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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 '메모리 쏠림' 더 심해졌다

박영민 기자 입력 2018.07.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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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시스템 비중 격차 5년 전보다 10% 증가

(지디넷코리아=박영민 기자)메모리 호황이 조만간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메모리 편중 현상이 지난 5년간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 기술 격차는 최대한 유지하고,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제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스템반도체의 양대 축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의 성장을 위한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에 정부와 업계·학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WSTS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메모리-시스템반도체 수익 비중 격차가 5년새 10%포인트나 벌어진 것이 확인됐다. (자료=지디넷코리아)

■ 5년간 메모리 18%p 성장할 때 시스템은 2%p 떨어져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반도체 업계의 메모리-시스템반도체 수익 비중 격차가 5년새 10%포인트나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 국내 반도체 업계의 메모리반도체 수익 비중은 60%에 달했지만, 시스템 반도체 비중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13년 상반기 수익 비중(메모리 52%·시스템 5%) 대비 격차가 10%포인트 가량 심화된 것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 저장에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와 달리 사물과 사람을 인지하고 제어하는 데이터 처리 장치다. 주요 제품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이미지센서(CIS) 등이 언급된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이 두 배 이상 크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는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이다. 메모리 시장 규모는 나머지 30%에 불과한 셈이다.

이는 즉, 메모리 호황이 머지않아 끝나면 시스템반도체 수익이 거의 없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시장 매출은 올해를 정점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스템반도체는 오는 2021년까지 상승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매출 규모도 1천321억 달러(메모리), 4천153억 달러(시스템)로 크게 차이가 난다.

한국의 메모리 편중 현상이 지난 5년간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ZDNet)

■ 점유율 높이려면 팹리스·반도체 후방산업 키워야

앞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과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 도래에 따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모든 산업분야로 반도체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의 근간인 시스템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산업부도 올해 초 '반도체·디스플레이 상생발전위원회' 출범에 앞서 오는 2022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6%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장비와 소재 국산화율을 현재 20%, 50%에서 2022년까지 30%, 7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다름아닌 '팹리스와 후방산업 육성'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 메모리 편중이 심화된 이유가 대기업 중심의 국내 반도체 산업 구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송용호 한양대 교수는 지난달 2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혁신성장을 위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에서 "국내 시스템반도체 업계를 주도하는 건 사실상 팹리스 업체들인데,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1%에 채 미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영세하다"며 "반도체 장비산업도 지난 2016년 기준으로 글로벌 점유율이 3.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가 지적한 가장 큰 문제는 시스템반도체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시스템반도체 점유율이 늘 하락세만 걸어왔던 것은 아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내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적이 있었다.

당시 반도체업계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축복하며 정부와 업계의 기술개발로 성장을 이뤘다고 자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을 끌어올린 비결엔 신규 시장 개척과 함께 중견 팹리스 업체들의 성장이 보탬이 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키우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pym@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