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핵폭탄 5천개 제조 플루토늄 보유.."北에 핵보유 구실 줘"

입력 2018.07.02. 09:36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을 퍼부어온 일본은 정작 스스로 핵폭탄 5천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고속증식로 방식의 원자로에 원료로 사용하겠다는 것이 명분이지만, 일본이 이처럼 대량의 플루토늄을 보유하는 것이 북한의 핵보유 추진에 구실을 줘 한반도 비핵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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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북핵 비판하며 플루토늄 늘려..北, 비핵화 협상서 지적할 수도"
토머스 컨트리맨 前 미국 국무부 차관보, 日언론 인터뷰서 밝혀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을 퍼부어온 일본은 정작 스스로 핵폭탄 5천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고속증식로 방식의 원자로에 원료로 사용하겠다는 것이 명분이지만, 일본이 이처럼 대량의 플루토늄을 보유하는 것이 북한의 핵보유 추진에 구실을 줘 한반도 비핵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토머스 컨트리맨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토머스 컨트리맨 전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2일자 도쿄신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북한이 북미 협상 과정에서 이웃 나라인 일본이 플루토늄을 계속 추출하는 상황을 지적할 수 있다"며 "일본이 플루토늄 보유량을 줄이고 지금의 '핵연료 주기(사이클)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플루토늄 보유가) 국제안보상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핵 비확산을 지향하는 북한에 핵무기를 보유할 이유를 줄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은 원전에서 나온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이를 다시 원자력 발전에 사용하는 핵연료 주기 정책을 펴고 있다.

플루토늄은 핵무기 원료이기도 하지만, 우라늄 혼합산화물(MOX)과 함께 사용하면 고속증식로 등 특정 방식 원자로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일본은 이런 정책을 통해 현재 핵무기 5천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47t(톤)의 플루토늄을 가지고 있다.

일본은 핵연료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명분으로 이런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일본이 장기적으로 핵무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컨트리맨 전 차관보는 이와 관련해 "일본의 플루토늄에 대해서는 오바마 정권에 이어 트럼프 정권도 우려하고 있다"며 "핵연료 주기 정책은 관리와 안전대책 등에서 거액이 들어가 채산에 맞지 않다. 일본이 객관적으로 채산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중국, 북한,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 재처리(플루토늄 보유)의 동결을 밝혀야 한다"며 "그러면 신뢰가 높아져 북한 비핵화 검증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TV 제공]

일본의 핵연료 주기 정책에 대해서는 일본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다.

일본이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서 원폭 피해를 받은 피폭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핵 비확산을 외치면서도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계속 생산해내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은 핵연료 주기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극히 일부 플루토늄만 원자력 발전에 사용하고 있어 플루토늄 생산의 명분을 잃은 상황이다.

일본은 1990년대 플루토늄을 원료로 하는 고속증식로 '몬주'를 만들었지만 잦은 고장으로 제대로 활용을 못 한 채 폐로 수순을 밟고 있다.

플루토늄은 '풀 서멀(열중성자로)' 방식 원전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대부분 가동을 멈춰 현재 다카하마(高浜)원전 3·4호기 2기만 이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미국은 '미·일 원자력 협정'을 통해 일본의 플루토늄 제조와 보유에 동의하고 있다. 이 협정은 오는 16일 자동 연장될 전망이지만, 양국 중 어느 한쪽이라도 원하면 폐기가 가능하다.

도쿄신문은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일본의 플루토늄이 문제시된다면 미국이 협정 폐기 혹은 일본 원자력 정책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오모리(靑森)현의 롯카쇼무라 핵연료 재처리공장 전경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