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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뛰자.. 무인주문기 판매가 2배로 뛰었다

김충령 기자 입력 2018.07.20. 03:12 수정 2018.07.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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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인건비 부담에 무인화 바람

"계약이 작년보다 두 배로 늘었어요. 눈코 뜰 새 없습니다."

쉴 틈 없는 생산업체 - 지난 18일 오후 서울 금천구의 한 키오스크(무인 주문기) 업체에서 직원들이 조립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16.4% 인상된 최저임금이 내년에도 10.9% 오르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무인 주문기 업체마다 제품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지난 18일 오후 서울 금천구의 키오스크(무인 주문기) 생산 업체 트로스시스템즈. 직원들이 스마트폰처럼 생긴 어른 키 높이의 키오스크 몸체에 카드 단말기와 동전 투입구 장착을 마치자 정석 영업기획팀 상무가 전원을 켰다. 터치스크린 화면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기 바쁘게 직원들은 다른 키오스크 조립에 들어갔다. 생산실은 물론 회의실 등 사무 공간까지 검수를 마친 키오스크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정 상무는 "2019년 최저임금 발표 이후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판매량은 작년 동기의 3배 이상으로 늘 전망"이라고 했다.

◇하반기까지 판매량 3배 이상 급증할 듯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며 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이 키오스크를 앞다퉈 도입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체 매장(313곳)의 67%(210곳)에서 키오스크를 운영 중인 버거킹은 조만간 전체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할 계획이다. 1350매장 중 762곳(56%)에서 키오스크를 운영하는 롯데리아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디지털 스크린에 나타난 햄버거나 음료 이미지를 누르고 '테이크 아웃' 여부, 결제 방식을 선택한 뒤 계산까지 마치는 방식이다.

선불(先拂)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에서 주문과 동시에 결제하는 키오스크는 그동안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키오스크 업계 관계자는 "선불 문화에 익숙한 일본은 전국 식당의 10~15%에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지만, 한국은 1~2%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며 외식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키오스크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말 키오스크를 도입한 생과일 주스 전문점 '쥬씨' 관계자는 "지난 6개월간 키오스크 도입 매장의 지출을 분석한 결과 키오스크 1대가 아르바이트생 1.5명을 대체하는 효과를 냈다"며 "점포로선 월 최대 300만원을 아낄 수 있다"고 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소규모 식당들도 키오스크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쌀국수 집을 운영하는 정모(42)씨는 지난해 초부터 키오스크 두 대를 들이며 서빙 담당 알바생을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였다. 월 인건비 지출이 150만원 줄었다. 정씨처럼 소규모 식당 운영자가 키오스크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키오스크를 정수기처럼 빌려주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월 사용료는 기기에 따라 8만~30만원 수준이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식당도 대여 업체에 메뉴명과 가격, 메뉴 사진만 제공하면 키오스크 프로그램에 간단히 추가할 수 있다.

◇커피 로봇, 셀프서비스 식당도 등장 서빙 알바생을 대체하는 키오스크뿐 아니라 커피 바리스타를 대체하는 기기도 등장했다. 지난 5월 서울 송파구에 문을 연 로봇 카페 '비트'에선 로봇이 갈고리처럼 생긴 손으로 원두를 내리고, 컵에 얼음을 담는다. 무인으로 운영하는 덕에 가격은 아메리카노 2000원, 카페라테 2500원 수준이다. 편의점, 대형 마트 등 유통업체에서도 무인 계산대 도입을 늘리는 추세다. 고객들이 구매할 상품의 바코드를 직접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마트는 전국 매장 144곳 중 40곳에서 무인 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10곳에서 무인 계산대를 운영 중인 롯데마트는 올해 중에 40점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배스킨라빈스 매장에는 자판기 방식의 '아이스크림 ATM'도 도입됐다. 지난해 5월 처음 도입된 후 현재 수도권 다섯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 대기 시간을 줄이고, 매장이 문을 닫은 야간에도 운영해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셀프서비스를 확대,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외식업체도 있다. 뷔페식 식당 애슐리클래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36매장 중 13곳을 셀프서비스로 전환했다. 손님들은 식사 전 포크·수저 등을 직접 가져다 놓아야 하고 자신이 사용한 식기와 집기, 종이 매트 등을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외식업체들이 결국 비싼 임금을 받는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포기하고 대체 수단을 찾아 나서는 상황"이라며 "결국 최저임금 때문에 일자리가 감소하는 모순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키오스크(kiosk) 식당이나 공공장소 등에 설치된 무인 주문기. 보통 터치스크린 화면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고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대형 천막이나 현관을 뜻하는 페르시아어에서 유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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