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세 가지 특별부탁' "유능해지고, 도덕성을 갖추고, 겸손해져라"

구영식 2018. 6. 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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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보좌관회의 주재.. "등골이 오싹해지는 두려움을 가져야"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대회의실(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생중계 됐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대회의실(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생중계 됐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간부들과 직원들에게 "유능해지고, 도덕성을 갖추고, 겸손해져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후 2시부터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자부심과 함께 "등골이 오싹해지는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유능함'과 '도덕성', '겸손의 태도' 등을 '특별부탁'했다. 그는 "그런 두려운 마음을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라며 문재인 정부 2기에서 이러한 태도들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와 각 부처를 대상으로 하는 공직기강, 업무 관리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별부탁 ①] "국민들에게 유능함을 보여 달라"

이날 문 대통령이 주문한 첫 번째 특별부탁은 "유능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저는 공직에 근무하는 사람의 가장 기본이 유능함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청와대를 대한민국 국정을 이끄는 중추이자 두뇌라고 본다면 청와대야말로 정말 유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 분 한 분이 자기 업무에 유능해야 할 뿐 아니라 국정은 혼자서 다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협업이라는 측면에서도, 또 부처와의 협력관계를 제대로 구축한다는 측면에서도 다 유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러나 청와대에서 정말 이렇게 유능해진다는 것이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왜냐하면 다들 처음 해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도 처음, 비서실장도 처음 해보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들 처음 해보는 일이고, 과거에 해왔던 일하고는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다"라며 "그런 일을 처음 하면서 잘하기는 참으로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4년의 청와대 근무'라는 개인적 경험까지 끌어왔다. 문 대통령은 "제가 여러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점이 있다면 과거 청와대에서 4년가량 있어 봤고, 또 어깨 너머로 대통령이 하는 일을 봐왔다는 것인데 그것만큼 저한테 도움되는 것은 없었다"라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그만큼 경험도 중요한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모두 다 1년의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이제는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좀 서툴 수 있다는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라며 "지금부터는 정말 유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도, 하나의 팀으로서도 협업 측면에서도, 대통령에게 유능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그 유능함을 보여줘야 한다는 자세를 꼭 명심해 달라"라고 거듭 당부했다. 

[특별부탁 ②] "도덕적이지 못하면 적폐청산 못한다"

두 번째는 "도덕성"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정치세력이라는 면에서 결코 다수의 세를 갖고 있지 못하다"라며 "그런 가운데 국정을 이끌어 나가는 힘은 국민들의 지지밖에 없고, 그 지지를 받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높은 도덕성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상대적으로 이런 높은 도덕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기본적으로 도덕적 가치를 더 높게 존중하는 그런 DNA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런 만큼 국민들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는 더 높다"라며 "상대적으로 조금 작은 도덕적 흠결만 보여도 국민들로부터 훨씬 많은 질타와 비판을 받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적폐청산이고, 그 중심에는 부정부패 청산이 놓여 있다"라며 "우리 스스로 도덕적이지 못하다면 국민들이 바라는 중요한 국정 과업을 제대로 해낼 수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역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다"라며 "이것을 왜 이제 강조하는가 하면 지난 1년간 정말 잘해줘서 도덕성 측면에서 지금 청와대는 거의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역대 정부를 보더라도 2년차, 3년차에 접어들면 도덕성이란 면에서 늘 사고들이 생기곤 했다"라며 "그만큼 익숙해지면 마음이 해이해지기도 하고, 초심도 잃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2년차를 맞았어도 결코 초심을 잃지 않겠다, 도덕성의 면에서도 한 번 더 자세를 가다듬어야겠다는 결의를 가져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특별부탁 ③] "국민을 받드는 겸손한 태도 갖춰야"

세 번째는 "국민을 대하는 태도"다.

문 대통령은 "제가 세 번째로 말하기 때문에 세 번째로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저는 우리 정치와 공직에서 지금 이 시대에 계속 중요한 것이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대하는 태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태도,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는 태도, 사용하는 언어와 표현 방법 등 이런 태도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결코 형식이 아니다, 이 태도는 거의 본질이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게 왜 본질이냐 하면 국민들을 모셔야 하고, 국민들을 모시는 존재가 공직자라면, 그런 모시는 본질이 태도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 정치와 공직이 국민들의 기대나 눈높이하고는 가장 동떨어진 것 아닌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히려 정치나 공직 경력이 오래될수록 또는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태도에서 국민들의 기대와 어긋나는 경우가 더더욱 많아진다"라며 "국민들이 볼 때에는 정치세계나 공직세계는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하는 행동방식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다르고, 국민들과는 다른 별세계 같이 느껴질 정도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진짜 국민을 모시는 공직자라면 국민을 받드는 겸손한 태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청와대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공직자들이 바로 여러분들이다"라며 "청와대에 오면 위에 상급자들이 즐비하고,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하고, 주말에도 일하고, 스트레스가 많고, 그래서 어디보다 노동강도가 강한 직장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국민들이 보기에 청와대는 까마득히 높은 곳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실장·수석·비서관뿐 아니라 행정요원들도 국민들이 볼 때는 정말로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다"라며 "한 분 한 분이 다 청와대를 대표하고, 저를 대신하는 비서과 같은 역할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행정요원이 전화를 받더라도 그 전화는 저를 대신해 받는 것이다"라며 "친절하게 대응하면 '친절한 청와대'가 되는 것이고, 조금이라도 친절하지 않게 전화를 받으면 '아주 고압적인 청와대', '권위적 청와대'가 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태도 면에서도 우리가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는 당부를 드린다"라며 "아마 오늘 민정수석이 안건를 보고할 텐데 민정수석실에서 이 악역을 맡아줘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직기강 강화'를 예고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결론을 말하자면 이번 선거결과에 자만하지 말고,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각오로 정말 국민들 기대에 맞게 잘하고, 그 다음에 유능함으로 성과를 보여드리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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