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회장님 오신다' 찬송가에 드레스..비뚤어진 총수 숭배

원종진 기자 입력 2018.07.22. 21:03 수정 2018.07.2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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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 매출 1천억 원대의 작지 않은 한 교육 관련 회사 회장의 행동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신으로, 왕으로, 장군으로 사내 행사에서 직원들이 찬양을 합니다. 찬송가도 부릅니다. 이 회사 퇴직자들은 저희 취재팀과 만나서 회사가 강제로 시킨 거라고 털어놨습니다. 이 회사에는 지금 4천 명이 넘는 직원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한 50대 남성을 바라보고 30명 정도가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익숙한 찬송가 선율인데 가사가 원곡과 좀 다릅니다. 한 사교육 기업의 사내 행사에서 이 기업 회장을 위해 개사한 노래입니다.

양 떼를 모는 예수의 얼굴을 아예 회장 얼굴로 바꿔놓기도 했습니다.

지사를 방문한 회장을 여직원들은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맞았고 군대식으로 충성 경례를 바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장기 자랑 행사에서 회장이 옛날 임금이 입던 곤룡포 차림으로 등장한 적도 있습니다.

이 회사 전·현직 직원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회장을 찬양하는 행사가 매년 꾸준히 이어져 왔다고 증언합니다.

[퇴사자 A : 사무실을 만들어주면 그거에 대해 감사하다는 오픈식을 여는데, 웨딩드레스 오픈식이나 왕, 임금 그런 식의 찬양하는 오픈식을 많이 했거든요.]

거부감이 들었지만 참석해야 했고

[퇴사자 B : 그런 게 (찬양행사) 되게 많았습니다. 여기가 북한인가? 사이비 종교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되게 어이가 없어 가지고 좀….]

회사와 계약한 과외 교사들도 수업 손실을 감수해 가며 참석해야 했다고 말합니다.

[퇴사자 C : 아침 일찍 나오라는 거예요. 수업 빼고. 아침에 제가 수업을 해야 하는데… 제가 그때 40살이었거든요. 정말 나이 먹어서 이렇게 해야되나, 이런 회의감….]

사측은 사내 분위기를 북돋우기 위해 여러 교육 기업들이 해 오던 방식인데 사측이 지시한 게 아니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해온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합니다.

[퇴사자 A : 압박을 주는 거예요. '너 이런 거 회사에 참여 안 하면 승진 못 하게 할 거야' 그런 식으로.]

사측이 2015년 과도한 찬양 행사 중단을 표방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작년 퇴사자 D : 작년에는 각 지사마다 다르겠지만 뭐 비슷하게 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내용은 비슷하게. 신입 때는 다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사측은 문제가 있었다는 걸 인정한다면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VJ : 이준영) 

원종진 기자bell@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