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IS 연루? 가짜 난민?..그들은 왜 예멘 난민을 거부하나

김지연 입력 2018.07.0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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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난민 반대자들①] 예멘 난민 수용 반대 주장 들어보니
지난달 30일 서울 세종로사거리 ‘난민 반대 집회’ 현장. 뉴시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일부이거나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 “자국 안전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난민 때문에 국민 혈세가 낭비될 수 있다.”

예멘 내전 속에 올 들어 제주도로 예멘 난민 500여명이 들어와 난민지위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예멘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일부 시민은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즉 지난달 30일 서울과 제주 도심에서는 난민법 개정과 무사증(무비자) 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국회에서도 난민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사람들은 난민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무사증 제도를 악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이들 때문에 자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 이들로 인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등을 걱정하고 있었다. 난민 수용 반대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상담 순서 기다리는 예멘 난민신청자들. 연합뉴스
◆“예멘은 이슬람국가...테러나 IS와 연루 가능성”

예멘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이들은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이슬람국가 예민에서 온 난민 신청자들이 이슬람교도일 가능성이 크고 자칫 테러와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우선 거론한다. 서구에 만연한 이른바 ‘이슬람포비아(Islamophobia·이슬람혐오)’인 셈이다.

한 시민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들이 여기에 무기한 정주할 경우 많은 공익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무슬림들의 경우 자신들의 종교를 반대하면 극단적 행동도 불사하고 나중에는 가족의 합류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에, 특히 영주나 장기간의 체류허용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멘 난민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한 누리꾼도 “이슬람 경전은 전쟁의 경전이고, 무슬림이 있는 곳이 곧 전쟁터요 지옥”이라며 “이슬람에서 칼 대신 꽃을 들고나올 메시아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받지 않는 게 우리가 살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인들은 분명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의 일부로, 미국과 관계가 좋은 대한민국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 벌어지는 자살폭탄테러 사례를 보라”고 걱정했다.

상담 순서 기다리는 예멘 난민신청자들. 연합뉴스
◆“무사증 제도 악용…‘진짜’ 난민 가려낼 기준 필요”

반대자들은 무사증 제도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난민법 개정과 나아가서는 무사증 폐지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사증 제도는 2002년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에 대해 비자 없이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불법난민신청자 외국인대책 국민연대’(난대연)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난민법 및 무사증 폐지 촉구 집회’를 열고 “국민은 정치·종교·인종적으로 박해받는 난민을 거부하지 않는다”면서도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어떻게든 입국해 난민법을 악용하는 이주자들을 차단할 제도를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난대연은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난민법 제정 국가이지만 난민 수용 인프라와 경험 부족으로 법·제도에 허점이 많다”며 “난민 신청한 이들은 신청자 지위를 갖고 여러 혜택과 지원을 받으며 산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선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난민 제도의 악용을 방지하고자 난민 심사 기준을 엄격히 하는 내용의 난민법 개정안(일명 ‘난민 신청 남용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권 의원은 “국제사회와 공동 번영을 원하는 국가라면 박해받는 난민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면서도 “정황을 꼼꼼히 따져 ‘진짜 난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개정안은 난민 신청자가 특정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 법무부 장관이 그를 난민 심사에 회부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 연합뉴스
◆“난민 수용보다 자국민 보호·안전 우선돼야”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이들은 자국민의 안전과 보호가 최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난민에 인력과 돈을 추가 투입하는 건 아니라는 거다.

난대연은 지난 30일 집회에서 난민법 및 무사증 폐지를 촉구하며 “법적인 난민 지위를 악용하고, 인도주의적 자원을 착복하는 자들을 추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난민법이 자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국가기관이 이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다면 난민법은 폐기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4일 현재 60만명이 넘게 참여한 ‘난민 수용 반대’ 청와대 청원(지난달 13일 게시)에서도 청원자는 “굳이 난민신청을 받아 그들의 생계를 지원해주는 것이 자국민의 안전과 제주도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 심히 우려와 의문이 든다”며 “자국민의 치안과 안전, 불법체류 외 다른 사회문제를 먼저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2일 “제주 지역의 무비자 제도가 최근 불거진 예멘 난민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 범죄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며 “제주도 무비자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범죄 발생 시 추적이나 처벌이 어려워 무사증 관련 제도의 시급한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며 “제주도 무비자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각종 외국인 범죄에 우리 국민들이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어 여기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 연합뉴스
◆“국민 혈세 낭비…일자리 부족할 수도”

경제적인 이유로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난민 지원에 들어갈 비용과 난민들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 5월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제주도를 지켜달라’는 글에는 난민 수용 시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청원자는 “교육, 보건, 거주 등 관광지인 제주도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그 비용은 어디서 충당해야 하는 거냐”고 우려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열린 난민 수용 반대 집회에서도 “난민 때문에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왔다. 즉 비자 없이 입국한 외국인들이 난민 신청만 하면 국민 혈세로 생계를 지원받으면서 사실상 무기한 체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거다. 또 취업을 위한 난민들이 많아 국내 일자리 부족도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 법무부는 이와 관련, 지난달 29일 예멘 난민과 관련해 지나치게 온정주의적이거나 과도한 혐오감을 보이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아울러 온라인 등에서 일부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내용이 유포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며 이에 현혹되지 말아달라고도 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