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호재단은 '박삼구 지갑'..다른 재벌 실태는?

박혜진 입력 2018.07.20. 21:48 수정 2018.07.2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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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K 시리즈 같은 계열사에서 착한 수익을 얻고 이를 통해 공익적인 문화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금호 문화재단.

이를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될까요?

금호 아시아나를 비롯해서 재벌 기업들 공익재단이 실제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박혜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1977년 설립돼 클래식 지원 등 각종 문화 사업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2009년 이른바 '형제의 난' 때 그룹 경영에 이름이 등장합니다.

당시 박삼구-박찬구 형제는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누가 더 가질 지를 두고 다퉜습니다.

박삼구 회장은 자신의 금호산업 주식을 금호재단에 팔아 현금을 만든 뒤, 석유화학 지분을 사들였습니다.

당시 재단 이사장은 박삼구 회장이었습니다.

2012년, 경영위기에 몰렸을 땐 금호타이어 지분을 사야했는데, 이 때도 재단 돈이 쓰였습니다.

형제의 난 때 사들인 금호산업 주식을 되판 돈이었습니다.

3년 뒤 또 금호재단 이름이 등장합니다.

박 회장이 만든 금호기업, 지금의 금호홀딩스에 재단이 4백억 원을 출자한 겁니다.

이땐 이미 2013년부터 만들어진 이른바 'K 시리즈' 등 자회사로부터 상당한 수익을 모아둔 상태였습니다.

[박주근/CEO스코어 대표 : "핵심 지분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재단을 활용한 건 분명합니다. 박삼구 회장의 개인적인 금융권 확보, 그룹 재건에 활용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정관 제1조 목적은 사회 일반의 이익에 공여하고,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한다고 돼 있습니다.

[기자]

재벌 총수의 이른바 친위부대 공익재단, 다른 곳도 볼까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장입니다.

경영권 승계 과정의 핵심이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SDI로 연결되는 순환출자고리가 생겼는데, 여기 삼성재단이 등장합니다.

SDI 주식 200만 주를 사주고 순환출자 규제를 피한 겁니다.

일감몰아주기의 대표격인 현대 글로비스와 이노션,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일 때 규제하는데 갑자기 정몽구 회장 일가 지분이 29.9%로 낮아집니다.

공익재단에 지분을 넘겨 규제를 피했습니다.

대림은 회장 아들이 이사장인 재단에 지분을 넘기면서 지주사에 대한 아들의 지배력을 높였습니다.

각종 세제 혜택에, 계열사 지배력도 키우니 재벌가에겐 일석이조입니다.

이러기 위해선 공익재단 이사회, 당연히 총수가 장악합니다.

금호재단은 박삼구 회장이 이사장인데, 가족과 회장 지인 등 가까운 사람이 이사회 절반 이상을 채우고 있습니다.

LG는 2개 재단 이사 14명이 모두 전현직 임원 출신이고 한화 역시 그룹 출신이 절반을 넘습니다.

이런 공익재단들, 본연의 역할은 잘 하고 있을까요?

재단 수입에서 나간 목적사업비의 비중을 보면 금호는 20% 가까이 줄였고, 두산은 44%, 롯데는 절반 넘게 줄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이런 공익재단 운영과 관련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박혜진기자 (root@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