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냉동볶음밥 10년 한우물..간편식 강자로

신수현 2018. 7. 2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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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채소유통 경험 살려 냉동식품 시장 뛰어들어..외식업체 등에 OEM 공급
냉동생산제품만 180여개..美 코스트코 등에 수출도

◆ 도전! 1000억 벤처 / (22) 최정운 한우물영농조합 대표 ◆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자연스럽게 농부가 되었다. 17년간 전북 김제에서 벼농사를 짓다가 2006년 한우물영농조합법인을 세우고 채소 유통업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직접 발로 뛰며 식품회사들에 채소를 공급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아이템을 바꿔 2009년 냉동볶음밥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번에는 홈런을 쳤다. 지난해 매출액 494억원을 기록하고 올해 미국 수출에도 성공했다. 최정운 한우물영농조합법인 대표(53·사진) 이야기다.

"제가 농사를 지어 왔고 지금도 소규모로 짓고 있으니까 2006년 영농조합법인으로 회사를 세웠습니다. 2년 동안 채소 유통업을 해봤지만 채소의 극심한 가격 변동성 때문에 성공하기 너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쌀에 관해서는 누구보다도 해박했고 채소도 잘 알고 있으니까 이 둘을 섞어 볶음밥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지요."

자신감은 넘쳤지만 사업 자금이 없었다. 거의 빈털터리나 마찬가지였다. 최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최 대표의 근면함과 성공 가능성을 내다본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정책융자금을 선뜻 지원해줬고, 최 대표는 이 자금으로 기존 물류창고를 공장시설로 개조했다. 창고가 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을 무렵 국내 한 대형 식품업체에서 냉동밥을 납품해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물색하고 있었다. 이 업체를 설득해 납품 계약을 따냈다. 2007년 7월 공장 설비가 준공되자마자 바로 생산에 돌입했다.

"처음에는 OEM으로 시작했어요. 현재 빙그레, 한솥도시락, 본죽 등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식품회사들과 외식업체들에 한우물이 만든 각종 볶음밥을 OEM 등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의 가정간편식 자체브랜드(PB) '원테이블'에도 OEM으로 납품하고 있고, 2013년부터는 브랜드 '한우물'로도 제품을 팔고 있어요. 작년에 국내 코스트코 전체 매장에서 '한우물' 브랜드로만 올린 매출액이 160억원에 달합니다."

최 대표는 냉동볶음밥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생산 제품 종류를 180여 가지로 확장했다. 한우물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하는 제품군은 크게 볶음밥, 비빔밥, 국밥 등 3개로 나뉜다. 쌀은 100% 국산 제품만 사용하며 소비량도 꾸준히 증가해 올해 예상 소비량만 6500t에 달한다. 전체 소비량의 50%가량을 전북에서 공급받는다. 최 대표는 밥맛의 비결은 가마솥 생산 방식에 있다고 설명했다.

"냉동밥을 짓는 방식은 크게 스팀 방식과 가마솥 방식이 있어요. 스팀 방식은 찌는 방식으로 고슬고슬한 밥맛 구현이 가능합니다. 가마솥 방식은 우리 조상들이 사용해오던 전통 방법으로 찰지고 구수한 밥맛을 내는 게 특징이지요. 한우물은 야채와 밥을 각각 따로 볶은 후 한군데에서 섞은 다음에 급속 냉동합니다. 빨리 냉동해야 영양소 파괴도 적고 해동했을 때 맛도 좋아요."

최 대표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써 올해 6월 미국 코스트코 로스앤젤레스(LA)에 '한우물' 브랜드로 곤드레나물밥을 수출했다. 2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지만 소비자들 반응이 좋아 미국 코스트코 다른 지점에도 공급을 타진 중이다.

"중소기업 제품이 어렵게 대형 마트에 입점해도 수익을 내는 것은 힘들어요. 하지만 코스트코는 특정 제품이 히트를 치면 유사한 다른 제품 입점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해외 시장은 코스트코 입점 위주로 공략할 계획입니다. 우선 미국, 대만, 프랑스, 스페인, 영국, 호주 등 10여 개국 진출을 목표로 정하고 영업하고 있어요. 러시아에는 올해 4월부터 '한우물' 브랜드로 수출하기 시작했고요. 올해 국내외 시장 확장 전략으로 매출액 670억원까지 도전해볼 겁니다."

최 대표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연말 준공을 목표로 전북 김제 제1공장 옆에 대지면적 2만3555㎡ 규모로 제2공장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에 돈이 없어 제대로 된 공장 시설을 갖추지 못했어요. 현재 사용 중인 공장을 7번이나 개조했을 정도예요. 2공장은 주로 신제품 생산을 맡게 될 겁니다.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냉동밥 분야에만 집중할 거예요."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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