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병준 '야권통합' 불붙이나..한국당 "유승민, 바른미래당 못 있을 것"

안효성 입력 2018.07.23. 06:01 수정 2018.07.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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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서며 잠잠하던 야권통합론의 불씨도 되살아나고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주최한 강연에 가서 보수 혁신 등에 대해 강연을 했다. 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되기 하루 전이었다. 강연에서는 한국당의 쇄신 방향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가기도 했다. 이 의원은 한국당 김용태ㆍ김종석ㆍ추경호 의원 등과 ‘시장경제 살리기 연대’를 만드는 등 한국당과 활발히 교류 중이다.

한국당-바른미래당 통합론은 지방선거 전후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황영철 한국당 의원은 16일 라디오에서 “바른미래당에 있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은 이념적 지향성이 저희와 동일한 만큼 다시 모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국민의당 출신 의원도)지난 대선 때 빅텐트론을 주장했던 것처럼 큰 틀에서 모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합론은 현실성에서 늘 물음표가 붙어 왔다. 특히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들의 거부감이 강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한국당과 연대 또는 통합한다는 것은 말하기 좋아하는 분들의 시나리오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다만 김병준 비대위 체제 후 변화의 여지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당과의 통합 조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두 가지다. 첫째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 안보는 튼튼히 강조하지만 사회ㆍ복지 등 민생 분야는 열려 있어야 한다. 지금 한국당은 극우화돼 ‘가짜 보수’에 매달리고 있을 뿐이다. 둘째는 지도부가 모든 걸 다 내려놓아야 한다. 현 홍준표 체제를 그대로 두면서 당을 합친다는 건 통합이 아니라 흡수다”
일단 홍준표 대표 체제는 지방선거를 마친 후 붕괴한 상태다. 보수의 가치 재정립도 김병준 비대위 체제의 첫 번째 해결과제다. 김 위원장은 국가주의 극복과 공동체의 자율 등을 내걸고 있는데, 유 전 대표와 방향성에서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14일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왼쪽)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대표직에서 물러날 후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상황도 변수다. 여전히 정체성을 두고 잡음이 적지 않다. 지난 12일 바른정당 출신 원외위원장은 “당의 보수 정체성을 확립하라”며 성명을 냈다. 권은희ㆍ김제식ㆍ김희국ㆍ류성걸ㆍ 민현주 전 의원 등 유승민계가 다수 동참했다. 당 안팎에서는 개혁 보수의 가치를 소홀히 할 경우 유 전 대표가 당에 남아있기 힘들 거란 관측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당에선 유승민 전 대표의 복귀를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한국당 모 중진 의원은 “유 전 대표와 이혜훈·지상욱 의원 등은 (호남계가 주류로 등장하는) 현 상태의 바른미래당에 더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럼 어디로 가겠나"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도 “지방선거를 거치며 제3정당의 정치 실험은 실패했다는 게 드러난 상황”이라며 “언제가 됐든지 당은 쪼개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바른미래당 한 의원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는 내년이 돼야 정계개편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김 비대위원장이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바른미래당 인사들도 통합의 명분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