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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장 인터뷰]이철우 경북지사 당선인 "구미 박정희 사업 축소 안돼..과감한 행정으로 보수 품격 찾을 것"

백경열 기자 입력 2018.06.2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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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27일 경북개발공사 1층 취임 준비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도정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가덕도 신공항 추진 땐 극심한 지역 갈등 겪을 것 2년 전 정부 결단 존중해야 최종부지 선정만 남겨둔 대구 통합공항 이전 작업 국방부에 신속 결정 건의 ‘저출산 대책 시범마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하반기 2개 지역서 시행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62·자유한국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52.11%의 득표율로 어렵게 당선됐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경북에서 새누리당계 후보가 득표율 70%를 넘기지 못하고 이처럼 신승(辛勝)을 거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당선인은 “자유한국당이 당내 세력 다툼에만 몰두하는 등 정의롭지 못한 모습을 보여 20~40대가 돌아섰지만, 청년 세대의 정치 성향이 진보로 기울었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보수 정치의 잃어버린 품격을 되찾기 위해 과감한 행정으로 실력을 보여주고, 진보 정당보다 더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북 김천 출신인 이 당선인은 상주·의성 등지에서 수학교사로 일하던 중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20년간 국가정보원에 몸담았다. 2005년 12월부터 2년 동안 경북도 정무부지사를 거쳐 18~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약 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도백을 이끌게 된 그는 인수위를 꾸리지 않고 지역 곳곳을 돌며 주요 현안과 공약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있다.

■ “가덕도 신공항 추진, 유감”

최근 부산을 중심으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당선인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10년을 넘게 끌어온 사안에 대해 2016년 정부가 내린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또다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추진한다면 극심한 지역 갈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논란이 대구 통합(군사·민간)공항 이전에 악영향을 준다면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영남권 지자체는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로 내세우며 2006년부터 논의를 벌였다. 지역 간 갈등이 심화되자, 정부는 2016년 김해공항 확장 및 대구 통합공항 이전으로 결론냈다. 김해공항 확장 공사는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쳤고, 소음영향 분석 등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이 진행 중이다. 특별법에 따라 진행된 대구 통합공항 이전은 현재 최종부지 선정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이 당선인은 대구 통합공항 이전 작업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북도 부지사 시절 외국 기업을 유치하려 했지만 ‘공항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면서 “국방부에 빠른 시일 내 최종부지를 결정해 달라고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유치를 위해 포항·구미 등 공업단지를 중심으로 ‘공단분양 특별팀’을 꾸리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4년간 1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한 방법론 중 하나다. 이 당선인은 “공단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분양가를 대폭 낮춰 4차 산업 분야의 대기업·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유치하겠다”면서 “조성원가보다 싼 가격에 넘기더라도 일자리나 생산품, 세금 등으로 결국 이익을 보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북을 찾아오는 기업을 위해 노동자를 위한 기숙사를 미리 짓거나 문화·복지·의료 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등 여건을 마련하는 데에도 힘쓰겠다”면서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지원책이 있어야 둥지를 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경북의 강점은 농업”

이 당선인은 임기 중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경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선, 올 하반기 중 의성 등 2개 지역에 각 300가구 단위의 ‘저출산 대책 시범마을’을 만들어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 모델로 삼기로 했다. 성과가 좋을 경우 경북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 당선인은 “의성의 특산물인 마늘을 가공할 수 있는 공장을 만들고, 이를 설립 예정인 경북유통공사를 통해 홍보와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청년이 농촌에 정착해 아이를 낳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시범마을에는 주거시설은 물론 영화관 등 문화시설, 도립의료원 분원과 같은 의료기관, 어린이집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같은 이유로 소규모 학교 통폐합 움직임에도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지난해 경북지역 345개 읍·면·동 중 절반에 가까운 152개 지역의 신생아 출생 건수 10건 미만이다. 청년층(만 15~39세) 인구는 지난 10년간 매년 약 6500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도가 인구수 등을 기준으로 ‘지방 소멸 위험도’를 자체 분석한 결과, 경북에서는 23개 시·군 중 17곳이 소멸우려 지역이었다.

“경북이 잘할 수 있는 게 바로 농업”이라고 전제한 이 당선인은 농촌에서 ‘이웃사촌 복지공동체’가 꾸려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청년-노인 간의 관계를 원만히 하는 것도 지방 소멸을 막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당선인은 “청년이 농사지은 것을 6차 산업으로 키우고, 땅은 있지만 농사를 못 짓는 이들은 주주 형태로 함께 참여하도록 하겠다”면서 “또 어르신에게 젊은 부부의 아이 양육을 돕도록 하고 수당을 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새마을운동’과 같은 국민 차원의 정신운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돈만 준다고 풀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과거 (박 전 대통령이) 새마을 정신으로 국민을 잘살게 했듯이, 젊은층이 ‘결혼을 하지 않으면 죄를 짓는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범국민 운동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앞서 말한 양육 여건이 꾸려져야 한다”고 밝혔다.

■ “새마을 정신은 발전시켜야”

이 당선인은 2014년 3월 경북·전남 국회의원 모임인 국회 동서화합포럼에서 공동 간사를 맡으며,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예산 통과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국비 80억원 등 200억원이 투입되는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 사업은 경북도·구미시가 오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자료관은 박 전 대통령 기념화 사업 부지(7만7021㎡) 내에 4359㎡(연면적·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 당선인은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이 막대한 예산 등을 이유로 “주민과 논의해 새마을운동 사업의 바람직한 방향을 찾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과 관련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구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깎아내리려고 하거나 새마을 관련 사업을 축소하려 한다면 오만”이라면서 “전남 신안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그렇게 한다면 주민들이 용납할 수 있겠나. 구미시장께서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중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을 유지·관리하는 데만 한 해 60억원가량 예산이 드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 등을 살피기로 했다. 그는 “취임 후 관련 사업의 운영비를 전반적으로 살펴본 뒤 국가·지자체 등의 적절한 분배 방식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마을 정신은 우리 민족 5000년의 가난을 끊은 가장 위대한 업적의 중심에 서 있는 정신으로, 세계 수십여개국에 수출돼 찬사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여야를 초월해서 가꾸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20년 총선에서는 한국당이 다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의 탈권위적 모습과 남북관계 개선 시도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고 높게 평가하지만, 경제 정책과 민생에서는 불안을 느끼고 비판도 뒤따른다”면서 “보수 정당은 원래 따뜻하고 실력 있고 진취적인 정당이다. 기본으로 돌아가 경쟁력을 회복한다면 (총선에서)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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