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SK건설이 해냈다"는 라오스 댐 기사가 수정됐다

박서연 기자 입력 2018.07.2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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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사고 당일 SK건설 라오스수력발전소 적극 홍보 기사 작성 사고 터지자 부실공사 원인 가능성 있는 ‘공기 단축’ 문구 일제히 삭제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지난 23일 SK건설이 시공한 라오스 댐이 붕괴한 가운데 SK건설이 라오스댐을 건설한 과정을 적극 홍보했던 기사가 사고 하루 만에 일부 수정됐다. 이번 사고의 원인 가능성이 있는 공기단축을 SK건설이 해냈다고 적극 홍보해놓고 사고가 터지자 관련 내용 일체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1은 지난 23일 SK건설이 라오스 댐 시공을 맡아 예상했던 것보다 공사를 빨리 마무리했다며 ‘공기 단축’을 한 SK건설의 능력을 부각시키는 기사를 작성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인 24일 뉴스1 기사에서 ‘공기 단축’ 내용은 쏙 빠졌다.

▲ 뉴스1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사고 당일 공교롭게도 SK건설을 띄우는 기사를 썼다가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공기단축이 문제로 제기되자 비난 여론을 피하고자 삭제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SK건설 측의 요구에 따라 기사 내용이 수정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스1은 23일 사고가 난 다음 날 기사 제목부터 전면 수정했다. 23일 기사 제목은 “[新해외건설 열전] ⑥‘세계 최강’ SK건설이었기에 가능…라오스수력발전소”였고, 부제는 “세계 최고 지하 공간 공법·드론 신공법으로 공기 단축”이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난 24일 제목은 “[新해외건설 열전] ⑥‘시공에서 운영까지’…SK건설, 라오스에 국내 최초 개발형 수력발전”으로 수정됐다. 부제는 “세계 최고 지하 공간 공법·드론 신공법으로 공기 단축”에서 ‘공기 단축’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최고수준 지하공법·드론 신공법 업계도 주목”이라고 변경했다.

23일 기사는 “이 어려운 걸 우리나라 SK건설이 해냈다. 그것도 공기까지 단축하면서”라고 썼는데 24일 기사에선 “그것도 공기까지 단축하면서”라는 문장이 삭제됐다.

안전 점검을 강조하는 내용과 최관용 해외인프라부문 상무의 발언도 빠졌다.

“More Check, Less Rework.(꼼꼼히 점검할수록, 일은 줄어든다)”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기본 마음가짐이 결과에서 큰 차이를 낳습니다. 이런 대규모 현장일수록 기술력은 물론이고 관리역량이 중요하죠. 안전, 스케줄, 품질, 비용 이 4개축을 빈틈없이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삭제 내용)

▲ 뉴스1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공기 단축으로 SK건설이 발주처에서 “보너스를 지급받았다”는 문장도 삭제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는 지난해 공기보다 5개월 앞당겨 댐 공사를 마치고 1년이나 빨리 담수에 돌입해 시운전에 들어갔다. 내년 2월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동남아 댐 공사에서 공기를 단축한 것은 SK건설이 처음이다. 그로 인해 발주처는 SK건설에 공사 조기완료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2000만달러를 보너스로 지급했을 정도다”(삭제 내용)

▲ 뉴스1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뉴스1은 “이때 SK건설의 노하우가 빛을 발해 철탑과 철탑 사이에 송전선을 잇는 작업에 드론을 활용하는 신공법을 적용했고 또다시 3개월 이상 공기를 단축하는 쾌거를 이뤘다”는 문장도 삭제했다. 공기단축이라는 말을 모조리 삭제해버린 셈이다.

뉴스1은 기사의 마지막 하단부에 첨부했던 최관용 SK건설 해외인프라부문 상무 사진까지 삭제한 후 기사 수정을 마무리했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국종환 건설부동산부 기자는 기사 수정 사실을 묻는 질문에 “기사가 수정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 부분이 어떻게 수정됐는지를 두고 말하는 것은 제 권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허남영 건설부동산부 부장은 “사고 소식이 국내에 알려지기 하루 전날에 기사가 나갔다. 원래 취재는 몇 주 전에 현장 가서 취재하고 지난주부터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는데, 하필이면 기사 나가고 그다음 날 이런 큰 사건이 나서 어제 사고 보도가 난 이후에 엄청난 클릭 수가 나오면서 악성 댓글이 너무 많이 달렸다. 저희도 예상치 못하고 의도하지 못한 일이었다. 저희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현장 소장 사진이 들어가 있었는데 그 부분도 뺐어야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손질이 좀 불가피했다고 부장으로서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삭제된 부분이 있기도 한데, 그 부분은 저희(뉴스1) 측이 자체 판단을 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공기 단축을 가지고 누리꾼들은 말씀들을 많이 했다. 그 부분이 저희로서는 신경이 많이 쓰였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쓰려고 했던 부분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걸 가지고 시비를 걸려고 하는 댓글도 많았다”고 말했다.

권혁진 SK건설 과장은 “저희는 기사가 바뀐 줄도 몰랐다. 확인해보고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말했다.

▲ 머니투데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머니투데이는 24일 “SK건설 라오스댐 붕괴…4개월 공기단축이 원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머니투데이는 “지난해 4월 SK건설이 보도자료를 통해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세남노이 댐 공사를 마치고 물을 채우는 임파운딩(Impounding) 기념행사를 개최했고 향후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대비해 계획보다 4개월 앞서 댐 공사를 마무리하고 담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공기 단축이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공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일정을 앞당겨 건설하면 준공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BBC보도에 따르면 라오스 댐 붕괴 사고로 최소 20명이 사망했고 최소 100명이 실종상태다. 66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라오스 정부는 피해지를 긴급재해지역으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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