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5조 투자' 다나 유전, 7년 만에 반토막..예견된 실패

정성진 기자 입력 2018.07.06. 21:24 수정 2018.07.06.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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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캐나다 하베스트, 미국 앵커, 페루 사비아, 영국 다나. 이명박 정부 시절 석유공사가 투자한 해외 유전개발 사업입니다. 이 가운데 다나는 지난 2011년 인수 당시에만 우리 돈으로 4조 원이 들어갔고 추가 투자금까지 합치면 모두 5조 원이 넘게 들어간 석유공사 최대 투자 사업이었습니다.

그동안은 자원외교의 성공 사례로 알려졌었지만 저희 탐사보도팀이 확인한 결과 봤더니 인수한 지 7년이 지난 지금 이 회사 가치는 반토막 나 있었습니다.

정성진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기자>

석유공사는 지난 2011년 영국 석유회사 다나를 35억 달러, 우리 돈 4조 원에 사들였습니다. 원유 매장량 2억 2천3백만 배럴을 확보해 수익률 10% 이상을 자신했습니다.

[서문규/당시 한국석유공사 사장(2015년 2월, 자원외교 국정조사) : 다나사 인수는 공사의 해외기업 적대적 M&A의 첫 성공사례로서 다나사를 인수함으로써 북해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안정적인 사업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였습니다.] 

인수 초기 흑자를 내는가 싶더니 운영 실적이 나빠져 지난해 말까지 9천6백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천억 원이 넘는 적자가 났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다나의 잔존 가치는 15억 달러, 우리 돈 1조 7천억 원으로 인수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평가한 결과인데, 인수 후 뽑아낸 기름양을 감안해도 잔존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투자 원금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할 걸로 보입니다.

[김경률/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라고 하는 건 회사를 돌리면 돌릴수록 손실만 난다는 거죠. 우리나라는 자원 외교를 한다고 하면서 천 원 어치 석유를 끌어들이는데 이천 원, 삼천 원, 사천 원 들었다는 거죠.]

투자 실패는 인수 때 예견됐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입니다.

SBS가 입수한 인수 당시 석유공사 내부규정을 보면, 석유공사는 다나 유전 매장량을 국제관례보다 훨씬 느슨하게 평가했습니다.

국제관례는 확인된 매장량만 100% 인정하는데 석유공사는 경제성이 반반인 추정 매장량부터 자원이 있는지 확인 안 된 탐사자원량까지 일부 인정해 줬습니다. 매장량을 과대평가한 겁니다.

다나 유전은 가치 평가 총금액에서 불확실 매장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26%에 달해 사실상 우물이란 평가를 받아 자원외교의 실패작으로 알려진 캐나다 하베스트의 16%보다 높습니다.

[고기영/한신대 교수(해외자원개발 혁신TF 위원) : 심지어는 아직 묻혀 있는지 안 묻혀 있는지 100%확인되지 않은 자원량까지도 포함해서 자산가치를 평가했던 거예요. 그게 다나입니다.] 

석유공사는 다나 주식을 공개 매수해 인수했기 때문에 매장량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더니 지난 2016년 매장량 인정 기준을 국제관례로 슬쩍 바꿨습니다.

[고기영/한신대 교수(해외자원개발 혁신TF 위원) : '왜 너희들만 남들은 인정하지 않는 탐사자원량에 대해서 다 인정하면서 인수 M&A를 하느냐, 그러니까 이렇게 부실투자가 이뤄졌고, 그래서 문제가 된 거 아니냐'라는 지적이 있었고. 그걸 석유공사가 받아들인 거죠.]

전문가들은 다나 유전 사례도 무리한 해외 자원 개발이 부른 참사로 보고 있습니다.

[고기영/한신대 교수(해외자원개발 혁신TF 위원) : 어떻게든 광구를 인수해야만 이제 우리가 확보한 자원량이 늘어나잖아요. 그게 정책 목표였어요. 그런데 그거를 수치를 가지고 관리를 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수치를 높여라 그러니까 방법이 없잖아요. 무조건 인수를 많이 해야되는 거죠.]

한때 자원 외교의 성공사례로 꼽혔던 다나 유전 인수, 이젠 혈세 낭비를 걱정할 상황이 됐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진훈)    

정성진 기자captai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