쪽에서는 자유한국당을 언급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공공기관이다 보니 공정성 차원에서 인물 사진 게재에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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