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논두렁 시계 보도, 원세훈이 기획"

강연섭 2018. 6. 2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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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물로 받은 명품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의혹, 지난 2009년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했는데요.

당시 노 전 대통령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당시 그런 언론보도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기획에 의한 것이다, 이렇게 폭로를 했습니다.

사실 처음 나온 폭로도 아니고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내용이지만 이 시점에서 왜 또 그 폭로를 한 것인지 짚어볼 대목이 있습니다.

강연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기 일주일 전인 2009년 4월 22일.

KBS가 노 전 대통령의 명품시계 수수 의혹을 처음 보도했습니다.

[KBS <9시뉴스>/2009년 4월22일] "검찰에서 노 전 대통령의 회갑을 맞아 선물용으로 2억 원을 들여 시계를 선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주 뒤인 5월 13일에는 SBS가 "권양숙 여사가 이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후속 보도를 내놓습니다.

[SBS <8뉴스>/2009년 5월13일] "봉하마을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가 이어지면서 "노 전 대통령은 부정한 인물"이란 여론이 일었고 노 전 대통령은 열흘 뒤 비극적 결말을 선택합니다.

과연 '논두렁 시계' 보도는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인지,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은 이 보도의 배후는 검찰이 아니라 국정원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전 부장은 오늘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원세훈 국정원장이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전화해 '노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를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거절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하지만 이로부터 일주일 뒤 KBS의 첫 보도가 나갔고 이인규 전 부장은 KBS 보도 당일, 원세훈 전 원장의 고교 후배인 김영호 전 행안부 차관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보도 사실을 전해 듣고 원색적인 욕설을 섞어 원 전 원장을 비난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SBS 보도 역시 국정원의 소행으로 의심된다는 게 이 전 부장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국정원 개혁위 적폐청산 TF가 지난해 말 밝힌 조사 내용은 다릅니다.

당시 국정원 간부가 이인규 부장을 만난 사실은 있지만 '언론플레이'를 둘러싼 국정원의 지시나 실행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고 논두렁 의혹을 보도한 SBS의 기자도 국정원 TF 조사에서 '검찰에서 확인한 정보'라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원세훈 전 원장과 통화한 것으로 지목된 임채진 전 검찰총장은 오늘 MBC와의 통화에서 원 전 원장과의 통화 여부나 시계 수수 내용을 언론에 흘리라는 국정원의 주문 등이 있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기억이 안 난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을 부른 '논두렁 시계' 의혹은 여전히 검찰과 국정원, 언론 사이에 진실공방이 팽팽합니다.

마침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오늘 이 의혹을 본격 조사하기로 결정해, 의혹과 보도 경위 등을 둘러싼 진실이 베일을 벗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강연섭 기자 (deepriver@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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