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음란축제" vs "자유 평화행사"..퀴어축제 앞두고 선정성 논란

안승진 입력 2018.07.10. 08:02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스토리세계-퀴어문화축제ⓐ] 축제 선정성 논란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오는 1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퀴어축제는 매년 동성애 반대단체와 성소수자들의 충돌이 거듭되며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는 만큼 이번에도 동성애 찬반 충돌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동성애 반대 단체는 이날 서울시청 옆 대한문에서 맞불 집회를 펼칠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퀴어 퍼레이드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직위 “선정성 논란? 100명 중 1명일뿐...음란 인식은 편견”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9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를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광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축제는 4년 연속 서울광장에서 열리게 됐다.

18년째 이어진 퀴어 축제에 선정성 논란은 매년 수식어처럼 붙고 있다. 축제마다 일부 참가자들의 선정적인 옷차림이 소개되며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성소수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는 퀴어퍼레이드도 청소년 등 일반 시민이 선정적인 모습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불편하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특히 조직위는 올해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을지로 입구, 한국은행을 지나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역대 최장 4km 퍼레이드를 벌이기로 했다.

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건물에서 기자회견 중인 서울퀴어문화축제 강명진 조직위원장(오른쪽). 연합뉴스
서울퀴어문화축제 강명진 조직위원장은 선정성 논란에 대해 “노출이 심한 참가자는 극히 소수”라며 “실제 축제현장과 달리 (특정 참가자만) 보도되는 경향이 있다”고 해명했다. 퀴어축제가 음란하다는 인식은 편견이란 것이다.

한채윤 기획단장도 “사회적으로 (퀴어축제를) 광장에서 하는 게 맞냐, (선정적) 복장이라든지 논쟁이 있지만 소수자들이 어떻게 사회에 화합할 것인지, 평등과 자유를 이야기하는 어떤 방식이 평화적인지라는 점에서 (축제를) 바라봐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축제에서는 성기모양의 과자나 자위기구, 콘돔 등이 행사 부스에 등장해 공공시설 행사로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에 한 단장은 “성기모양 과자 등은 우리나라 고추 축제에서도 많이 나오는데 지나친 비난”이라고 지적하며 “광장 조례에 맞춰 진행하기 위해 부스 참가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고 말했다.

서울광장 조례에 따라 광장 이용 시 모금이나 영리목적의 물품판매, 음란물 전시 행위 등은 금지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5명씩 12개조를 나눠 60명의 공무원이 판매행위 등을 단속할 것”이라며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참가자는 경찰과 협조해 통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동성애 찬반으로 나뉜 서울 중구 서울광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동성애 반대측 “대한민국 심장부가 음란공연축제로 물들 것”

올해 퀴어축제가 1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기독교단체로 이뤄진 동성애 반대 단체들은 같은 날 대한문 앞에서 맞불집회를 펼치기로 했다. 이들은 퀴어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처음 열린 2014년부터 매년 반대집회를 펼치고 있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장 최기학 목사는 지난달 26일 “동성애가 합법화하면 출산이 국가적인 큰 과제인데 남녀로 이뤄지는 가정이 크게 훼손될 것이고, 성평등과 인권이라는 미명 하에 성적 문란이 우리 사회를 유린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이지 동성애자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대집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서울광장이 동성애자들의 선정적인 음란공연 축제 장소로 사용되는 것과 서울광장 퀴어축제가 국제화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청소년 동성애 확산과 에이즈에 대한 우려를 주장했다.

동성애 반대 집회 참가자들도 퀴어퍼레이드에 맞서 대한문 광장에서 광화문을 지나오는 동성애 반대 행진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 대사관에 걸린 무지개 현수막.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7만명 모여…점점 커지는 퀴어축제

2000년 서울 대학로에서 처음 시작한 퀴어축제는 18년 만에 성소수자들의 대표적인 축제로 발전했다. 2016년엔 주최 측 추산 3만여명이 축제에 참여했고 지난해엔 역대 최대규모인 주최 측 추산 7만여명이 축제를 위해 모였다.

이번 행사에도 동성애를 지지하는 13개국 대사관이 참여하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소수자 차별근절을 위해 개별 부스를 마련하는 등 지원이 이어졌다. 각 지역단체나 대학, 예술, 문화, 장애, 민주노총까지 축제현장에는 총 105개 단체 부스가 들어서기로 했다. 미국 대사관은 퀴어축제를 지지하며 무지개 현수막을 건물 앞에 내걸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4년간 서울광장에서 퀴어 축제가 개최되다보니 축제 전 개최를 반대하는 민원이 줄었다”며 “지난해 100여건의 민원전화를 받았다면 올해는 50여건 정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직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서울광장과 대구 동성로의 퀴어축제 개최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16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청원자는 “매년 참가자들은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노출이 심한 옷차림, 성인용품 판매, 성기모양 음식물 판매, 음주흡연 행위 등 혐오스러운 행사를 한다”며 “광장은 모든 시민의 공간이므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