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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24시] 美-中 '북핵 대결구도'서 지지 않는 전략

박현욱 기자 입력 2018. 07. 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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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핵 최대변수로 'G2 경쟁' 부상
남북·북미 대화론 해결 못할 난제
신중히 접근하되 自强부터 꾀해야
[서울경제] 북미 교섭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 전망이 점차 불확실해지고 있다. 비핵화의 시간도 기대했던 것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여전히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현재 논의되는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낙관론은 대체로 세 가지 견해로 나뉜다. 하나는 국제제재로 인한 경제적 처지의 어려움으로 북한의 비핵화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동시에 김정은 통치의 차별성을 강조한다. 서방 세계를 경험한 김정은이 향후 30년 이상 북한을 통치하기 위해 국제질서 편입과 경제발전 중심전략을 채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음으로 북한은 아직 비핵화라는 전략적인 결단은 내리지 못했다 할지라도 국제적 협상과 유인책을 통해 결단을 유도하고 배반의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견해다. 마지막으로는 북한 체제 보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적극 대북 지원론이다. 북한 핵무장의 기원은 체제 불안이므로 이를 해소해주면 북한과 신뢰가 구축돼 결국은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특히 세 번째 견해는 북한을 자극하는 한미동맹·주한미군·국방개혁 등에 부정적이기까지 하다. 이 시점에서 어떠한 견해가 옳은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다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중대한 변수가 있다. 천당보다는 지옥에 흡사한 국제정치의 장은 북미 간 타협을 통한 타결을 어렵게 할 개연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첨예화되는 미중 전략 경쟁은 북핵 문제를 한반도에 머물게 하기보다는 미중 전략 경쟁의 맥락에서 재조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핵 문제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데 더 관심을 보일 것이고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는 데 북핵 문제를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 김정은은 미국과 협상을 하면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의 국익을 손상하는 합의를 하지 않을 테니 유사시 북한을 후원하도록 하는 보장을 받은 듯하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한반도가 무력충돌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고 협상의 국면으로 전환하는 역사적인 공헌을 세웠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새로운 전략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북핵 문제는 더 이상 남북·북미·한미 간의 문제로 해결될 사안이 아닐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는 바야흐로 기존의 질서가 해체되면서 대변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중 전략 경쟁이라는 안보환경에서 북핵 문제를 재해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그리고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국제정치의 악마성이 다시 드러나면서 한국이 가장 취약한 안보 딜레마의 상황에 빠질 개연성에 대해서도 보다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청와대는 물론 각 부처의 전략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겠다. 적어도 정책의 중기적 결과를 분석할 안목과 집단 지혜를 추구할 기반을 구축해야겠다. 둘째, 절대 선이나 영웅적인 결과를 추구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돌다리도 두드리면서 전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북한 역시 그러할 것이다. 누구도 이 수많은 변수를 넘어 결과에 자신하거나 책임을 질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핵을 지닌 북한에 대응할 내구성을 강화하는 국방개혁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이를 억제 혹은 저지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외교활동 강화 및 전방위 외교가 필요하다. 남북관계 혹은 북미관계 개선책만으로 이 문제를 풀 수는 없다. 여기에 더해 중국·러시아·일본과의 관계를 보다 강화해야 하고 또한 유엔을 비롯한 여타 국제사회와 소통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북핵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 기적처럼 승리하는 전략에 대한 희구가 강할 것이다. 그러나 잠재적 비용을 줄이면서 적어도 지지 않는 전략을 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도자는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숙명 속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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