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안심시킨 씁쓸한 파괴력..'뚝배기 브레이커' 아세요

조한대 2018. 7. 4.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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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용 액세서리 드는 여성들
중국어 강사 장모(29·여)씨는 지난달 ‘몽키피스트’를 샀다. 몽키피스트는 거봉 포도 알만한 쇠구슬에 등산줄을 감싼 호신용 액세서리다. 그는 구매한 몽키피스트를 차량 스마트키에 끼워 항상 핸드백에 넣고 다닌다. 쇠구슬의 위력이 만만치 않아 몽키피스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뚝배기 브레이커'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뚝배기는 사람의 머리를 뜻하는 인터넷 속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몽키피스트 사진. [캡처 인스타그램]
장씨는 “평소에 내 몸 지키는 것 하나쯤은 갖고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인이 호신용 스프레이를 가방에 넣고 다니다 액체가 새버려 가방을 버려야 해 애초에 스프레이는 생각지 않았다”며 “이건 보기에도 예쁘고 들고 다니기 편안할 듯 해 구매했다”고 말했다.

최근 장씨처럼 호신용 액세서리를 들고 다니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 대상 범죄가 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2일 통계청·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여성 성폭력 피해 건수는 현재(2016년 기준) 2만6116건으로 10년 전(2006년, 1만2403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또한 사회 안전에 대해 응답 여성의 50.9%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호신용품이라도 장신구처럼 예쁜 물건에 반응이 좋다고 한다. 스프레이·전기충격기·가스총 같은 기존 호신용품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줄었다. 몽키피스트를 지난 3월 구입한 직장 여성 한모(27)씨는 “호신용품 처럼 생기지 않은 점도 구매를 하게된 이유다. 위급 시 차량 유리를 쉽게 깰 수 있다는 얘기도 마음에 들었다”며 “살짝 무겁기는 하지만 핸드백에 항상 걸고 다닌다”고 말했다.

SNS에 올라온 몽키피스트 사진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사지 않고 만들기도 한다. 직장인 윤영훈(36)씨는 실제로 몽키피스트를 만들어 주변에 나눠줬다. 윤씨는 “파라코드(낙하산 줄) 매듭 공예가 취미”라며 “생활용품점에서 구슬이나 줄을 쉽게 구할 수 있고, 하나 만드는 데 30분이면 충분해 제수씨나 지인들에게 선물로 줬다”고 말했다.
SNS에 올라온 쿠보탄 사진.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쿠보탄(짧은 막대)도 떠오르는 호신용품이다. 이 용품들도 들고 다니기 편하고, 액세서리로도 사용할 수 있어서다. “새벽에 퇴근할때랑 길냥이 밥주러 나갈 때 얘만 있으면 세상 무서울 거 없음”(bin****), “아버지의 딸 사랑. 밤에 늦게 다니지말라하시다가 이제는 호신용품 쿠보탄을 사주심”(jje********) 등의 후기가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쿠보탄 사진과 함께 “이런 거 없어도 되는 사회에 살고 싶다. 나는 네가(호신용품) 안 지켜줘도 되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글도 있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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