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보다 더운 한반도.. "집 나서기 무섭다"

유승목 기자 입력 2018. 7. 2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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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폭염경보에 실외활동 비상..기상청 "폭염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
연이은 폭염에 사람들이 더위를 타는 모습(왼쪽)과 도로에 균열이 생겨 파손된 모습(가운데), 더위에 허덕이는 가축의 모습. /사진= 뉴스1

장마가 걷히고 '초복'도 지나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자 집 밖을 나설 때 겁부터 난다는 사람들이 많다. 전국 각지에 내려진 폭염특보가 일주일 넘게 계속되는 등 푹푹 찌는 날씨에 적응하기 어려운 것. 역대급으로 기록될 이번 폭염은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동남아보다 더운 한반도, 피해 속출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져 서울의 낮 기온이 34도, 대구가 37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였다. 연일 열대야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30도 이상인 '초열대야'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초열대야는 2013년 8월 강릉에서 한 차례 기록된 적 있다.

이날 날씨가 유독 덥다는 것은 뜨겁고 습하기로 유명한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들과 비교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날 필리핀 마닐라와 태국의 방콕, 베트남 하노이 등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의 낮 기온은 모두 서울보다 낮다. 최근 휴가차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이모씨(27·여)는 "휴가를 다녀오니 서울이 훨씬 더 더운 것 같다"며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라 외출이 엄두가 안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후 2시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 도시들의 낮 기온. 마닐라(필리핀), 방콕(태국), 하노이(베트남) 등의 낮 기온이 서울보다 낮다. /사진= 네이버 날씨

견디기 어려운 폭염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자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축산농가가 울상이다. 지난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폭염으로 닭 75만3191마리를 비롯해 오리, 돼지 등 가축 79만마리가 폐사해 약 42억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도로와 철로 등 교통기반시설도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해안고속도로의 노면 일부가 뜨거운 열기로 40cm가량 솟아올라 이곳을 지나던 차량 4대가 파손되고 운전자 등 5명이 다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람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낮뿐 아니라 열대야로 밤잠까지 설치는 더위에 일사병·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551명에 달하며 이중 4명이 사망했다. 특히 최근 더위가 이어지면서 관련 질환자가 급증하는데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발생한 환자는 전체 온열질환자의 절반인 285명(52%)이나 됐다.

◇왜 이렇게 더울까

이번 더위는 서울의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오르는 등 역대 가장 최악의 더위로 유명한 1994년 여름만큼 더울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994년은 전국 평균 22.8일 동안 낮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이 발생했고 열대야도 전국 평균 28.8일이나 이어졌다. 일반적인 평년 전국 폭염일수가 약 10일인 것과 비교하면 여름 내내 더웠다는 것이다.
19일 코레일 직원들이 서울 용산구 서빙고역의 선로 위에서 도상자갈을 보충하고 있다. /사진제공= 뉴스1
1994년 대폭염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을 만큼 이번 여름이 더운 이유는 동북아시아 전역에서 나타난 '열돔현상'(Heat Dome) 때문으로 분석된다. 열돔현상은 높은 상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되며 뜨거운 공기를 가두면서 발생한다. 현재 한반도와 일본은 정체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폭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쪽의 티베트 고원지대에서 발생한 티베트 고기압의 위세로 장마가 일찍 끝난 것도 폭염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 하순부터 평년에 비해 티베트 고기압이 강화되며 북서쪽으로 크게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과 만나 장마전선을 북상시켜 장마기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한반도에 들어찬 뜨거운 열기가 한달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나라 상공의 고기압이 안정적인 상태로 구름도 만들어지지 않아 일사량이 강해지고 있다"며 "올해 같은 경우 8월 중순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위를 식힐 수 있는 태풍에 대해서는 "태풍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뚫고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올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10호 태풍 '암필'(Ampil)이 북상 중이지만 한반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태풍센터 관계자는 "(10호태풍 암필이) 현재로서는 고기압 중심에 위치한 우리나라 부근으로 바짝 붙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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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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