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판다①] 석유공사 매장량 평가 기준보니..조작에 꿰맞추기

정성진 기자 입력 2018. 7. 11. 20:36 수정 2018. 7. 1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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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조 원이 넘는 세금이 낭비된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또 자원 외교 성공 사례로 내세웠지만 지금은 가치가 반 토막 난 영국 다나사. 이들의 공통점은 석유공사가 매장량을 후하게 평가하고 비싸게 사들였다는 겁니다. 하지만 당시 석유공사가 평가한 매장량 기준이 해외 용역 결과를 왜곡해 만든 것으로 SBS 탐사 보도팀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먼저 정성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7년 12월 석유공사는 이사회를 열어 유전 인수에 필요한 매장량 평가 기준을 새로 정했습니다.

매장량은 경제성에 따라 확인·추정·가능 3등급으로 나뉘는데, 석유공사는 국제기준과 달리 경제성이 반반인 추정매장량을 100%, 경제성이 10% 이하인 가능매장량까지 일부 인정해주기로 했습니다.

석유공사는 이 기준대로 캐나다 하베스트와 영국 다나를 인수했고 결국 지금의 손실이 났습니다.

[고기영/한신대 교수 (해외자원개발 혁신TF 위원) : 투자에 실패한 거죠 이건. 그런데 투자에 실패하게 된 원인이 뭔가 봤더니, 너무 자산가치를 과대평가했다는 거죠.]

석유공사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 에너지 전문기관 우드 맥킨지에 새 기준이 적정한지 용역을 맡겼습니다.

우드 맥킨지는 국제 유명 석유기업들은 확인 매장량은 100%, 추정 매장량은 50%까지만 인정하며 석유공사의 새 기준은 '매우 도전적'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이사회에 "우드 맥킨지가 자산가치 평가를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 권유했다"고 반대로 보고했습니다.

당시 이사회 보고와 다나 인수를 총괄했던 책임자는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기준을 변경했을 뿐 허위 보고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김모 씨/당시 석유공사 신규사업단장 : 기업을 사다 보니, 여러 군데 다른 광구가 있지 않습니까. 공짜로 안 준다니까요? 기름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그걸 공짜로 달라, 그러면 주겠느냐고요.]

SBS가 내부 문건을 확인한 결과 석유공사는 다나의 매장량을 과대평가해 인수한 것이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서인지 2012년 1월 모든 유전의 매장량 기준을 다나에 적용한 비율로 바꿨습니다.

그러더니 2016년에는 추정 매장량 100% 인정은 그대로 두고 가능 매장량은 국제기준대로 0으로 낮췄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진훈, VJ : 김준호)    

▶ [끝까지판다②][단독] 석유공사, 검찰 수사 앞두고 대책회의 '전전긍긍'
  

정성진 기자capta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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